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한동...Day 8 방콕, 알고도 당해버렸던 왕궁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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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한동...Day 8 방콕, 알고도 당해버렸던 왕궁 사기

세스크 12 3166

7월 21일 날씨 : 흐림
기상 8:00 취침 12:00
환전 : 100$→3305B

  아침에 창밖의 차 소리에 깨서 나갈 준비를 마친 뒤 9시 반에 나가기 직전 옆방의 고은 누나에게 전화하니 오늘 빠이로 가실 거라고 했다. 날짜 계산을 해보니 어쩌면 치앙마이에서 볼 수도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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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저렴했지만, 길가라서 정말 시끄러웠던 포선스 하우스>

  카오산을 한 바퀴 돈 뒤 숙소 근처 식당에서 오믈렛으로 아침을 먹고 낸시 마사지에서 한 시간 동안 타이 마사지를 받았다. 캄보디아에서의 피로가 한꺼번에 풀리는 듯 했다. 마사지를 마치고 인터넷으로 태사랑 쪽지를 확인했다. 일행들은 모두 루프뷰에 있다는데 나만 혼자 떨어져 있어서 조금 걱정된다. 내일 저녁 카오산에서 보자고 했는데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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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돌아다니다가 본 1차 세계대전 기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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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마사지>

  12시 즈음에 숙소에서 이틀 연장을 하며 조용한 방으로 바꿔달랬더니 방이 없단다. 이틀 연장도 하루씩 연장이 가능해서 하지 못했다. 시끄럽지만 않으면 원츄인데... 뭐 오히려 잘 됐지. 뭐~ 좀 조용한 방을 찾자. 다시 방에 올라가니 고은 누나는 체크 아웃을 한 모양. 아쉽기도 하고 외로움이 밀려든다.

  세탁물을 맡기고 방에서 쉴까하다가 계속 방에 있기는 좀 그래서 그냥 왕궁 안에는 가지 않고 밖에만 보고 오려고 나갔다. 왕궁으로 향하는 도중 빗방울이 떨어져서 씨암루앙의 벤치에 앉아 쉬었는데 이게 표적이 된 모양이다. 어떤 남자(티셔츠 가슴의 주머니에 있는 TAT를 가르키며 관광 안내원이라면서 접근)가 내 반바지를 보며 그 복장으로는 왕궁 들어가지 못한다면서 다른 볼만한 곳을 소개시켜준다고 했다. 이미 왕궁에 갈 생각도 별로 없었고, 설령 왕궁에 간다해도 그곳에서 바지를 빌릴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어서 크게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친절하게 접근하는 저 사람의 말을 들어봐야 손해 없겠지 생각하며 접근을 허용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는 내가 가진 지도를 보여달라면서 내 노트에 이러저러한 것들을 관광하라고 친절히(?) 적어주며 알려줬다. 그리고 노트에 가야할 코스를 정리해서 적어주면서 이 노트를 뚝뚝이한테 보여주면서 이대로만 가달라고 하면 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저 앞에서 40B에 아무 뚝뚝이나 잡아서 타랬다. 절대 40B 이상 주지 말라면서... 마침 도착한 뚝뚝은 40B를 요구해서 그대로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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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내 노트에 적어준 관광코스>

  처음에는 큰 불상(왓 인)을, 두 번째는 왓 타이에서 누워 있는 불상을 봤는데 관광안내책 어디에도 그런 관광지는 없어서 조금 이상했다. 관광객도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고... 두 곳을 보고 난 후 뚝뚝이가 데려다 준 TAT(아까 그 사람 말로는 30% 프로모션을 한다는 관광안내청)에서 깐짜나부리 1일 투어를 신청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이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100B라니... 나중에 숙소에 가서 책을 살펴보니 같은 코스의 투어는 대략 500B 정도하고, 방콕에서 신청하는 치앙마이 1박 2일 고산족 트래킹이 1600~1700B 정도 가격이었다. 결국 답답한 마음에 동대문에 가서 사장님께 여쭤보니 당한 거랬다. 방법이 없으니 그냥 그 프로그램대로 하라고...;; TAT에 갔을 때 현금이 없었는데 그 때 용감히 나왔어야 했는데 왜 굳이 카드로 투어를 신청했을까? 괜히 그냥 나오기 체면이 서지 않아 배낭여행객인 주제에 오버를 했다. 그리고 나서 뚝뚝이가 또 데러간 두 곳의 상점 중 첫번째 상점에서 넥타이와 스카프도 사고, 두번째 상점에서는 도저히 안 되겠어서 그냥 나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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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 대신 사기를 당해서 가서 보게 된 불상들... '그'는 대단한 것처럼 설명했지만 결국 가이드 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듣보잡' 관광지이다.>

