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고 특별할 거 없는 여행기15 (치앙마이 again)
어제 몬쨈에서 못 본 일출의 아쉬움에..
도이수텝에서 일출을 보기로 정하고 새벽에 일어났다. 주섬주섬 챙기고 나오니 새벽 5시 30분이
지났다. 그랩을 부르려고 하는데 순간 가는데 얼마나 걸릴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찾아보니 걸리는 시간 1시간 30분... 응? 한시간 반??? 설마 그렇게 걸리나?
저번 완캉밧에서 도이수텝 올라갈 때 그렇게 걸리진 않았던거 같은데...
순간, 빠이에서 윤라이 전망대 갈 때가 떠올랐다. 그 일출을 보기 위해 숨가쁘게 달렸던
그 때가 머리속에서 스쳐지나간다...
또 반복 할 순 없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내일 조금 더 일찍 일어나서 가도록 하자. =_=a
오전 동안 빈둥대다가 운동삼아 올드시티 안을 걸어다녔다.
조금은 익숙해졌나 보다 숙소 주변에 들어서니 뭔가 마음이 편해진다.
며칠 묵었다고? ㅋ
그리고보니 팔이 안 아프다. 조심스레 이리저리 흔들어봤다.
괜찮다. 좀 더 돌려본다... 오~~ 통증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
덩달아 기분도 더 좋아졌다.
마야몰 앞에 있는 대형트리 밤에 진짜 이쁘다.
더운 나라에 있어서 종종 잊어버리게 되는데 크리스마스가 그리 멀지 않았다.
그래 지금 겨울이지...
여기 사람들은 눈 내리는 걸 본적이 있을까?
세계 AIDS 날 기념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뭔가 분주하고 시끌시끌하다.
중학생처럼 보이는 아이들이 백팩 가득히 콘돔을 채우고는 뭐가 웃긴지 키득키득한다.
이 녀석들아...
일몰을 보기 위해 다시 찾은 마야몰...
구름 위치를 보아하니 오늘은 괜찮을 거 같다. 좋아. 일단 밥 먹자.
돼지고기 카레 덥밥. 모르겠다 맛이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그냥 그랬었나보다;
망고새우솜땀. 종업원이 "이거 맵다. 괜찮아?" 하고 물어본데 이유가 있었다.
매운 걸 좋아하는 데 점점 매워지는 게 나중에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배었다.
그래도 맛있었다. 새우도 제법 큰 게 7개나 있었다.(세어 봤음;;;)
아마 쥬스 사지 않았으면 솜땀은 다 먹지 못했을 것이야....
태국 처음 여행와서 망고를 먹었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그 달디단 과육이 줄줄 흐르고 입에선 망고향이 가득한 채 입안 가득 채우고는
눈을 감고 감동 했었던 그때...
그 영향일까, 오늘은 망고 말고 다른 쥬스를 먹어야지 하는데 주문을 하는 내 입은 "맹고 쥬스"를
외친다; 미스테리하다..
오오~~~~ 게임하다가 자칫하면 놓칠 뻔 했다 ㅠㅠㅠㅠ
드디어!!!!!! 치앙마이가 나에게 일몰을 허락했다. 음.. 그래 엄밀이 말하면 빠이가 허락을
안 했지.. --+
눈이 부셔도 뚫어지게 보고 싶게 만드는 광경..
시끄러운 중국인 관광객도 입을 다물게 만들어 버리는... 그야말로 자연의 선물b
새어나오는 빛이 내 복잡한 머리 속을 다 태운 것처럼 사고가 정지했다.
갑자기 눈물이 나온다.. 뭐지? 이 기분은..
창피해서 얼른 훔치지만 계속 눈물이 나온다..
조용히 눈을 감는다.
나를 정화해 주는 듯하다.
그래 힘내자!
그렇게 가지 말라고 해도...
너무 근면성실하다.. 한치의 머뭇거림이란 없다!
어둑해질때까지 계속 하늘만 쳐다보았다.
마음껏 그 여운을 즐겼다.
...
이러려고 이렇게 나를 애태운 거였니?
응?
말을 해봐!
마야몰에 내려오니 무슨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사진으로 보니 좀 티가 난다.
현장에서 몇몇 언니, 아니 형들은 나를 너무 헷갈리게 했다.
뭔가에 홀린듯이 쳐다보다가도 순간 내 이성이 일침한다.
'형인데?' !!
남녀의 성별이 바뀐 이 피날레 사진이란...
오~ 저 형, 아니 저 언니;
오~ 저 언니, 아니 저 형;;;;
(5명중 가운데 남녀가 각각 일등임.)
나의 성정체성을 많이 힘들게 했던 이 페스티벌이란..
태국에서 트랜스젠더 쇼를 안 봐서 그런지 재밌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아주 붸리 흥미로웠다. ㅋㅋㅋ 이래서 쇼를 보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