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 만남....4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으로 살 것인가?
배를 드러낸 딱정 벌레처럼 버둥거려 보지만...
50이 넘어서 돌아보니
어쩌면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 가듯
인생 또한 결국엔 운명대로 흘러 가는게 아닌가 싶다...
한차례 동네 마실을 다녀 온 후
그녀는
호텔 레스토랑에 앉았다.
점심 시간이였지만
손님은 그녀 혼자였다.
한국에서 눈 앞에 아른거리게 먹고팠던
음식들을 차례대로 먹으리라 생각한 그녀는
점심으로 돼지갈비바베큐에 비어라오를 주문하고
아무런 생각도 없는듯 무심히 강물을 바라봤다.
우기철 메콩강물은 물살도 제법 빨라
그냥 강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어느 순간 어지러운듯했다.
강물에 떠 밀려온 나뭇가지들이
얼키고 설켜 어느 곳에서는 더 이상 떠내려 가지 않고 걸려 있기도 했다.
마치
지난 날의 모든 기억들이
그녀의 목 젖에 걸려
그녀를 답답하게 하는 것처럼....
비어라오 한 모금을 들이키는 순간
한 남자가 그녀를 향해 다가 왔다.
눈이 꽤 안좋은 그녀는 쉽사리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어....?
안갔어요?
사람을 만나기로 했는데
2시간이나 늦게 사람이 나와서 못 갔어요.
지금
사람 만나고 오는 길이에요.
오늘은 늦어서 내일 일찍 가야죠...
아....그렇구나...
그녀 앞에 자리를 잡고 앉은 그에게
그녀는 식사를 권했고
그는 사람 만나서
막 점심먹고 오는 길이라 했다.
너무나 맛있게 먹는 그녀를 보면서
그는 그녀가 라오스에 살아도 되겠다고 했다.
그는 음식이 안 맞아서 매반을 두고 한국음식을
해먹는다고....
그는
라오스에서의 사업의 더딘 진행상황을 토로했고
그녀는
그런 그의 푸념을 들어 주었다.
그는
그의 아내에 대한 깊은 신뢰와 우정 그리고
사랑을 얘기 했고
그녀는
그런 그가 도덕적인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는
학창시절을 이야기를 했고
그녀는
자신과 사뭇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그를 그려 보았다.
오랜시간을 알아온 사람도 언제나 불편한 사람이 있고
만난지 한두시간 밖에 안된 사람도 편한 사람이 있었다.
그녀와 그가 그랬다.
특별할 것도 없는 얘기들이었지만
서로를 불편하게 하지 않았고
서로를 불편해 하지 않았다.
문득
그는 커피가 생각난듯
그녀에게 커피 마시러 가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아...커피 좋아해요?
뭘 밖에서 먹어요.
나...커피 있어요.
제 방으로 오세요.
커피 내려줄게요.
베란다에서 먹으면 되지~~~
그리고
그녀와 그는 숙소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