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봉양과 영진님의 피피여행기 - 뷰 포인트 관람기 .
연달아 올라갈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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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피피에서 아침햇살을 맞다 :)
그저 따뜻하고 눈부신 햇살만이 우리를 깨우기 위해 열정적으로 침대를 비취었을 뿐 .
나는 햇살을 피하기위해 두꺼운 커텐을 화악 - 쳤다 .
달콤한 잠을 방해하는 건 어떤것도 용납하지 않을테다 !
........ z Z .. . Z . ... z .. ..
# 5 - 1 . 피피호텔의 조식 'ㅁ'
하지만 우리 말고도 늦잠꾸러기들은 많았다 . 하하하 . 안도의 한숨을 쉬며 서둘러 아침을 챙겼다 .
쓰윽 - 한번 돌아보는 걸로 족한 소박한 조식 .
호텔치고는 너무 빈약하지만 워낙 발리에서 강해진 우리라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
이것저것 조금씩 담고있는 내 눈에 뭔가 특이한 점이 발견되었다 .
어떤 사람들의 접시에는 오믈렛이 놓여있었다 .
' 어라 .. ? 저건 어디에서 나오는거지 ... ? '
이내 궁금증이 풀렸다 . 사람들은 줄을 서서 오믈렛을 기다리고 있었다 .
제발 오믈렛이 끝나지 않길 간절히 소망하면서 줄의 끝자락을 붙잡고 섰다 .
준비된 채소와 계란의 양은 줄어들었다 .
' 아 .. 나 못먹는거야 .. ㅠ '
다행히 오믈렛 요리사 아저씨께서는 새로운 계란과 몇가지 채소들을 가지고 오셨다 .
뭐 .. 부족한 것도 있었지만 만족했다 . 아저씨는 오믈렛을 통통 하게 구워주고 계셨으니까 ..
통통한 오믈렛을 기대하며 서 있었는데 그는 혼자하기에 벅차다고 생각했는지
도움을 요청했고 새로운 아저씨가 곧 투입되셨다 .
하지만 그는 기술이 부족했는지 그가 만든 오믈렛은 말라비틀어진 오징어 같았다 .
통통한 오징어 순대같은 오믈렛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 하필이면 새로오신 아저씨께서 내 오믈렛을 맡았다 .
" 뭐 넣어드릴까요 ? "
" 전부요 ! "
분명 이랬던 의사소통이었는데 .. 하나가 빠졌다 .
겉보기에 뭔지 모를 것이어서 그냥 지나쳤지만 그게 최고의 실수였다 .
다른 것보다 그것을 꼭 넣었어야 했는데 ..
오믈렛을 받고 회심의 미소를 지은 채 토스트와 요거트 . 버터를 듬뿍 챙겨 자리에 앉았다 .
영진도 곧 오믈렛을 받아왔다 . 운 좋은 그의 오믈렛은 오징어순대였다 .
젠장 ! 게다가 그의 오믈렛 안에는 치즈 ! 까지 들어있었다 .
아까 내가 빠뜨린 하얀 덩어리 정체가 치즈였던 것이다 .
' 으아아 !!!!!!!!!!!!!!!!!!!!!!!!!!!!!!!! '
치즈가 들은 오믈렛은 맛있었다 .
쳇 .
툴툴대며 밥을 먹는 나에게 영진은 자신의 오믈렛을 전부 주겠다고 했다 .
" 괜찮아 ! 난 내것도 아주 마음에 들거든 ! "
쓸데없는 자존심 ! 하지만 실제도 오믈렛은 맛있었고 , 토스트가 최고였다 !
역시 어딜가나 버터 듬뿍 바른 빵이 제일 맛있는 것 같다 .
신나게 먹느라 영진의 도촬도 몰랐다 .
영진은 내 안티임에 분명한 거 같다 . 먹는데 정신팔린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란 .
휴 = 3
유유자적하게 식당을 빠져나와 숙소로 돌아가던 내가 잠시 미쳤는지 .
아니면 피피의 아침공기에 취했는지 가끔씩 선보이는 똘끼를 마음껏 발산했다 .
