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엥 마을 연가~
무앙씽 시엥마을은 저녁 시장에서 루앙남타 가는 아스팔트 따라
가다가 사거리에서 우회전 해서 곧바로 가면 나오는 몽족 마을이다.
아주큰 몇백년은 묵었을것 같은 미루나무와 절이 있고
미루 나무 밑에서는 나이 어린 동자승들과 동네 아이들이 공차기를 하고
여자 애들은 고무줄 놀이를 하고 꼬마 애들은 팽이 치기를 한다.
우리나라 60-70년대 농촌 마을 모습과 비슷 하다는 생각이 든다.
절 앞에는 퐁살리에서 10 여년 전에 이주해 왔다는 몽족 사람들이 살고 있다.
다섯 가구가 옹기 종기 모여 사는데 사람들이 온순하고 정감이 있어
내가 매일 밤낮으로 오고 가며 들르는곳 이다.
몽족 사람들과 다같이 밤에 모여 마시는 라오 맥주맛은 너무 좋다.
한번은 대전에서 혼자 여행온 이선배와 함께 돼지고기 서너근을 사서
몽족 사람들과 라오 맥주를 마시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기도 했다.
황토길을 따라 몽족 마을에 가면 젊은 새댁과 여학생이
공동 우물에서 목욕을 하고 있다.
큰 수건으로 대충 몸을 가리고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올려
설렁 설렁 몸을 씻는다.
밤에 가면 마당에다가 모닥불을 피워 놓고
몽족 사람들이 모여 도란 도란 이야기 중이고
동자승들과 어린애들은 태국 영화 TV속에 푹 빠져 있어
누가 오고 가도 모른다.
그리고 씽싸이란 경찰 시험 공부 중인 젊은 스님도
매일 이집에서 놀고 있다.
시엥 마을 길가 옆에 잔양의 집이 있다.
바로 황토 길가 집에 있어 내가 매일 오다 가다
앉자 있다 오는 집이다.
내가 잔양의 집에 앉자 있으면 잔양의 동생이
조르르 달려 나와 반겨준다.
물도 갖다 주고 내 옆에서 조용히 서성인다.
말은 통하지 앉지만 이방인을 반겨 주는 그마음이 고맙다.
잔양 집에는 여자 애들이 많이 와서 논다.
잔양 동생들이 여자라서 그런지 바로 옆이 절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여자애 남자애들이 많이 모인다.
나이 어린 남자애들이 어른 흉내 내느라고 담배를 피운다.
어린애들이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셔도 뭐라는 어른은 없다.
절 뒷편은 무앙씽 중고등 학교가 있고 길건너가 초등학교다.
고등학교에 학교 종이 있는데 자동차 바퀴휠을
나무에 매달아 놓고 수업 시간이 끝나면 한 학생이 나와서
돌로 서너번 치면 수업 끝을 알리는 종소리다.
종소리가 울리면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 나와
조그만 운동장에서 고무줄 놀이도 하고
학교 문밖으로 나와 학교 매점도 가고 공놀이도 하는
학교 풍경이 정말 보기 좋다.
대부분 학교는 오후 3시면 학생들은 모두다 집으로 돌아가고 텅비어 있다.
텅빈 학교 조그만 운동장 의자에 앉자 있으면
내 어린 시절의 학교 모습이 주마등 처럼 흘러 간다.
학교에서 터벅 터벅 시엥 마을 한바퀴 돌아
저녁 시장에서 오리 구이 안주 삼아 라오 맥주 한잔 하니
가슴속 밀려오는 향수... 2012년1월21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