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015년 9월의 콩로 Konglor
유쾌했던 방비엥을 떠나 비엔티엔에 도착하자마자 비자클리어를 위해 농카이를 다녀온 다음날,
정확히 한 해전 나를 안아준 꽁로마을로 주저없이 떠난다.
그때처럼 비엔티엔 남부버스터미널에서 꽁로행 10시 버스를 탄다.
그때처럼 7시간을 버스안에서 보낸다.
그때처럼 길위에 기다림이 있고
그때처럼 세상은 차분하고
대기는 맑으며
길위의 모든 것은 자유롭다.
그때와 다르게 이번에는 달리 작정한 것이 없으니
덥다 싶으면 강물에 뛰어들고
무료하다 싶으면 꼬마들과 놀고
햇살이 무디다 싶으면 동네 곳곳을 찾아다니고
그러다가 안타까운 오토바이 사고도 목격하고
부끄럼 많은 처자에게 수작도 부려보고.
작정해서 해야할 일도 많지만 작정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은 꽁로이다.
지금같은 우기 막바지이면
빛과 구름의 오묘한 조화를 덤으로 볼 수 있고
정전이라도 된다면 수많은 별들의 움직임도 쉽게 따라갈 수 있다.
다음에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 만큼만 안아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