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노을을 위한 기록 1, 타랑 Thalang
그리운 타랑을 가기 위해 베트남 닌빈에서 빈으로 이동한다.
빈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라오스 락사오로 가기위해 신새벽에 빈초터미널로 간다.
인신매매범처럼 생긴 기사의 승합차를 15만동 주고 탄다. 의외로 배려심 깊고 친절한 사내이다.
락사오에서 타켁가는 12시30분발 교통편이 6개월 사이에 생겼나 보다.
궂이 딱딱한 락사오에서의 하루를 보낼 이유가 없어졌다.
그렇게 새벽4시 부터 부산을 떨어 오후 2시에 타랑의 사바이디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한다.
2016년 6월 17일 첫째날
18시50분, 말라버린 남튼에서 타랑다리를 바라본다.
그시간, 첫째날 노을은 북서쪽하늘에서 준비되어 간다.
반대쪽, 그러니까 남동쪽의 말라버린 호수에 온몸을 드러낸 고사목에 붉은 노을빛이 베겨간다.
썩 강렬하진 않다.
그렇다고 지나치기에는 아깝다.
작년같은 음울함을 찾아서 온 타랑이지만
말라버린 남튼과 얇은 구름탓에 다시 맛보긴 힘들 것 같다.
한 시간 동안 서성인다.
20시를 전후해서 모든 붉은 빛은 순식간에 어둠 뒷쪽으로 사라진다.
19시30분,프랑스에서 온 객들과 함께 페탕이라는 쇠구슬치기 놀이에 바빠 노을이 와있는지 겨우 알아차린다.
하늘마저 탁하다.
18시 30분, 노을을 맞이하기에 앞서 동네를 다니며 인사를 나눈다.
서서히 햇살은 무디어져 간다.
아무리 무디더라도 무언가를 바짝 태우기에는 여전히 충분하다.
물밖으로 온전히 노출된 고사목들도 빨갛게 타들어갈 무렵이 이 시간이다.
19시 02분, 보름이었나 보다. 사바이디게스트하우스 너머로 보름달이 선명하게 떠있다.
그래서인지 세째날 노을은 이전에 비해 더 시시하게 사라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