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와 망구의 묻지마 관광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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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와 망구의 묻지마 관광 - 1

삼천포 24 6829
"모친, 나 내일 태국 가!"

6월 28일 저녁 식사로 된장국에 밥을 말아서 먹으며 폭탄선언을 툭 던졌다.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

모친 : 내일 간다꼬? 근데 와 인자서 얘기하노?

삼천포 : 미리 말하면 모친이 잔소리 할거잖아...

모친 : 은제 올낀데? 한 삼사일 있다가 올끼가?

삼천포 : 응..겨우 보름이야...하..하....하....

모친 : 오야..알아따....엉? 머라꼬? 보름이라꼬? 이 가시나가..

가라카는 시집은 안가고..또 콧구녕에 바람 쐬고 싶어서 콧구녕이 벌렁벌렁 하드나?

이 문디 가시나가...선보라 캐도 죽어도 안본다꼬..이 핑계 저 핑계 댐시로

살살 빠져나가기나 하고...다 늙은 게 문디지뢀을 하드니만...

늙어 자빠지서..사십이 낼모레다..이가시나야..태국에는 머할라꼬 또 가노?

작년에 한 번 갔다 왔으면 됐지...태국에서 어느 눈먼 놈이 어서옵쇼 하면서

 니같은 망구를 기다리드나?

방콕에다가 꿀단지 묻어놓고 왔나? 가시나..참말로 골고루 헛지뢀하고 댕긴다..

니 나이가 인자는 효도관광 댕길 나이다...참말로..기가 찬다..

 

내가 이럴 줄 알았다.

직장을 때려치고  집에서 놀고 먹은지 어언 일년 째...

몇 달 전 선자리가 들어왔었다.

앞집 아지매의 포현에 의하자면 아주아주 큰 주유소를 운영하는 건실하고 타의 모범이 되는

성실,근면,반듯한 청년이라고 했다.

어색만점의 선자리 분위기가 싫어서 이리저리 피해 다니다가 결국 그 선자리는

울집 아파트 맞은 편 동의 참한 아가씨에게 양도(?)되었다.

그 후로 울 모친은 나와 눈만 마주쳤다하면 으르렁 댔다.

모친 : 주유소도 있다 카고 아파트도 있다꼬 몸만 오면 된다 카는데 와 선을 안 보노?

다 늙어 빠진 니가 머시 그리 잘났다꼬 꼴에 팅기노? 사람도 좋다 카던데..내가 속이 터진다..

삼천포 : 모친! 감이 안 좋아요..감이...왠지 안끌린단 말이야...이런 만남은 미리미리

피해야해요....하....하.....하...........

모친 : 감? 감이라꼬? 하이고..감 같은 소리하고 있네...그래..그리 잘난 니 감은 니보고

머라 카드노? 니 은제 시집 간다꼬 안 알려주드나? 아직도 그 감은 안 왔는갑제..하이고..

 

 

그렇다...

나는 그 어설픈...그리고 전혀 과학적이지 못한 그런 희미한 감!을 믿는다...

아마도..이번 여행에선 뭔가....아주 수상한 냄새가 ...솔솔 풍겨온다...

삼천포를 흥분시키고..감동시켜줄..무언가..아주아주...기대되는 그런 미묘한

흥분이 감지되고 있었다...

그리고...또 이런 감이 빗나가서 안 맞으면 어떠리...

여행은 여행 그 자체로 즐거운 일탈일테니까...

 

 

그리하여 삼천포는 친구인 "망구"를 꼬셔서 태국으로 슝~ 하고 날라간다...

몇달전 아주 우연히 라디오 프로그램에 사연이 당첨되었다.

당첨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뻤는데...정말이지 운 좋게도 그 사연이 월간베스트로

뽑히는 삼천포 인생 최대의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그리하여 월간 상품으로 받은 지펠 냉장고 650ml  짜리를 시중가보다 훨 싼 가격에

외숙모께 냅다 팔아먹었다...

가격을 쇼부치고...뭐..그런 과정도 없이 깔끔하게....냅다~~!!!

