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봉양과 영진님의 푸켓여행기 - 까따야 반가워 :)
#8. 까따야 반가워 :)
웅성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 어느새 피피를 벗어나 푸켓에 도착해 있었다 .
사람들도 주섬주섬 일어나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
덩달아 주섬주섬 짐을 챙기던 나는 약간의 걱정과 신선한 흥분이 내 몸을 감싸안고 있는 걸 느꼈다 .
' 오늘은 빠통이 아니라 까따로 가는 날이지 . 까따는 어떤 곳일까 ?
빠통같지는 않겠지 ... ? '
# 8 - 1 . 까따의 작은 피피 . ' CC Bloom's Hotel '
푸켓 선착장에 도착하자 많은 사람들이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
우리도 바우쳐를 보여주며 우리를 숙소로 데려다 줄 기사분을 찾기 시작했다 .
다행히 금새 기사분을 만났고 . 얼마지나지 않아 우리는 벤을 타고 숙소로 향했다 .
전부 까따로 가는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 . 차는 빠르게 이곳저곳을 돌면서 까따로 향했다 .
차창 밖으로 보이던 현지 시장 . 사원 . 거리 모습에 시선을 빼앗겼지만 차는 아랑곳하지 않고 빠른속도로 그것을 지나쳤다 .
이런 순간은 참 아쉽다 . 내려서 둘러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 .
영진은 시장을 보고는 이따가 가보자고 했지만 우리 숙소에서는 너무 먼 곳이었다 .
설령 찾아나선다해도 이름도 . 위치도 전혀 몰랐다 .
차안에 태운 손님들이 하나둘씩 내리기 시작했고 . 우리가 마지막이었다 .
차는 경사진 언덕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 내가 선택한 마지막 숙소는 산위에 있는 숙소였기 때문이다 .
' 산 위에 있는건 알았지만 경사가 .. 무서워 .. 차가 뒤집히진 않겠지 .. ? '
언제나 차가 경사진 곳을 오르면 차가 뒤집힐 것 만 같은 불안함 마음이 들었다 .
덜덜 떨면서 영진의 손을 꽉 붙잡았다 .
기사 아저씨는 마지막 손님인 우리에게 가이드를 자청하셨지만 우리는 내일이면 떠나야 했고 . 시티투어를 예약해 놓은 상태였다 .
명함을 받고 다음에 오게되서 가이드가 필요하게 되면 연락드리겠다고 했다 .
아저씨는 아쉬워하셨지만 웃으며 즐거운 여행이 되길 바란다며 차를 돌리셨다 .
' 생각보다 숙소가 멋지지 않네 ... 힝 - '
숙소의 입구를 바라보고 겉모습에 약간 실망했다 . 영진도 표현은 안했지만 겉모습에 실망했다고 했다 .
우리는 계단을 올라 체크인을 하러 들어갔다 .
계단을 오르고 오르고 오르자 .
정말 믿지못할 광경이 펼쳐졌다 . 작지만 아름다운 곳 . 마치 피피같은 그런 느낌이라고 표현하겠다 .
피피의 소박하면서도 자연친화적인 아름다움 . 딱 그 느낌이었다 .
피피의 여운을 잊어갈 즈음 CC bloom's 가 나타났다 .
마지막 숙소 선택이 그 곳의 추억을 완벽하게 만들어 주었음에 분명하다 .
그 곳에서 하루의 시간을 보낸뒤 푸켓을 사랑하게 되었으니까 ..
( 숙소에 대한 자세한 포스팅은 다음에 하겠어욤 ^ ^ )
우리가 들어가자 그들은 반갑게 우리를 맞아주었다 .
파파야 쥬스를 한컵 가득 ! ( 여태껏 받아본 웰컴 드링크 중 가장 많은 양 ! ) 주었다 .
너무 황홀결에 빠진 터라 사진 찍는것도 잊은채 콸콸 - 들이켰다 ;;;
파파야 쥬스가 원래 맛이 이상한건데 .. 이 곳의 파파야 쥬스는 달콤했다 . 약을 넣었나 .. ?
쥬스를 마시고 있던 나에게 종이를 주었는데 . 글쎄 내 이름이 적혀있었다 .
아직 여권을 보여준 것도 . 이름을 말한 것도 아니었는데 . 감동 감동 감동 ㅠ.ㅠ
간단하게 양식을 작성한 후 숙소를 결제했던 카드와 여권을 함께 주었고 . 곧 방이 배정되었다 .