남겨진 똘끼의 사진들 중 무난한 사진들로만 . 하하하 - _-;;;
아침부터 영진을 폭소의 도가니로 신나게 몰고간 나는 방에 들어가 정신을 차리고 짐싸기에 열중했다 .
짧은 기간동안 짐을 풀었다 쌌다를 반복하니 어느새 우리는 짐싸기의 달인이 되었다 .
오히려 짐이 한결 줄어든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
분명 줄었다 . 봉봉의 짐은 줄었고 영진의 짐을 늘었지 .
하하 -_-;;;
짐 싸놓고 체크 아웃시간까지 시원한 곳에서 뒹굴거리며 TV 삼매경 .
영진은 워낙에 TV 보는 것을 좋아하고 나는 TV 보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지만 외국이니깐 TV를 틀어놓아도 괜찮았다 .
피피와의 작별의 시간이 다가오는 사실이 싫었지만 어쩔 수 없지 뭐 .
남은 시간을 알차게 보내자 !
체크아웃 후 가방을 로비에 맡겨둔 채 가벼운 몸을 이끌고 산책을 시작했다 .
# 5 - 2 . 아침 산책 겸 등반 .
피피의 아침은 또 색달랐다 .
조용하면서 상쾌한 공기 . 산책하는 사람들 . 문을 열지 않은 가게들 .
어제 산책했던 길을 똑같이 밟아가던 중 . 영진이 소리치며 바다로 뛰어갔다 .
" 잠깐만 ! 저거봐 - 저거 !!! "
" 잉 ? 뭐 ... ? "
대체 뭘 보라는 거야 ? 모래사장 ? 바닷가 ? 하늘 ? 섬 .. ?
영진의 뒤를 따라가며 영진이 소리쳤던 무언가를 열심히 찾았지만 특별한건 아무것도 없었다 .
내가 곁에 다가서자 영진은 쪼그리고 앉더니 무언가를 가리켰다 .
아기 게 !
분명 아기 게 ! 였다 . 특별할건 없어지만 대체 저멀리서 이걸 어떻게 보냐고 !
" 당신 쏘머즈였어 ? "
그냥 뭔가 파다다 - 움직이는게 보였다며 순수하게 웃는 영진의 모습은 말할 수 없이 귀여웠다 .
그런 모습이 참 좋다 . 아이같은 순수함을 간직한 그 .
한동안 게를 예의주시했다 . 그 녀석도 우리의 등장에 꽤나 놀란 모양이었다 .
꼼짝달싹 하지 않은 채 우리의 눈치를 살폈다 .
한동안 긴장감이 흐르고 게는 갑자기 쌩 - 하고 바다 쪽으로 달려갔다 .
우리도 질세라 쫒아가면 게는 잠시 멈춰서서 동태를 살핀 후 다시 바다로 쌩 -
몇번의 반복끝에 게는 출렁이던 파도에 휩쓸려 어딘가로 사라졌다 .
" 괜찮을까 ? 죽는건 아니지 .. ? "
" 바다에 사는거니깐 죽지는 않아 . 걱정마 - "
우리는 다시 가던길을 마저 가기로 했다 .
모래사장에 파여진 구멍속에 게가 있을까해서 벅벅 - 파는데 열중한 일 외에는 생각보다 빠르게 모래사장을 벗어났다 .
힘들꺼라 예상은 했지만 굉.장.히. 힘들꺼라는 예상은 하지 않았었다 .
무시무시한 코스의 뷰 포인트는 그렇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
# 5 - 3 . 뷰 포인트로 가기위한 등반 .
뷰 포인트로 가는 입구에 도착했다 .
입구 바로 옆에 있던 작은 가게에서 제일 싼 물을 샀다 .
자 ! 그럼 올라가보실까 ~ *
한걸음을 내딛였다 . 오솔길 같이 양옆에는 풀들이 나 있고 나무들이 서 있었다 .
단지 길이 한없이 위로 쭈욱 이어진 계단이라는 점만 빼면 완벽 그 자체였다 .
우리가 계단을 오르자 입구에 있던 게스트 하우스 하숙생들은 일제히 우리를 쳐다봤다 .
그들은 알고 있었나 보다 . 오르는 길이 만만하지 않다는 사실을 ..
중간쯤 올랐나 .. ? 올라가는 길은 점점 더 힘들어졌다 .