그리고 삼천포는 그 돈을 들고 태국으로 냅다 튀어버린다...

떠나는 삼천포에게 모친께서는 다정하게(?) 말씀하셨다..

모친 : 희야~ 여행 가서 돈 아껴 쓰고 돈 모자르면 냉장고 판 돈에서 쪼매만 꺼내 써라~

삼천포 : 모친! 이 삼천포를 뭘로 보시고..저 돈 한 푼 없어요..냉장고 판 돈 없었으면 나

여행 갈 돈도 없어요..냉장고 판 돈 다 쓰고 올께요~~!!!

모친 : 이..이..가시나야.....니 그라면 냉장고 안 팔맀으면 우짤라꼬 그랬노?

삼천포 : 어무이~ 잘 다녀올께요...하...하....하..............

 

 

그리고는 모친께서 내 뒷덜미를 잡으실까..걱정되어 엘리베이터 버튼을 잽싸게

눌러버린다...

아파트 광장을 다 걸었을때 쯤....등뒤에서 삼천포의 이름을 크게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모친께서 베란다에서 내려다보시며 큰소리로 내이름을 부르시며 손을 흔드신다..

돌아서서 모친께 손을 흔들며...안녕..!하고  인사를 한다...

어무이~죄송해요~!!!

돌아와서 꼭 선도 보고..시집도 가보도록 노력해볼께요~~!!!

하지만..만약...그전에 삼천포가 태국 남자와 눈이 맞아서 태국으로 시집을

가겠다고 해도..반대하지는 말아주셔요...흑흑.....

 

 

 

 

*안녕하세요!삼천포입니다.^^

9개월만에 쓰는 여행기네요...

저를 기억하는 분들이 있으실지..과연..하...하....하..........

미리 말씀드리지만 제 글은 두서가 없습니다...횡설수설합니다...

그래서 제 닉넴이 삼천포라고 미리 밝혀둡니다...

이해하시고 읽어주십시요!^^

미친 삼천포는 카메라도 빼 먹고 칠렐레 팔렐레해서 여행을 갔습니다~

밑의 사진은 여행용 쌩얼로 변신 하기 전 떡칠변신 사진입니다..ㅋ
24 Comments
신동환 2006.07.15 19:38  
  삼천포님 앞으로의 글이 기대되네요!^^ㅋㅋㅋ
앞으로 계속 읽어 드릴께요!
크리미 2006.07.15 21:23  
  ㅋㅋㅋㅋ 재밌겠어요..^^얼릉 담편 올려주세요
외국인투자자 2006.07.15 21:55  
  와우 재밌는글 잘읽었습니다 담편엄청 기대됩니다 멋진글 부탁해여^^~~~ 어여~~!!!! 부탁해여
삼천포 2006.07.15 22:16  
  신동환님,크리미님,투자자님 잼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쓰는 여행기라 쓰면서도 어색해서 글빨이 안받는데...차차 나아지겠지요...
매일매일 올리려고 노력해보겠습니다...하하하..
노땅 2006.07.15 23:54  
  내가 투덜투덜대면서도 태사랑 못떠나는 이유, 님같은 분들이 계셔서입니다. 다음 편 기대가 큽니다.
솜누스 2006.07.16 06:14  
  ㅎㅎㅎㅎㅎ 담주에 전 어무니 모시고 걍 방문차 중국 다녀오지요..^^....하지만 .....8월 중순 있을 대~ 탈출....아직 말 못하고 있습니다...ㅋㅋㅋ.....콩당콩당...저도 ,...웃는게 웃는거이 아닙니다.......^^
Teteaung 2006.07.16 08:32  
  어! 반가워요.
님 글 오랜만 오랜만
글고 서두의 어머님 대사 아주 지대론데요. [[하이]]
스카이ksi 2006.07.16 09:06  
  어머니와의 대화가 재미있네요...
끝말에 그랬노? 저랬노? ㅎㅎㅎ
삼천포 2006.07.16 13:35  
  노땅님/닉넴이 왠지 정겹다는..ㅋ 마치 제닉넴인것 같은
착각이 마구마구 들면서 친근함이 물씬..ㅋ
솜누스님/8월 중순에 대탈출을 하신다구요?
음...그렇담......8월 14일날 터뜨리세요...ㅋ
그리고는 잽싸게 도망치세요!!!
Teteaung님/반갑습니다..^^
저를 기억해 주신다니..울컥~ ㅜ.ㅜ
스카이ksi님/저희 어무이가 경상도 분이시라..ㅋ
서울에 상경하신지 어언 30년째 이건만 아직도 그 억센
경상도 사투리를 팍팍 쓰고 계십니다..ㅋ
이효균 2006.07.16 16:37  
  어머니와의 대화를 보니 갑자기 중국으로 도망간

