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질링] 천국으로 가는 중간쯤.....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 인도대륙
여행기

[다질링] 천국으로 가는 중간쯤.....

김 목수 0 2304

다질링...............

인도 여행을 통틀어 가장 찬란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꼽을 수 있는 몇 곳중 하나 !!!!!!

헐덕이며 가쁜 숨을 몰아쉬고 오르는 토이 트레인을 뒤로하고 4시간여 만에 도착한 해발 3000 미터의 다질링은 한순간에 모든 짐을 훌훌 털어버릴 만큼 아름다움 그 자체이다.

웨스트 시킴, 네팔, 부탄...........그 모든 길로 통하는 정점에 위치한 다질링에선 세계에서 세번째로 높다는 '칸첸중카'를 눈만 뜨면 혹은 고개만 돌리면 종일 볼 수가 있다.

'엘리먼트'호텔......... 별 다섯이 안부러운(실은 누추하고 작은^^) 이 호텔의 주인과는 이미 친구. 초등학교 다니던 딸아이는 어느새 처녀티가 난다. 이 집의 티베탄 브레드(티벳식 빵.....속에 꿀물이 안든 호떡같은 맛과 생김새^^)와 쨔이는 초강추 !!!!!

옥상에서 느긋하게 일광욕을 즐기며 칸첸중카를 바라보고 있자면 이곳이 바로 천국 아랫동네다.

타이거 힐에서의 일출, 티벳 난민 캠프, 림빅과 웨스트 시킴 투어...........끝없이 이어지는 볼거리는 '글리너리' 제과점에서 정점을 맞이한다. 세상에 이렇게나 맛있는 빵집이 있다니......^^

산을 좋아하는 이들이 이곳에 오는 이유는 '산닥푸 트레킹'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여일이 넘는 장기 트래킹이나 등반을 위해 가볍게 몸을 풀기(???^^)에 적당한 3박 4일 정도의 코스가 있기 때문이다. 산닥푸 트레킹의 최대 장점은 계속해서 칸첸중카를 보며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어느 분의 말씀에 따르면 칸첸중카는 '골기'(骨氣)가 느껴지는 산이라고 한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이 깊듯 이곳에도 그늘은 있다. 가난때문에 조국을 등진 네팔 사람들이 값싼 노동력을 팔고 있고 '해피 벨리'에선 '언해피'한 수많은 여성들이 종일 차밭을 돌보고 있다.

골짜기 하나를 두고 네팔쪽은 '일만', 인도쪽은 '다질링' 차가 된다. 요즘 유럽, 특히 독일에선 오히려 이런 사실을 알고 '일만'차가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단다.

이 일대에서 수확되는 차의 대부분은 유럽과 일본으로 직수출 된다. 현지에서도 최상등품 차는 언감생심 꿈도 못꿔본다고 한다. 차라리 일본을 가서 사는게 빠를듯........

티벳 난민 캠프에 갔다가 그곳 아이들과 농구를 했다. 한참 열심히 농구를 하는데 사람들이 모여든다.........

'선진 한국의 농구'실력을 보러 모인게 아니다........얼마전 이 곳에서 일본 여자가 고소(고산병)로 쓰러졌단다.  쓰................. 그 말을 듣고 나니 갑자기 가슴이 아파 온다. 누군가 뒷골을 후비는 것 같은 고통.......

'나쁜 것들.....일찍 말이라도 해주던가 아님 말리지.....'

그때부터 걸음도 하다못해 숨을 쉴때도 진중해 졌다......^^ 객사할 순 없잖은가......^^

다질링 일대를 다니려면 일단 튼튼한 다리와 강력한 심장은 필수일 듯하다.

다질링에서의 마지막날 밤..........몇몇 사람들과 작별 파티를 했다.

"헤이, 킴 !!!! 아시안 피플 킬 화이트 피플 '피융'"
"......................."

여행을 하며 처음으로 그들이 나와 같은 아시아인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들도 근대화와 서구 열강의 힘의 논리에 밀려 어떤 댓가를 치뤄 왔는가를 알게 되었다. 술이 취해 백인들을 다 없애야 한다는 그 말이 지금도 간혹 생생히 기억난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서 바라본 다질링은 하늘의 별들이 산골짜기 등불이 되어 점점이 박혀 있다.

길위에서 나는 또 하나의 질문만을 품게 된듯 했다.

* 사진은 다질링, 산닥푸 트래킹 中 그리고 내셔날 지오그래픽 기자와 함께............^^

0 Comments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