물과 운동화는 필수였다 . 물을 사오지 않았더라면 정말 쓰러졌을 듯 ..
중간중간 사진을 찍기도하며 천천히 올라갔는데도 진이 빠지는걸 보면 결코 쉬운 코스는 아니다 .
정상에 올랐을 때의 기쁨과 눈앞에 펼쳐질 경치를 기대하며 힘든 한걸음을 내딛고 또 내딛었다 .
마지막 고비를 넘겼던 계단 . 가장 높고 가파른 계단이었다 .
계단을 오르고 몇개의 계단을 더 올르자 드디어 평지가 나타났다 !
토끼들이 뛰어다닐 것 같은 곳 .
토끼가 뛰어다녔으면 더욱 동화적이면서 극적이었을 텐데 . 아쉽다 .
하지만 나중에 고양이도 만났고 , 영진님은 염소를 만났다고 했다 . 닭도 있었고 다람쥐도 있었다 .
다람쥐가 아니라 원숭이였나 ?
여하튼 토끼는 아니지만 동물들이 살고있다 .
역시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끝내줘 .. 잉?
솔직히 너무 멋드러진 경치가 아니라 실망했다 . 물론 로달럼 베이와 톤사이가 한눈에 보이긴 하지만 너무 멀었다 .
아쉬워 . 그래도 여기까지 올라왔으니 앉아서 쉬었다 가자 .
나는 이곳이 끝인줄 알았다 . 하지만 영진님은 다른 샛길로 마구 발걸음을 옮기는게 아닌가 ?
' 아 ! 저길 왜 가는거야 .. 나 힘든데 ... 짜증 ! '
# 5 - 4 . 뷰 포인트 정상 !
무거운 엉덩이를 들어 영진을 뒤따라 나섰다 . 하지만 짜증은 턱까지 차 올라서 얼마후면 폭발할 지경에 도달했다 .
" 어디가 ! 왜 거길가 !!!! "
" 그냥 - 뭔가 또 있을지도 모르잖아 . 한번 가보자 ~ "
못마땅 . 못마땅 . 투덜투덜 ... 대며 뒤따라가던 찰나 .. 다리가 근질근질하다 ? 왜 ? 근질근질 ... ?
" 꺄악 - "
" 무슨일이야 ?? 뭐야 .. ? "
" 으엑 ! 개미잖아 ! 나 안가 !!!!!!!!!!!!!!!!!!!!!!!!!!!!!!!!!!!!!!!!!!!! "
가뜩이나 힘들고 지쳐있는 내게 개미가 들러붙어서 슬금슬금 다리를 기어다니는 것이 아닌가 !
한창 민감해진 나였는데 결국은 폭발해 버렸다 .
영진은 혼자서 다녀오겠다고 했다 . 걱정말고 쉬고 있으라면서 마저 길을 갔다 .
쳇 . 혼자서 간다 이거지 . 쳇쳇쳇 !
영진을 떠나보내고 돌아와 다시 의자에 앉아 있자니 조금 후에 서양인 부부가 올라왔다 .
아저씨는 윗통을 훌러덩 벗으셨다 . 좋구나 . 남자들이란 ..
그들을 넉놓고 바라보고 있자니 어디선가 고양이가 나타났다 .
와 - 귀엽다 !
녀석은 내가 있는 곳까지 올라와 왔다갔다했다 . 잠시후 검은 고양이도 나타났다 .
그 녀석 역시 나는 아랑곳하지 않은채 내가 있는 쪽으로 올라와 왔다갔다했다 .
사람을 좋아하는건 아닌거 같은데 .. 어쩌면 그 곳이 그 녀석들의 아지트였던지도 모르겠다 .
매일 이곳에서 뷰포인트를 감상하는 너희들이 부럽다 .
그 녀석들의 사진을 열심히 찍고있자니 여자분이 말을건다 .
" 저희 사진 좀 찍어주실 수 있나요 ? "
" 아 ! 네 알겠어요 ^ ^ "
" 여길 이렇게 누르시면 되요 . 부탁해요 ^ ^ "
' 찰 칵 - '
" 한번 더 찍어드릴께요 ^ ^ "
' 찰 ... 삐삐 - '
" 앗 ! 저장공간이 없다네요 ㅎㅎㅎ "
그들의 사진을 찍어주고 . 고양이 사진도 찍고 . 뷰 포인트 사진도 오만장은 찍었나보다 .
