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의 묻지마 관광~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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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의 묻지마 관광~ 3

삼천포 9 5876
10월 9일 여행 둘쨋 날

밤새 잠을 설쳤다.

새벽에 옆방 놈들(목소리를 들어보니 놈들이다.)이 어찌나 큰소리로 떠들고

수선을 피우던지....맘 같아선 그 방문을 벌컥 열고 "야  이눔들아~잠 좀 자자"

라고 외치고 싶었건만....자는 둥 마는 둥 깨어보니 6시다.

산발한 머리에(삼천포 머리 무지 길다.머릿결 개털이다. ㅡㅡ) 눈꼽도 안 떼고

편의점으로 우유를 사러 가는 삼천포. 눈에 뵈는 게 없다. 삼천포 눈 나쁘다.

렌즈 빼면 한 치 앞도 안 보인다. 안경도 빼 먹고 안 가져 왔다. 렌즈도 안 끼고

더듬더듬 편의점으로 간다.대충 눈에 보이는 우유를 집어든다.

삼천포 아침마다 우유 마셔줘야 한다. 그래야만 응가를 할 수 있다. ㅡㅡ

안 그럼 하루종일 몰래몰래 방구를 껴줘야 하는 고통과 수치에 시달린다 ㅡㅡ

우유를 마신다.  엑~~~ 넘 달다.

우유가 아닌갑다. 두유에 설탕 넣은 건가.....어쨌든 다 마신다.

몸서리쳐지게 단 맛이지만 원활한 쾌변을 위해선 어쩔 수 없다.

짐을 꾸려서 람부뜨리를 나온다.

대충 눈에 보이는 게스트 하우스로 들어간다.

밖에 써 있는 금액이랑 쇼부 치는 금액은 넘나 틀리다.

550 밧 짜리 팬룸이 개 코딱지만하다.

결국 포선스 바로 옆의 이름 모를(아직도 이름을 모른다. 어딘가 쪼끄만하게

써 있었지만 눈여겨 안 봤다.다만, 카오산의 꽃미남들은 눈여겨 봤다..눈속에

깊이깊이 새겨 넣었다 ㅡㅡ)게스트 하우스에 방을 잡았다.

더블,에어컨에 470밧이다. 방은 기럭지 길고 한 등치하는 미나와 삼천포가

살짝 살짝 부딪히며 서로의 온기를 따스히 느낄 수 있는 정도의 크기다.

창문도 거의 형식이다. 전체적으로 무지 어둡고 답답하다.

세면대마저 방에 딸려 있어 마치 감방을 연상시킨다.

짐을 정리하고 우리는 왕궁을 보러 나선다.

대충 걸어서 가기로 한다.

수 많은 뚝뚝 기사들의 꼬드김을 무시하고 쌩쌩 달리는 차들을 요리조리

피해다니며 무사히 왕궁에 도착.

첨엔 길 건너는게 무섭더니 나중엔 닭꼬치를 미친듯이 뜯으면서도 여유롭게

건널 수 있게 됐다....이 모든건  연약하던(?) 나를 강인하게 단련시켜 준

호치민의 그 무수한 오토바이 행렬들이리라~~~~

왕궁은 그냥 남들 보는 만큼만 본다.

그리 큰 감흥은 없다.

약 1시간 정도 왕궁을 둘러보고...밖으로 나와 다시 카오산으로...

노점상에서 물을 산다. 우리가 식염수라고 불렀던 5밧짜리 젤 싼 물.

노점상 아저씨가 니혼진 이냐고 묻는다. 아니라고 말하기도 전에

옆 노점상 할배가 참견한다. 과장된 제스츄어와 태국말로...대충 말뜻은

요런 거 같다.

"얘네 일본애들 아냐..일본애들은 이만해.." 이럼서 손을 가슴높이까지 맞춘다.

우리를 가리키면서 손을 머리위까지 번쩍 치켜든다."한국애들은 커.."

카오산으로 오기까지의 거리 약 15분...그동안 우리는 길거리 간식들을

약 10 여가지나 사 먹는다.

오뎅 같이 생긴 꼬치에서부터, 계란 튀김에 식빵 튀김에, 소세지까지..

오뎅 꼬치는 썰어서 봉지에 담아서 소스를 뿌려준다. 간장같이 생긴 소스.

다들 너무 맛있다. 다 먹어보고 싶은데 배가 점점 불러오는 게 안타까울뿐이다

오늘부터 마지막 날까지 하루에 최소 30 가지는 먹어보리라 굳은 결심을한다.