누나가 생각나네요 ㅋㅋㅋㅋ 잼난여행기 부탁드립니다
필리핀 2006.07.17 11:25  
  우쒸~ 왜 빨리 2편 빨리 안 올려주는 거예욧!!!
앞으로 하루에 2편 이상씩 올려주세욧!!![[우오오]][[우오오]][[우오오]][[므흣]][[므흣]][[므흣]]
네꼬짱 2006.07.17 13:55  
  어머니의 생생한 리얼사투리 완전 공감 100퍼센트...하하하...^__________^
외국인투자자 2006.07.17 14:05  
  하루종일 목이빠져라 기다리는데 아직도 2편안올리셨네여...이러다 롱넥족 되겠슴다 내인생 책임지세여ㅎㅎㅎ
삼천포 2006.07.17 18:33  
  이호균님/그 도망간 누님이 혹시 노.처.녀 이신가요?ㅋ
남 일 같지가 않군요...히힛..

필리핀님/ 오랜만입니다.반갑습니다.^^

네꼬짱님/어머님이 혹..경상도 분이신가요?ㅋ

투자자님/롱넥족 되실까봐 서둘러 올립니다...^^
진달래 2006.07.20 22:12  
  삼천포님 지난 후기가 너무 너무 재미나게 읽었어요.. 정말 기대됩니다..^^
삼천포 2006.07.21 08:41  
  진달래님/쌩유~~^^
아울이 2006.07.22 23:12  
  호홋~~ 다른글 보다 유난히 반응이 좋은거 같아서 1편부터 읽어볼라고 합니다 ㅋ 일단 시작은 구수한 사투리로 인해 합격.
다섯별 2006.07.24 11:59  
  서두의...글은..완전 소설같네요..
태국처자 2006.07.25 00:35  
  삼천포님~~ㅎㅎ 거의 1년만인가요??님의 여행기를 다시 접하게 되다니~~반갑습니다..^^*
yoons 2006.08.14 12:29  
  첨부터 모친의 대화에서 강하게 느껴지는 포스~~~!!벌써 기대완빵 입니다...
올라온 사진은 미니홈피에서 이미 훔쳐본지라 더 정겹습니다... 전형적인 한국미인 이십니다... ㅎㅎ
팥쥐 2006.08.17 09:49  
  사진으로봐선...낼모레가 40 안같은대요...ㅋㅋ 글...넘 잼있어요..^^
콩쥐 2006.08.24 08:46  
  앗따!! 팥쥐님, 으디로 봐서 40이란 말입니까요~
낼모레 30을 잘못쓰신것 같꼬만요.
ㅎㅎ 재미난글 안올릴까봐 귀염떨고 있어요~
삼천포님, 솔차니 이뿌게 생기셨네요~^^
브라보타이 2007.09.03 12:51  
  안녕하세요. 재미있게 읽겠습니다.
기대만땅 입니당!!
디아맨 2015.07.03 10:10  
제 동생친구가 태국남자와 사랑에 빠져..20대에 방황을 하더니..
지금 40대인대.. 혼자 살더라고요.. ㅎㅎ
사진 이쁘게 나왓어요 천포님^^
역시 글쓰는 재주가 잇으시군요.. 냉장고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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