시간이 꽤 지난 것 같은데도 영진의 소식이 없었다 .
' 설마 길 잃은건 아니겠지 .... 걱정되네 .... '
영진을 찾아나서기로 결심했다 ! 영진을 떠나보냈던 길로 발걸음을 향했다 .
얼마 지나지 않아 내려오고 있던 영진을 만났다 .
" 아 ! 자기 . 저 위에 뷰 포인트가 또 있어 ! 그래서 내가 거기서 사진 좀 찍었지 . 히히 . "
" 진짜 ?! 그렇구나 . 여기가 끝이 아니구나 .. 멀어 ? "
" 가보고 싶구나 ?! 멀지는 않고 한 5분 정도 더 올라가면 돼 . 참 ! 나 염소도 찍었다 ~
염소가 나를 딱 쳐다보는 순간 찍었지 . 아 기대된다 ~ 내가 찍은 염소사진 ~~ "
" 난 고양이사진 찍었어 ~ 짱 귀여워 !! 이따가 보여줄께 ~ 히히 . "
각자 새로운 동물을 만나 사진 찍은걸 자랑하며 우리는 또다른 뷰포인트로 향했다 .
영진은 이미 다녀온 후였지만 나를 위해 또다시 길을 안내해주었다 . 정말 고맙고 미안했다 .
뷰 포인트 정상에 오르니 시원한 경치와 사람들의 모습이 반가웠다 .
언제 올라간건지 사람들이 꽤 모여있었다 .
어떤 사람은 벌써 바위에 드러누워 음악을 들으며 햇살을 만끽하고 있었고 ,
어떤 연인은 뷰 포인트를 바라보며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다 .
뷰 포인트에 올라설때 만났던 3명의 여자친구들도 재잘대며 이 곳으로 왔다 .
사람들은 피피의 모습을 감상하며 사진을 찍기도 하고 . 물끄러미 바라보며 명상에 잠기기도 했다 .
또는 공통된 무언가를 나누기도 했다 .
우리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그곳에서의 경치를 감상했다 .
물을 나눠마시고 . 사진도 찍고 . 손을 잡기도 했으며 . 가벼운 입맞춤을 나누기도 했다 .
그 곳은 외딴 섬같이 조용하지만 아늑했고 따끈했다 .
이번 여행을 하게된 사실과 함께한다는 기쁨 . 할 수 있게 서로에게 허락해줌을 고마워했다 .
여행의 여운을 깊게 들이마신 후 우리는 내려가기로 했다 .
# 5 - 5 . 하산하기 ^ ^
역시 올라갈때보다 내려가는 일이 어려웠다 . 발가락도 아프고 다리에 힘이 풀려 후들거렸다 .
하지만 속력은 무지 빨랐다 .
내려갈때는 중간에 멈춰서서 이것저것 둘러보지도 않았고 . 사진을 찍지도 않았으니까 .
그저 내려가는데만 집중했다 . 하하하 -
빨리 내려가서 밥먹으러 가자 ~ *
열심히 내려가 거의 끝에 다다랐을 무렵 . 왠 청년들이 떼지어 앉아있었다 .
음 .. 뭐지 ? 이 친구들은 왜 여기로 올라와서 놀고있을까 ?
한번 이야기라도 해보면 좋았을껄 .. 그들을 지나쳐 내려온게 후회된다 .
다시 평지 땅을 밟고 식사를 하러 가던 중 !
끔찍한 사실을 발견했다 . 여지껏 찍어온 필름 카메라의 필름이 감겨있질 않았다는 것 !
그 얘기는 ..
쏟아지던 폭우를 찍겠다고 이리저리 뛰어다닌 내 모습 . 뷰 포인트를 올라갈 때 찍었던 꽃들 .
가장 중요한 영진님의 염소사진 !
영진은 그 사실을 안 후 . 한동안 울부짖었다 .
" 내 염소사진 ... 나와 눈이 딱 마주쳤던 그 염소 .. 염소 ... 염소야 .... 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