다음 코스는 어디로 갈 것인가 이런 계획은 전혀 안중에도 없다. ㅡㅡ

숙소로 다시 돌아와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허접하나마 덜덜거리는

에어컨이라도 있으니 한결 시원하다.

다시 숙소를 나와 우리는 시장으로 간다.

나시티를 2개 200밧에 사고, 시장을 둘러보며 볶음 국수를 사서 근처

레스토랑에 가서 낮술을 한 잔 한다.

머리통만한 라이터를 들고 다니며 파는 아저씨에게 조잡한 루이비똥

모양의 라이터도 하나 사고....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순식간에 장대비가

마구마구 쏟아진다. 내리는 비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우리는 맥주 한 병에

기분 좋게 취해 간다.

비가 그치고 레스토랑을 나온 우리는 즉흥적으로 눈에 띄는 맛사지샵에

들어간다.

얼굴 맛사지가 250 밧이다.

나란히 누워서 맛사지를 받는다. 멀 바르는지 덕지덕지 많이도 발라댄다.

언니야들은 참으로 과묵하다.ㅡㅡ

들어와도 인사도 안하고 멀 발라주는지 설명도 없고..똥인지 된장인지..

표정도 위엄이 넘친다. ㅡㅡ

길다란 바늘 같은 기계로 코에 피지도 빼준다. 디게 아프다.눈물이 찔끔난다.

다 뺀 피지를 보여준다. 요럴땐 참 친절하다. ㅡㅡ;

피지 디게 많다. 누렇고 까만 피지가 삼천포의 이 백옥같은 피부에서

나왔다고 생각하니....웩~~ 디럽다. 미나의 두배로 많다. ㅡㅡ

맛사지가 끝나고 팩을 하라고 우리를 꼬드긴다. 팩은 400밧이다.맛사지랑

합쳐 600 에 해주겠단다. 별루 하고 싶은 맘이 없어서 500을 불렀더니

싸늘한 표정으로 안된단다. 우리는 몸을 일으켜 나오려고 한다. 정말로

나오려고 그런건데 언니야들이 황급히 붙잡더니 500 에 해준단다.

어리부리, 우리는 쇼부의 여왕들이 돼버렸다. ㅡㅡ

석고팩과 오이팩을 받는다. 다끝나고 나오는데도 그녀들은 잘가란 말

한마디 없다.우리도 말 없이 나온다.ㅡㅡ

싸게 한 건지 비싸게 한 건진 모르겠지만 피부는 부들부들..느낌이 넘 좋다.

우리는 이제 타창으로 간다. 목적지는 없다. 타창 선착장에서 아무 배나 탈

예정이다. 중간에 길을 약간 헤맸다.친절한 대학생들이 길을 가르쳐준다.

꽃미소의 미청년이다. 심하게 보기 좋다. ^^

타창 선착당에서 우리는 아무 배나 탄다. 멀리 갔음 좋겠단 우리의 소박한

바램을 뒤로 하고 약 2분 후 ㅡㅡ 맞은 편 선착장에 내린다.

내리고 보니 시장이다.

시장에 들어 선 삼천포....눈이 휘둥그레진다.

맛나 보이는 게 넘 많다. 잠시 정신이 혼미해진다.

발걸음도 빨라진다. 양손에 꼬치를 들고도 모자라서 옆 노점으로 급히 뛰어가

또 침을 흘리고 있다. 튀김 만두와(울나라 짱깨집에서 주는 만두같이 생긴)

부추를 넣은 만두가 그중에서도 진짜루 맛있다. 비엔나 소세지같이 생긴

튀김은 1밧인데...요것만 별루다...유일하게 .

포장마차에서 라면도 사 먹는다. 라면에 넣은 고명은 대충 옆사람이 먹는거와

비슷한 걸로 주문해서 먹는다.와우~~~ 넘넘 맛있다.정신 없이 분주하고

시끄러운 시장통 포장마차에서 현지인들 틈에 껴서 먹는 라면 맛은

삼천포가 여태까지 먹어 본 음식맛 중에서도 최고다.사실 요 말은 태국에서

새로운 음식을 먹어볼때마다 늘상 하는 말이 돼어버렸다, ㅡㅡ

라면에 곁들여 아이스 티도 마셔본다. 다들 그렇게 마시길래 호기심에

시켜봤다. 넘 달다. ㅡㅡ

라면은 20 밧, 아이스 티 10밧

아...금방이라도 토 할 것 같다. 너무 많은 기름기를 뱃속에 꾸역꾸역

집어 넣었나보다.그래두 또 먹고 싶다. 돼지고기 꼬치를 애절한 눈길로

바라보는 삼천포를 미나가 단호히 끌고 간다.삼천포 울면서 끌려간다.