직원의 안내에 따라 방으로 향했고 . 방으로 들어선 순간 . ( 아니 방으로 가기전 모든 순간마다 감탄했지만 . )
정말 너무 좋아서 소리질렀다 . ' 끼약 - 너무 좋아 !!!!!!!!!!!!!!!!!!!!!!!!!!!!!!!!!!!! ' <- 물론 속으로만 .
정말 완벽 그 자체였다 . 가격대비 이렇게 훌륭할 수가 없다 !
넓은 방 . 침대 . 옷장부터 시작해서 화장실과 부엌까지 . 부족한건 전혀 없음 !
빵빵하게 틀어져있던 에어컨에 . 구서구석 뿌려놓은 모기 퇴치제까지 !
갖출건 다 갖춘 이 곳은 10월까지 프로모션이라 싸다 !
숙소에서 짐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샤워를 했다 .
시간이 얼마없으니 까따로 내려가기로 했다 . 이 곳에 머무는 시간이 고작 하루 ㅠ
땅을치고 후회했다 . 왜 빠통에서 2박을 낭비했던가 . 이렇게 좋은 곳을 냅두고 한 나의 삽질은 ...
# 8 - 2 . 오토바이타고 까따를 누비다 !
샤워를 마치고 내려와 무료 차편을 알아보았다 .
( CC는 산위에 있어서 무료 차편이 준비되어 있다 . 나중에 사진을 올리겠음 ^ ^ )
출발시간이 5분 정도 남아있었다 . " 와 ! 좋다 . 언넝 가자 ~ "
신나게 내려와 앞에서 얼쩡거리다가 숙소 옆에 있던 오토바이 대여소를 발견했다 .
" 오토바이는 빌리는데 얼말까 .. ? "
영진은 은근슬쩍 오토바이를 타고 싶다는 의견을 비쳤다 .
그는 20대 초반에 친구와 스쿠터를 타고 밤새달려 서울에서 속초였던가 .. ?
신나게 달려서 갔다더라 . 비가 오지게 쏟아지던 날 밤이었덴다 . 그때의 추억을 10번도 넘게 되새긴 그 .
오토바이를 그냥 지나칠리가 없었다 .
" 몰라 .. "
" 한번 물어만 볼까 ? "
" 그르든가 . "
아저씨께 여쭤본 결과 반나절에 200 B ( 스틱 ) 이었다 .
" 200 B 이면 얼마지 ? 어 ? 6천원이다 ! 우리 이거 빌릴까 ..... ? "
" 흠 .. 오토바이 위험한데 .. "
" 아냐 ! 절대 안 위험해 . 내가 전에 석이랑 오토바이를 타고 @#$@$ "
" 알아 ! 그 얘긴 10번도 더 들었다 . 흠 ... 그래도 ... "
" 내가 조심해서 운전할께 . 천천히 가면 되잖아 ! "
" 알겠어 . 대신에 천천히 조심해야해 ! 알겠지 ?! "
" 오 - 와 - 알겠어 !!!!!!!!! 자기 짱 ! 이야 ~~ 히히 . 신난다 ~~ "
하며 아저씨랑 둘이서 신났다 . 오토는 250 B 이었는데 아래에 내려가서 가져와야 한다고 하니 .
스틱도 좋다며 . 자기는 스틱을 하겠다 . 난 이거 그냥 탄다 !!!!!
내 마음이 바뀔까바 급하게 빌렸다 . 아니 오토바이에 타서 내리지도 않는다 ... ;
헌데 아저씨께서 면허증 얘길 하시자 표정이 급 굳었다 . 면허증 없는데 ... ;;;
한국 면허증도 없냐 . 는 말에 없다고 했더니 생각에 잠기신 아저씨 .
못 빌리나 했더니 안전모 2개 주시면서 절대 벗지말고 타라고하며 잘 다녀오라던 아저씨께 함박 웃음 날리던 영진 .
금새 나를 태우고는 산 아래로 고고씽 ~ ♩
생전 처음 타보는 오토바이 . 오 - 떨린다 .. 꺄악 -
신나게 오토바이 타고 아래로 내달리던 중 . 길 한번 잘못 들어 민가로 들어간 거 외엔 무리없이 잘 내려왔다 .
천천히 가고 있는데 뭔가 앞이 이상하다 .. 이상하다 ... 이상한데 ...