  숙소에 돌아와서 속이 정말 쓰렸다. 이 순간만큼은 처음으로 한국에 가버릴까, 한국에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좋은 것을 배웠다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노력했다.

  정말 비싼 돈 주고 배웠다.

1. 방콕 뚝뚝이는 타지마라. 방콕에는 버스도 많고 택시도 있는데 굳이 뚝뚝을 탈 이유가 없다. 혹여 타더라도 그가 요구하거나 제안은 거절!

2. 어디 들어갔을 때 아니다 싶으면 체면 생각 말고 그냥 나와라.

  내일 투어는 하겠지만 사기 당했다는 생각을 하니 비싼 수업료를 냈다고 스스로 위로하려해도 힘이 빠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젠장.

  계속 방에 있으려니 의욕만 줄어들고, 잊기 위해 자려니 잠들려 하면 밖의 소음 때문에 자꾸 깨서 짜증만 늘어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인터넷을 하러 나갔다. 인터넷에서 내일 오후 8시 반 정도에 카오산 경찰서에서 새로운 일행들을 만나기로 하고, 인터넷을 마친 후 카오산이나 갈까하여 밖에 나가는데 고은 누나랑 다운이를 만났다. 셋이서 나이쏘이에서 꽤 맛있는 소고기 국수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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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산로드 초입의 케밥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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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쏘이 국수.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꽤나 유명한 국수인데 여행지에서 입소문을 타고 유명한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단, 양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다운이는 숙소로 가고 고은 누나는 짐을 찾아 북부 터미널로 가기 위해 3번 버스를 기다렸다. 약 30분을 기다린 뒤 누나는 빠이로 가기 위해 터미널로 향했고 나는 아침에 맡겼던 세탁물을 찾으러 갔다. 1kg에 25B라고 써 있었는데 마음씨 좋은 할머니가 5B를 깎아주셨다.

  무거운 태국 가이드 북을 분책하기 위해 테이프와 칼을 찾아 헤맨 결과 카오산의 세븐 일레븐에서 찾았으나 왜케 비싸... 한국에서 수입한 ‘스틸 커터’라 그런가? 암튼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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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세븐일레븐에서 구한 한국산 스틸커터... 칼과 테이프를 애타게 찾았던 나의 눈에 확 들어온 익숙한 한국 글씨.>

  오늘 사기만 안 당했어도 오늘이나 내일 고은 누나랑 같이 치앙마이 갈 수 있었는데 여러 모로 아쉽다. 내일 만날 사람들은 어떨까? 내일은 7시 투어 떠나기 전 체크 아웃 후 짐을 맡기고 투어 후 방을 찾으러 다녀야 겠다. 이거 시끄러워서... 내일 만날 사람 중 숙소 쉐어할 사람이 있으면 좋을 텐데...


이름

포선스 하우스

식 사

가격

식당

설명

길가는 너무 시끄러워

아침

오믈렛+rice

20B

gecko bar

점심

케밥

69B

chicken turkish kebab

가격

350B

저녁

소고기 국수

30B

나이쏘이



<지출내역>

아침 : 20B, 마사지 : 180B+tip 20B, 음료수 : 10B, 뚝뚝 : 40B,
깐짜나부리 투어 : 카드 2184B, 선물 : 31$, 숙소 : 350B,
케밥 : 69B,
인터넷 : 20B, 국수 : 30B, 음료수 : 17B,
테이프+스틸커터 : 49B

