별이's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 늘 아쉬운 여행의 마무리.
어제 그렇게 마셔댔건만
오늘 배를 타고 피피를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숙취 하나없이 10시경에 눈을 떴다.
결국 그 마지막 날이 오고야 말았구나.
시간 한 번 참 야속하다.
잠시의 기다림이나 여유도 없이 그냥 흘러버리는구나.
뭐, 그래도 2주동안 꽉꽉 채워 신나게 놀았으니 후회는 없지만
Phiphi의 진면목을 이제야 알았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멍한 정신을 찾기위해 찬물로 샤워를 하고 발코니로 나왔다.
여기저기 내 짐들로 어느덧 내 체취가 배어버린 내 방갈로, Tree Hut.
그리고 발코니 너머로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Maphrao Beach.
오늘도 역시 날씨 한 번 끝내주네. 휴~
(다음에 또 언제 올 수 있을까.
생각같아선 3월 공연 끝나자마자 다시 오고싶은데
그게 가능할런지는 지금 상태에서 모르겠고...)
늘 여행을 오고 돌아갈 때 쯤이되면
나 스스로에게 다음 여행의 기약을 하며 위로를 하지만
사실 확신할 수 없는 순간의 위로일 뿐이란 걸 잘 안다.
하지만 웃긴 건 그러면서도 머릿속으로 온통 다시 올 날을 계산한다는 거.
결국 답은 나오지 않았지만
어쩌면 몇 달안에 다시 올 수 있을거란 생각을 하니 위로가 된다. ㅎㅎ
남은 짐을 싸고 배낭을 맸다.
이제 레스토랑에서 마지막 식사를 하고 남은 bill 정리 후
두 시 배를 타기만 하면 된다.
오늘의 여정은 배를 타고 끄라비로 나가서
연계된 여행자 버스를 타고 방콕으로 가는 일이다.
그리고 하루를 방콕에서 보낸 후
나는 그 다음 날 오전 비행기로 한국으로 오는 일정이고
상덕오빠는 몇 일 더 방콕에서 머무는 일정이다.
아... 일만 아니면 정말 더 있고 싶은 심정이다.
그렇게 잘 놀아 놓고선 또 집에 갈 생각하니 급우울모드이다.
이런 순간에도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고
바이킹을 기억하기 위해 여기저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 때 상덕오빠가 짐을 들고 내려오는데 얼굴이 말이 아니다.
나보다 더 이곳 병에 걸린 것 같다. ㅋㅋㅋ
거봐, 내가 뭐랬어? 태국은 마약과도 같은 곳이랬지??
연이어 레오나도 나오고 퀘군도 나오고 모두 헤어짐을 준비한다.
pier로 가기위해 바이킹 롱테일보트를 탔다.
퀘군이 목걸이 한 뭉치를 건네며
welcome 목걸이라며 맘에 드는 거 고르라고 한다.
(바이킹을 떠나는 이 마당에 왠 welcome 목걸이? ㅡㅡ;;)
뭐 어쨌든 공짜니까 받아들고 목에다 예쁘게 찼다.
[퀘군, 고마워. 이거 볼 때 마다 바이킹을 기억할게~]
마지막 기념사진도 찍고~~
오늘따라 햇빛에 비친 바닷물 색깔이 더 맑다.
이 날씨와 공기, 이 바다... 다 그리울 거 같다......
항구에 도착해 배에 올라탔다.
레오나와 퀘군과 작별의 인사를 한 후 배 갑판에 앉았다.
상덕오빠는 덥다며 실내로 내려가고 ㅡㅡ;;
난 혼자 꼭대기 갑판에 앉아 바다를 바라봤다.
배는 잠시 후 출발하고 바이킹을 지나쳐가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남긴 바이킹의 사진.
그렇게 피피를 떠나고 눈앞에 펼쳐진 망망대해를 바라보니 잠이 쏟아진다.
그동안 너무 피곤했었구나...
역시 노는게 젤 힘들어..... ㅎㅎㅎ
뜨거운 태양아래 가방을 베고 누웠다.
어느덧 적응된 이 뜨거운 햇볕이 익숙한 듯 눈을 감았다.
그리고 영원히 깨고 싶지 않은 단잠에 빠졌다.
----------------------------------------------------------------------
드디어, 마침내, 결국, 이렇게 이번 여행기를 끝냈습니다.
처음 써보는 후기라 그동안 너무 정신없었네요.
재미있게 읽어주셨던 분들 넘 감사드리고요,
다음 후기도 시간 날 때 또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