" 스톱 ! 스톱 ! "
' 잉 ? 대체 저 아저씨는 뭥미 ? 우리 산 내려오자마자 잡힌거야 .. ? "
# 8 - 3 . 국왕폐하 납시오 !
경찰 아자씨가 산 아래에서 연락을 받은건지 .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
' 아 .. 면허증도 없는데 어쩌냐 .. 벌금 엄청 내야하는거 아냐 ? 아니면 어딘가로 질질 끌려가는건 아니겠지 .. ? '
오만가지 생각을 다하며 우선 시동을 껐다 .
" 내려 ! "
' 그래 . 우선은 시키는 대로 하자 ! '
내가 먼저 내렸다 . 영진은 시동을 끄고 오토바이를 어쩔 줄 몰라하는데 경찰 아자씨가 유심히 지켜본다 .
" 저기에 세워 - 저쪽에 . "
오토바이를 질질끌고 한켠에 세웠다 . 잠시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자 . 뭔가 분위기가 이상했다 .
다들 멈춰서 있고 . 우리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곧 앞의 도로를 주시했다 .
산에서 내려오던 다른 차 . 오토바이 . 사람들을 경찰은 모두 제지했다 .
' 대체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야 ? '
주변을 둘러보던 찰나 . 우리에게 오토바이를 빌려주셨던 아저씨도 거기에 서 계셨다 .
" 어 ?! 저 아저씨 우리한테 오토바이 빌려주신 분인데 .. 언제 여기 오셨지 ? "
아저씨께서 알려주신 소식은 국왕이 조금 있으며 이 곳을 지나가기 때문에 모두 멈춰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
' 아하 ! 그렇군 . 하지만 이거 무서워서 사진도 못 찍겠다 ... '
혹시 면허증 보여달랠까바 조심조심 몰래몰래 사진을 찍었다 . 결국 국왕 지나갈땐 지켜보기만 했다 .
그때 사진 찍다가 걸리면 어디로 끌려갈지도 모르는 거니까 ... 영화같은데 보면 꼭 그러더라고 . 히히 -
10분쯤 흘렀을까 ? 갑자기 두다다다 - 하면서 오토바이 무리가 지나가고 .
곧이서 검정 차들이 우르르르 몰려서 지나가고 그 뒤를 이어 엠블런스까지 지나갔다 .
무리가 지나가고 3 분 정도 후 그 곳 주민들도 우르르 한꺼번에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
아저씨께 인사를 드린 후 천천히 하이바를 다시 쓰고 오토바이를 타고 도로로 나왔다 .
경찰아저씨의 눈을 최대한 피했다 .
오토바이를 타고 그들과 함께 신호를 받으며 멈추기도 하고 . 바람을 느끼며 달리는 기분 .
정말 최고였다 .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을 영진 덕분에 하게되어 고마웠다 .
( 면허증이 없는 봉봉양 . 그다지 가지고 싶어하지도 않아서 문제 ;; )
바람을 가르며 우리가 달려간 곳은 아까 차를 타고 까따로 올때 봤던 까따비치였다 .
파도가 부서지던 까따비치 . 그 곳으로 향했다 .
두근두근 !
# 8 - 4 . " 와 - 이 곳이 까따비치 구나 ! "
차 안에서 봤던 광경이 그대로 내 눈앞에 펼쳐졌다 . 까따 비치 근처 주차장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해변으로 향했다 .
맥주 거품처럼 사라락 - 소리를 내며 사라지는 바다 거품 .
크게 몰려오는 까따의 파도 . 커다란 파도를 향해 뛰어드는 서퍼들 .
잠자러 가는 태양의 마지막 모습과 한데어우러지던 광경이 굉장히 멋졌다 .
빠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까따비치 .
아쉽고 아쉬웠다 . 조금 더 먼저 알았더라면 . 빠통에서 오토바이를 빌려서 이 곳에 왔더라면 .
그랬더라면 ... 지금처럼 아쉽지는 않았을텐데 ...
모든 것이 아름답기만한 까따에서 우린 그저 말없이 한동안 그 곳을 떠나지 못했다 .
해가 마지막 눈부신 빛을 발하고 바다로 사라진 후에도 우리는 잠시 그곳에서 까따의 향기를 느꼈다 .
너무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 그게 여행인 거다 .
가끔은 너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거 .
그 마음만 가지고 돌아와야 한다는 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