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 of 2023 - 7. 용척龍脊, 그 씁쓸한 이면 around 사무산(Dinh Sa Mu 2756m)
사무산(Dinh Sa Mu 2756m)은 선라성과 옌바이성의 경계에 우뚝 솟아있다.
일대의 수많은 가파른 산봉우리는 시무산에서 잉태되었고,
다시 수많은 산봉우리는 수많은 깊은 계곡을 만들었다.
세상에 쫗긴 몽족의 수는 산의 높이와 계곡의 깊이에 비례한다.
산이 높고 계곡이 깊으니 자식 먹일 땅이 없어 가파른 산 사면을 깎는다.
땅에 숨을 불어넣고 하늘의 물이 많아지는 시절에 모를 내고 낟알이 단단해지면 벼를 벤다.
계단처럼 산을 깎아 만든 논을 세상은 용의 척추를 닮아 용척이라고 띄워주고 감탄한다.
쫓기며 계단을 만든 이들의 척추가 휘어지고 부러진 것은 누구도 기록하지 않았다.
목쩌우에서 사무산의 용척으로 가려면 6번 국도와 37번 국도를 타고 박옌Bac Yen까지 가야 한다.
가기 전에 목쩌우에서 15km 떨어진 몽족 마을인 타쏘TaSo를 올라간다.
전형적인 몽족의 고산 생활 문화를 가까운 거리에서 아주 쉽게 엿볼 수 있다.
다시 6번 국도 선라 방면으로 75km 지점의 꺼너이 삼거리까지 가서 우측의 37번 국도로 빠진다.
박옌까지 평면의 50km의 길은 측면의 고도 200m와 1500m를 오르내리는 변화무쌍한 길이다.
박옌은 600m의 고도에 자리한 선라성 박옌구의 중심도시이다.
더 깊고 높은 은거지를 찾아 쫓겨온 이들은 대부분 다시 사무산으로 발걸음을 옮겼을 것이다.
따수아TaXua는 용척이 시작되는 지점이며 사무산 주변에서 가장 알려진 관광지이다.
박옌에서 가자면 좁은 지방도 112번을 타고 13km를 숨차게 올라가야 한다.
따수아의 고도가 1600m이니 박옌에서 출발하자면 1000m의 고도차가 난다.
13km 거리만에 그 고도차를 극복해야 하니 길은 몹시도 가파르다.
바람마저 지치는 길이니 그 시절에 쫓겨가는 이들의 발걸음은 오죽했을까.
따수아의 협곡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방을 잡는다.
바람은 차고 강하며 구름은 수시로 모이고 흩어지는 고도 1600m의 날씨이다.
용척의 소문을 듣고 힘겹게 올라온 객이 적지 않다.
모내기가 거의 끝난 시절이라 용척의 색은 초록색의 단색뿐이지만
보름 전에 왔다면 용척에 받아둔 각색의 고운 물빛을 만날 수 있었을 테고
네댓 달 후에 온다면 용척에 익은 황금색의 벼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구름바다 너머로 노을이 지는 묘한 풍경을 볼 수 있는 고도 1700m의 지점이 가까이 있다.
그 묘한 풍경에 기대어 커피와 자리를 파는 카페가 십여 곳은 된다.
아쉽게도 구름이 수직으로 짙게 쌓인 탓에 오늘 저녁은 묘한 풍경이 없다.
대부분의 객은 용척과 운해와 노을을 보고 되돌아 내려가지만
신방XinVang을 거쳐 짬떠우TramTau까지 늘어진 용척을 찾아보기로 한다.
지방도 174번은 갈수록 폭은 좁아지고 면은 거칠어지고 굽이는 가팔라진다.
갈수록 이방인의, 이방인을 위한, 이방인에 의한 흔적이 사라지고
한 동안은 쫓겨온 이들의 흔적조차 없는 외로운 길이 이어진다.
너무 깊고도 높아서 그들마저 주저했을지 모를 일이다.
간혹 스치며 눈을 마주치게 되는 그들이 반갑고도 고마울 지경이다.
이렇게 따수아에서 짬떠이까지 외로운 50km를 느리게 달려온다.
고도는 700m까지 내려왔고 땅은 완만해졌으며 바람은 덥고도 축축하다.
용척은 거의 사라졌고 쫓겨온 이들도 드물어졌다.
근방에서 제일 큰 도시인 응이어로NghiaLo까지 와서 하루를 머물고
목쩌우MocChau로 돌아오기 위해 반옌VanYen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검은강SongDa을 건넌다.
잠시 뱃머리에서 '보기 좋은 공룡의 척추 이면에 새겨진 쫓겨온 이들의 휘어지고 부러진 척추'를 위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