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이 필요한 무렵이다.

지난 주에 있었던 사고로 인한 출혈이나 

오토바이 고장으로 인한 금전적 출혈같은 소모적인 자극이 아니라 

감각기관을 깨우는 그래서 살아있음을 자각하는 원초적이지만 생산적인 자극이 필요하다. 

그래서 세퐁라이 폭포까지 가고 오는 것을 택해본다. 

빡세에서 가고 빡세로 돌아오는 270km 정도의 노정 중에 

170km 정도의 비포장 길위에서는 감각기관에 전적으로 의지해야 한다.

고운 먼지를 받아들여야 할 때는 물론이고 

물결같은 길을 거스를 때나  

드문드문 만나는 이웃을 만날 때도 

원초적 감각만으로 아슬한 운전을 해야하고 

원초적 감각만으로 반가움을 표현해야 한다. 

탕벵 삼거리에서 폭포 입구인 반마이까지 가려면 

다섯번의 개울을 건너야 한다. 

건기인 지금은 원초적인 감각이나 완력으로 어렵지 않게 건널 수 있지만 

곧 있을 우기이면 수량도 많고 유속이 빨라서 

배를 빌리거나 유료 다리를 이용해야만 한다. 

폭포는 볼라벤 고원 남쪽 사면에 있다. 

접근하는 것이 힘든 탓에 자연마저 원초적으로 보존되어 있어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원초적인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폭포. 

먼 옛날, 대규모 화산 폭발이 있었고 볼라벤 고원이 만들어진 그 날에,  

용암 한 줄기가 식기를 반복하며 이 곳을 지났을 것이다. 

다음 달 부터면 세퐁라이는 물에 의해 더욱 웅장하고 화려해진다. 

다음 달 부터면 세퐁라이 가는 길은 물에 의해 더욱 접근하기 힘들어진다.

빡세로 되돌아오는 한 결 만만해진 길위에서 

쓸데없이 이성이 끼어든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자극이 아니라 침잠이 아니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