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말레이시아 여행기 (둘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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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말레이시아 여행기 (둘째날)

루미~ 3 6014

<2일차 : 7월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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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폭주족도 한번씩 달려주시고 도마뱀도 짹짹거리고 S양도 화장실 가며 내 다리 살며시 밟아주셔서 나도 S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도마뱀 우는 소리가 새와 흡사하는 것을 이번에 첨 알았다. 도마뱀이 운다는 사실도 첨 알았고...


민박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를 하면서 다른 여행객들과 저녁에 현지 음식을 하는 레스토랑을 가기로 약속했다.

우선 우리는 쿠알라룸푸르의 상징과 같은 KLCC로 향했다. 현지 물가는 한국과 비슷했으나 일부 현지 음식과 교통비는 싼 편이었다. setiawangsa역에서 klcc역까지 1.7R 이다. 노선에 따라 기관사가 있기도 하고 없는것도 있다. 푸트라 LRT는 주요 관광지에 모두 정차하여 유용하다. 역간 간격도 짧고 2량에서 4량 정도가 운행되기 때문에 타는 것 차체도 재미있다. 특히 맨 앞 칸에 타서 창밖을 구경하면 스릴도 있고 주위 관광도 겸할 수 있다.

우리가 하차할 역에서 어느 방향 문이 열릴것인가 어수선해하고 있으니 핸폰통화하시면 젊은 남자분, 그와중에 손짓을 해준다. 아... 이 친절이여~~ 내 생각에 친절한 민족성을 가진 다른나라들도 많지만 말레이시아는 일단 영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더 오픈마인드로 겁내지 않고 친절을 베푸는 것 같다. 우리 나라 사람이 그렇지 않은가? 외국인이 난처해하는 것을 보면 정말 다들 도와주고 싶어하지만 영어의 압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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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TC

KLCC역에서 내려 일단 지도와 정보를 얻기 위해 MTC(malaysia tourist center)를 찾아가기로 했다. KLCC를 등지고 좌측으로 난 길을 따라 가면 된다. 가는 길에 여행기간 중에 한번 가보기로했던 club zauk를 발견하고 일단 MTC까지 갔다. MTC에 있는 지도와 자료들이 다 영어라서 눈에 들어오지 않아 여행기간동안 쓸모있진 않았으나 더위도 식히고 화장실도 이용하고 뜻밖에 멋진 사진전도 구경할 수 있었다.

다시 KLCC에 돌아와 사진을 찍는데 아무리 해도 앵글에 다 들어오질 않는다. 완전 고군분투 하다 포기하고 안으로 들어가 수리아 KLCC를 구경했다. 과연 최대규모의 쇼핑몰 답게 으리으리 삐까번쩍 했지만...우리같은 서민여행객이 살수 있는 것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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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DAM KWAN'S 레스토랑 식사

점심시간이 다가와 4층에 위치한 MADAM KWAN'S 레스토랑에서 현지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깨끗한 레스토랑이었다. 나시레막은 밥과 닭고기, 계란, 멸치볶음 등으로 구성되있는데 S양은 잘 먹는 듯 싶었으나 그 이후 라면을 자주 찾는 걸 보니 그닥 입맛에 맞는 것 같진 않았지만 나는 입맛에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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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라우로 향하는 아저씨들...좀비같아요~~

KLCC뒤쪽은 공원이었는데 밤에 오면 시원하고 예쁜것 같았다. 안쪽으로 가니 남자들이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었다. 우리는 뭔가 싶어 따라갔는데 기도하는 공간인 “수라우”가 나왔다. 마침 금요일 점심 예배 시간이었던 모양이다. 허나 신기한건 이후에 간 어느 모스크에서도 남자들만이 있었다는 것이다. 여자들은 어디서 기도를 하는지 궁금했다. 버스역이나 공공기간에는 화장실 근처에 기도하는 방이 남,녀를 위해 준비되 있는것이 분명 여자도 기도를 하긴 한다는 뜻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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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지드자메역에서 맥도날드를 왼쪽에 끼고 모노레일을 따라 가면 위와같은 건물이 나오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MAY BANK가 나와요..여기서 잠시 쉬었다..gogo 그럼 마지막 사진같은 푸두라야버스터미널이 나옵니다. 터미널 답게 엄청 복잡해요..