우리는 시장 안쪽으로 들어간다. 구제 시장인가보다.

신발가게엔 왕꽃표 고무신도 판다. 꼬예미 미술학원 노란색 가방도 보인다.

신기하다.

우린 시장 상인들 중 아무나 붙잡고 시장 이름을 물어본다.

왕랑(?) 시장이란다.  시장 구경하니라 바쁘다. 삼천포는 쇼핑몰이나

백화점 같은 데 잘 안간다. 특히 여행지에서는 ..마닐라가 서울 같고,호치민이

서울 같고, 방콕이 서울 같아서 싫다.안 땡긴다.

시장은..흐흐흐~~ 넘 좋다.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시장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구경하다 다시 배를 타고 타창으로 온다.

타창 선착장에서 밖으로 나오니 그새 벼룩 시장이 열렸다.또 구경하니라

바쁘다.노란색 링 귀걸이를 두개 40 밧에 산다.

다시 카오산으로 가기 위해 걷던 중....다리가 아파 잠시 버스 정류장에서

쉰다.빨간 버스가 선다. 왠지 삼천포에게 타라고 손짓 하는 것만 같다.

타고 싶어진다. 우리 저거 탈까~ 무언의 눈빛을 주고 받은 우리는 냉큼

그 버스에 올라 탄다. 100% 현지인들이다. 에어컨 없다. 매연 미친듯이

마구마구 들어온다.숨이 켁켁 막히고 눈알이 빠질라 그런다.

이 버스는 어디로 가는 걸까....궁금해진다...

우리는 지금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 허접하고 두서 없는 여행기 읽어주시고 리플 달아주신 분들 모두모두

감사해요..99000원짜리 티켓은 타이 비전인디..항공권 정보에 종종 올라오니까

참고하세요...사진을 올리고 싶은데..지가 컴맹이라 설명대로 해도

엑박이네요..^^;; 컴맹이라서 행복해요~~~ ㅡ,.ㅡ;;

9 Comments
곰돌이 2005.10.18 14:59  
  ㅎㅎㅎ. 참 편안한 여행입니다. 짧은여행기간에 맘대로 하는 일정 부럽습니다.
그리고 식신이 오신건 맞는것 같은데요^^*
태국처자 2005.10.19 00:33  
  님 엄청 부럽습니다..^^
마음대로 여행!!!
다음 제 여행의 목표입니다..
무지렁이 2005.10.19 08:24  
  예전에 베트남여행기를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납니다.
반갑군요. 잘 읽고 있습니다
외국인투자자 2005.10.19 09:59  
  군더더기없는 진솔하고 재밌는글 잘보고갑니다
4편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채찍질 맞아여 ㅋㅋ
삼천포 2005.10.19 10:17  
  저두 예전 여행 땐 3개월의 준비기간을 걸쳐서 가는 철두철미(?)한 여행자였드랬습니다.이번 여행은 일정이
워낙 짧아서 시간에 얽매이며 발 동동 구르기보단 그냥
태국이란데가 이런데구나 하고 느끼고만 오자~그런
생각으루다가..^^; 무지렁이님 방가워요^^
미녀3총사(?)의 여행기 읽으셨군요..ㅋ
제 여행기에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모두
좋은 여행 하세요^^
피오나공주님ㅋ 2005.10.20 00:13  
  ㅋㅋㅋㅋㅋㅋ[[원츄]]
법대로 2005.10.21 18:52  
  참 재미있네요...그렇게 여행을 해야하는데..

소심함 때문에.....
그리고 엑박은 아마도 사진화일이 한글이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믿지는 마시길...

저도 컴맹~~~~~~~ ㅡ,.ㅡ
디아맨 2015.07.02 21:20  
로띠...바나나 밀가루요^^
저도 그닥 안좋아해요^^
베트남여행에서 만난 모씨처럼 쿨하게 여행하고 싶네요..
아마 모씨가 귱금해서 베트남여행기도 보지않앗을까 싶지만 ..기억이..
meiyu 2022.01.15 14:43  
자유로운 영혼!!
이게 맞는 별명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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