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 3. 비엔티엔 여행자거리의 지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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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 3. 비엔티엔 여행자거리의 지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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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이유가 없으니 관성탓으로 해두자. 

비엔티엔을 찾을 때면 늘 여행자거리 왓미싸이 앞의 미속inn이나 속찰른gh 혹은 미속gh에 묵게 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이 거리위의  당당한 지배자를 자주 만나게 된다. 

 

미속inn 맞은편, 왓미싸이 담벼락 아래에는 간이 툭툭 터미널이 있다. 

터미널이라고 해봐야 구간별 툭툭요금을 적은 입간판과 엉덩이만 걸칠 수 있는 긴 나무의자, 그리고 도로변에 주차된 툭툭들과 호객을 하는 툭툭 수 만큼의 기사들 뿐이다. 강렬한 햇살이나 세찬 빗줄기를 막아주는 차양조차 없는들만의 터미널이다. 

그들의 호객행위는 지나가거나 서성거리는 여행자들에게 '툭 툭, 툭 툭'을 들릴정도로만 얘기하고,

관심을 표하는 여행자에게 입간판에 적힌 요금을 상한선으로 해서 가격협상을 한다. 그리고 툭툭의 순번대로 운행을 한다. 

숙소가  바로 앞인 관계로 딱히 할일이 없어 무료할때는 그 터미널에 모여앉은 서너명의 기사들과 어울린다. 손님이 없으니 무료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담배를 나눠피기도 하고, 그들의 점심 도시락을 맛보기도 하고, 그들이 전해주는 간밤에 있었던 도로위의 사건, 사고들도 듣는다. 그렇게 얼굴이 익다보니 동업을 제안하는 승합차기사도 생겼다. 간단히 말하면 한국의 웹사이트에 자기의 연락처와 운행요금을 홍보해주면 수익의 일부를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런 식으로 한국인과 동업을 했는데 그 한국인이 연락이 안된다며 울상까지 짓는다. 승합차에 부착할 구간별 요금표를 한국어로 적어주는 것으로 내 성의를 표하고 마무리했다.

한 늙은 툭툭기사는 볼때 마다 한국산 담배를 원한다. 그리고 그게 미안했던지 대마초를 권했지만 정중하게 사양할 수 밖에 없다. 

 

밤이 되면 여행자거리는 미니스커트를 입은 화장이 찐한 그들의 거리가 된다.

숙소앞 도로변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맥주를 마시고 있으면 항상 다가와서 수작을 부린다. 그들의 수작은 '어디서 왔냐?' '한국사람은 잘생겼다' '한국 좋아한다'. 그리고는 '나랑 자는게 어떠냐?'로 이어지고 가난한 여행자라고 하면 '맛사지라도 받아봐라'라고 마지막 제안을 한다. 웃는 얼굴로 몇번을 거절하고 나서야 아쉬워하는 표정으로 잘자라라고 인사를 건네며 돌아선다. 이 거리에 묵었던 매일 밤마다 거의 같은 패턴의 수작을 받아왔지만 매번 다른 그였다. 제작년엔가는 이 밤거리에서 날카로운 소리에 잠을 깨서 창문을 통해 보니 취한 듯한 한 서양남성을 두고 두명의 그들이 밀고 당기며 싸우고 있었엇다. 나름의 그들 규약을 둘중 한명이 깨트렸나보다. 

여행자거리에서 아침식사는 홈아이들 대각선 맞은편의 노천식당에서 할머니가 끓여주는 국수로 시작한다. 이른 아침시간에 가면 밤거리의 지배자였던 그들과 얼굴을 맞대고 식사를 할 때가 있는데 간밤의 상냥함은 찾아볼 수 없고 퀭한 눈동자와 화장이 반쯤 지워진 푸석한 얼굴의 말한마디 없는 무뚝뚝한 그들만 있을 뿐이다. 길고 고단한 밤을 보낸게 틀림없다. 

 

그 거리위에는 당당하게 살아가는 그들이 있다. 

 

 

  

 

2 Comments
femi참새 2016.01.13 17:23  
좋은 정보 감사해요
오지가 2016.01.28 11:21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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