어제헤매었던 그곳. masjid jamek로 이동했다. 우선 내일 말라카행 버스표를 예매하기 위해 푸드라야 버스터미널을 찾아가기로했다. masjid jamek역에서 내려 푸트라LRT를 타고 왔을 경우 길을 건너 왼쪽에 맥도날드를 끼고 모노레일을 따라 걸어가면 쉽게 다다를수 있다. 생각보다 거리는 멀지만 걸어갈만 하고 모노레일만 따라가면 된다.

그동안 어리버리 캐릭터였던 S양은 지도를 보고 모노레일을 따라가자는 놀라운 아이디어를 냈다. 똘똘한 녀석!!

가는 중간에 MAY BANK 건물이 있고 조금만 더 가서 육교를 건너면 푸드라야 버스터미널이다. 터비널은 정말 터미널답게 생겼다. MAY BANK 건물 내에는 스타벅스도 있고 잠시 앉아서 쉴 공간도 있으며 화장실도 무료인데다가 자그마한 화폐박물관도 있다. 우리는 우연히 그곳을 발견하고 땀도 식히며 박물관 구경도 했는데 가이드북에 나오지 않은 작은 보석을 발견한 뿌듯함을 느꼈다.

말라카행 버스는 여러회사가 운행하지만 그중에 K.K.K.L.이 운행하는 버스가 좋은 편이라고 한다. 이미 주말이라 그런지 아침시간은 좌석이 없어서 10시 반 버스를 예매했다. 원래 그런지 주말이라 그런지 터미널은 너무 좁고 사람들은 북적거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얼른 예매를 하고 빠져나왔다.

다시 masjid jamek로 돌아와서 구경을 시작했다. 입구에 들어서면 여자들은 머리와 팔다리를 가릴 옷을 준다. 더운 대낮에 온몸을 가리니 더워 죽을 것같다. 사우나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비처럼 희잡을 쓰니 아아..귀...엽...다...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공존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에서는 여자들의 옷차림도 다양하다. 전통 무슬림들은 까만 희잡을 뒤집어 쓰고 눈만 내놓고 다니는가 하면 반바지에 반팔 차림인 여자들도 있고, 클럽에 가니 등이 훤히 파인 옷은 오히려 예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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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저씨들처럼 드러누워 쉬고싶어요 ㅠ.ㅠ 앙앙 더워~~

마스지드 자메 곳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놀고 있는데 기도를 하다 잠시 쉬던 아저씨가 우리를 인자하게 웃으시며 쳐다보신다. 혹시나 해서 사진이 금지인지 물으니 그렇다고 하면서도 제지하거나 기분나빠하시지 않고 지켜봐 주신다. 여행 내내 느낀 거지만, 말레이시아 남자들은 우리에게 너무나 친절했다. 이후에도 친절한 분들을 여러 명 뵙게 된다. 여행자 숙소에서 들은 어느 남자분은 매일 사기꾼들이 다가왔다고 하지만 우리가 여자여서 그런지 다들 친절하게 대해주셨다.

하얀 양파모양 돔과 붉은 벽돌, 별모양 무늬들은 예뻤지만 솔직히 희잡 때문에 너무 더워 서둘러 마스지드 자메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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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수리 마수리~ 술탑압둘사마드빌딩

마스지드 자메를 나와 도보로 5분 내에 메르데카광장과 술탄압둘사마드 빌딩이 있다. 술탄압둘사마드 빌딩은 밀라노의 두오모처럼 색감이 예쁘다. 길만 바로 건너면 메르데카 광장이 있고 이쪽에서 보는 건물이 더 아름답다. 솔직히 길건넌에서 봐야 빌딩이 제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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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메리대성당

더운 날씨에 계속 걸었더니 다리가 지쳐간다. 가이드북에 나온 세인트 메리 대성당이 바로 옆인데 갈까말까 망설이다 들어갔다.