지출합계 : 3989B



<blog.naver.com/argumentz>
12 Comments
뿅뿅 2009.07.19 01:43  
헉 ㅜㅜ 보면서 속상해서 댓글달아요 ㅠㅠ 예전에 동대문에서 깐차나부리 예약하고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ㅜㅜ 그래도 잘 다녀오세요~ 투어 알차고 좋았거덩요~ 모기엄청 물리긴 했지만ㅋㅋㅋㅋ
세스크 2009.07.19 02:57  
ㅠ 투어 갔다 왔습니다. 사실 저 때 사기를 당한 덕분에 나중에 똑같은 방법으로 사기 당하고 있던 서양 아줌마 두 명을 구하기도 했지요..ㅎ
사담후세인 2009.07.19 13:26  
음.. 약복점 들리는툭툭은 탈만합니다.
기사도 그냥 보고만 나오라고합니다. 들어가서 영어못한다고 몇번말하면 약복점 직원도 그냥나가라합니다. 툭툭싸게타고 이건할만해요 ㅎㅎ
세스크 2009.07.19 15:21  
그렇군요.ㅎㅎ 저도 그냥 나올 걸...;;
airbus77 2009.07.19 20:28  
하하 경험만큼 좋은 선생은 없지요??!! 오래전 저도 탔었는데 암것두 안사니까...그냥 가라고해서...하하...저 그렇게 얼굴 두껍지 못한데.. 그냥 나에게 필요없다하고 모른척했습니다!
카프리스 2009.07.19 20:39  
진짜 저 국수 양이 누가 먹다가 벌써 계산하고 간듯 보여요..^^
카와이깡 2009.07.19 21:43  
아~ 완전 속상
이런 경우를 격은 관광객도 1~2명이 아니라
여행담 읽어보면 비일비재하는데
정작 본인이 겪을땐 빠른 상황판단이 안된단말이시...
아띠!! 역시 비싼 경험했다 생각하고 빨리 잊는게 상책~
그래야 앞으로 남은 여행에도 힘을내지~
세스크 2009.07.19 22:15  
airbus77 님/네 경험이 최고 선생입니다. 그 경험으로 서양에서 온 다른 피해자를 구했으니까요.^^ 전 그냥 저기서 산 거 한국에 와서 기분좋게 선물했습니다.

카프리스 님/양이 적긴 적어요. 끼니감은 안 되는 듯..^^ 곱빼기도 있던데 양은 잘 모르겠네요.ㅎ

카와이깡 님/저런 사기 당하는 사람 정말 많더라구요.
저 부근의 거리를 걷다보면 태국인 남자에게 설명듣는 여행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ㅋㅋ
저도 설명 다 듣고 뚝뚝이 안 타면 되지 하면서 가는데 차마 안 탈 수 없게 바로 서는 뚝뚝이...
나중에 보니 남자의 설명이 끝날 때 쯤 해서 뚝뚝이가 타이밍 맞게 오더라구요. 그네들끼리 짜고 하는 듯...
비싼 수업료라고 빨리 잊어버리면 이것도 그 순간 추억이 되지요.
시골길 2009.07.20 20:56  
카오산과  왕궁주변에 서식하는 툭툭이는 대단하지요.... 제게 지난 12월에 한 툭툭이는 카오산에서 아눗사와리(전승기념탑)까지 3,500밧에 모시겠다고 합디다..ㅋㅋ 택시미터로 70밧정도 나오죠.. ㅎㅎ
세스크 2009.07.20 21:15  
헉!! 3500밧~!! 태국 일주 한번 시켜주고나서 전승기념탑에 데려다주려고 그러나요?ㅋㅋㅋ 뻥도 정도껏 쳐야지... 그런 애들은 좀 혼나야 할텐데 말이죠.
VonVoyage 2009.07.25 01:58  
저게 사기였다는 걸 이제 깨달은 1人...........저한테도 님이 올려놓은 것처럼 똑같이 접근하고 똑같이 써주면서 막 이야기 했었거든요...저는 영어를 잘 못하니까 이해가 잘 안 가서 건성건성 넘겨들었던 기억이.... 저는 숙소로 돌아가면서 태국사람들은 참 친절하구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사기 였다니...님 글 읽다가 어안벙벙해서 댓글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세스크 2009.07.25 11:19  
그 사람이 알려주고나서 뚝뚝이 안 타셨나요?ㅎ 그럼 그들 기준으로는 사기 치려다 실패한 거겠군요.ㅎ 다행이네요.
일단 왕궁 가지고 뻥치는 거부터 목적이 분명히 드러나죠. 알면서도 당한 제가 바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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