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몰랐다.
빡송의 1971 카페에서 그녀의 웃음에 반하고
그 웃음을 담을 때 까지도 몰랐다.
나는 늘 건강하게 떠나고 안전하게 도착할 줄 알았다.
빡세를 떠나 타켁의 외곽 숙소에 이르는 300여 km의 빗길을 무리하게 주행한 탓일까
미열과 함께 두통이 먼저 찾아온다.
무리치 않기 위해서 다음 날은 뇨말랏까지 주행한다.
열은 내리고 두통은 사라졌지만 전신의 감각이 수상하다.
손가락으로 살짝 누르기만 해도 가벼운 통증이 느껴진다.
루프의 카르스트 회랑도, 타랑의 고사목에도, 락사오의 몽족에게도
전에 같은 눈길을 줄 수 없을 만큼 무력감도 생긴다.
모내기로 바쁜 꽁로까지 달려온다.
이번에는 온 몸에 붉은 반점이 희미하게 생겼다가 사라지곤 한다.
무력감은 여전해서 늘 했던 동네 순찰도 귀찮아진다.
깊고도 긴 잠을 자고 나니 활력이 조금씩 살아난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지 혹은 다른 질병인지는 모르겠다만
처음 겪는 이상 증상을 가볍고 빠르게 이겨낸 것 같아 다행스럽다.
길 위에서는 항상 건강해야 하고 안전해야 함을 길 위에서 다시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