말레이시아 건물들의 특이한점 중 하나는 건물 앞면 위쪽 벽에 건립 연도가 쓰여져있다는 것이다. 말라카에 가면 그런 건물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성당의 파이프 오르간이 유명하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규모는 작고 아담했다.


우리가 생각한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은 없고 대신 실로폰같은 오르간이 있었다. 이게 오르간이야 아니야 하고 있던 참에 관리인 아저씨가 들어오신다. 우리가 이게 파이프오르간이냐고 물으니 맞다며 따라 오라고 하신다. 우리는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 파이프오르간 내부를 구경시켜 주셨다. 오르간을 직접 연주할수 있게도 해주시고 원리도 보여주시며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바람이 숭숭 나오며 소리가 난다. 아아...이곳을 지나쳤으면 어쩔뻔했을까? 친절한 아저씨에게 감사를 표시하며 그분의 친절을 마음속에 담았다.

레스토랑에 함께 가기로 한 여행객들을 만나기 위해 KLCC역으로 돌아갔다. 덥기도 하고 시간도 남아서 역 지하에 있는 던킨도넛에서 아이스커피를 사서 마시려고 하는데 직원이 스크래치 카드를 주며 긁어보랜다. 도넛무료쿠폰이었다. 나중에 자세히 보니 도넛은 모두 당첨되는 것이었는데도 직원은 너무나 즐거워하며 우리에게 도넛을 고르란다. 그 환한 직원의 태도가 너무 좋아보였다. 나는 더워서 머리를 절레절레 흔드는데 소심한 S양은 직원이 본다며 반을 뚝잘라 기여이 먹는다. 대단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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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아이스크림이 연상되는데..머더라..

사람들을 만난뒤 숙소 주인 아저씨가 추천해준 titiwangsa역 근처 호수 주위에 위치한 레스토랑을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레스토랑 음식은 전통식으로 뷔페식이었으나 입맛에는 별로 맞지 않았다. 정말 보편적으로 한국인에 맞지 않는 맛이었다. 하지만 엄청난 소화력을 자랑하는 S는 정말 잘 먹는다. 나는 음식은 포기하고 전통 공연을 기대했으나 신경을 거슬리지 않는 조용한 음악만이 나도 모르게 연주되고 있었다. 레스토랑 보다는 일산호수공원같은 호수가 더 한적하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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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온말레이시아...에이 정말 탑승이 45분??

오전에 봐둔 클럽에 가기 위해 다시 KLCC역으로 돌아와 클럽을 가니 10시반 open이랜다. 우리는 다시 KLCC에 가서 야경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역시 가장 유명한 관광지답게 관광객이 많았는데 어떻게든 앵글에 담고자 누워서 사진찍는 것을 감행하고 있었다. 나도 누워서 카메라를 치켜들었지만 그래도 안되더이다...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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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귀여운 외양때문에 간 클럽

시간 맞춰 클럽으로 가니 금요일 LADY FREE 였다!!! 원래는 남자 35R, 여자 30R 인것 같았다. 이게 왠 횡재냐.. 자유로운 분위기인것 같긴 했지만 모두들 잘 차려입고 정장차림이어서 약간 여행객옷차림이 신경쓰이긴 했지만 이슬람 국가의 클럽은 아무래도 보수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우리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클럽 분위기에 충격을 받았다.

다양한 문화, 다양한 종교, 다양한 인종들... 그리고 서로를 인정하고 융화되어 조화롭게 살아가는 그들. 현지에 사는 분 말씀으로는 타 인종들끼리 반목이 심하다고 하지만 우리가 보기에 그들은 너무나 온화한 사람들이었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하는 사람들. 우리가 말레이시아에서 접한 것은 건축물이나 관광지가 아니라 그들의 사는 모습이었다.

3 Comments
앨리즈맘 2008.08.17 19:27  
  와우 말레이시아에도 밤문화가 잇긴하군요.. 즐거운 여행기 감사해여
루미~ 2008.08.19 14:51  
  저희도 이슬람권이라 궁금해하며 갔는데 생각보다 충격적이었어요^^;
짱가희영 2008.11.28 15:14  
헉.. 그럼 정장을 챙겨가야 한다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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