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지매의 여행기-4,5일째-본격답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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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지매의 여행기-4,5일째-본격답사2

조용히 4 3079

답사 2일차

늦잠을 잔 덕분에 겨우 일출을 보고(준비성 강한 일본인들은 헤드랜턴을 달고 왔다) 아침 굶은 채로 답사를 다니기로 했다. 어제는 몰랐는데 앙코르와트 주변에 자라는 나무들이(키 크고 위만 둥근) 전륜성왕의 수레바퀴를 닮았다.

박세이참크롬-앙코로톰 바로 앞이라 찾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사람 한명 없는 호젓함이 오히려 좋다. 올라가다 내려다보면 어떤 기분일까던 장군은 오도가도 못하고 멈춰있다^^ 여기 안내판에서 첨으로 한글 안내문을 봤다. 앙코르에도 드디어 한글 안내문이 등장하는 듯.

앙코르톰의 성벽이 인상적이다. 거대한 성곽도시를 그대로 보여준다.

바욘에선 봉사활동 단체를 만나 열심히 귀동냥을 했다. 이곳 부조가 앙코르와트 부조보다 훨씬 재미있다. 사람냄새가 물씬 난다고 해야하나. 시장, 도박꾼, 학생들, 특수부대원(?), ...

중국인은 갸름하게 조각했고, 캄보디아인은 기다란 귀, 살이 붙은 네모형 얼굴이다. 근데 왜 주변에서 보이는 캄보디아인들은 한결같이 갸름하고 야윈지....

바욘에서 만난 한국인가이드가 가이드 고용해서 다니라고 충고를 한다. 자기도 한국서 배운게 엉터리여서 여기서 다시 배웠다며. 책에 있는 게 다가 아니고 엉터리도 많다며. 돌에 난 구멍이 뭔지 아느냐며 물어본다(접착제 넣은 흔적이라고 생각하는데 혹시 아는 사람 있는지?). 그 가이드 말이 일리가 있다고 본다. 서양인이나 일본인은 서너명만 되어도 전부 가이드랑 같이 다니는데 한국인은 단체 아님 가이드가 없다. 귀동냥만 조금 해봐도 가이드있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근데 혼자서 떠나는지라 이런 것에 대해 생각도 못했다).

더 중요한 건 가이드를 통해 캄보디아의 모습을 제대로 알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인이 아닌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캄보디아인 가이드인 경우에 말이다. 프랑스어,영어,일본어,중국어하는 캄보디아인 가이드는 많이 봤는데 한국인 단체는 전부 한국인 가이드뿐이다. 수요가 없어서 공급이 없는건지... 앙코르와트 관광 자체가 앙코르와트란 유적이 목적이지만 나는 사실 그 나라 사람들의 생활, 생각... 이런 것도 궁금하다.

곳곳에 붙어 있는 ‘Cambodia people's party'란 간판을 보고 첨엔 저런 허름한 집에서 무슨 파티를 하지?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Funcinpec party'를 보고서야 그게 정당인줄 알았다. 길거리고 집이고 온통 그런 간판들이다. 왜 그런지?(방금 검색해보니 작년 4월에 총선이 있었단다. 그 탓인가?) 젊은 남자의 얼굴은 또 왜 그렇게 많이 붙여놨는지. 태국처럼 왕인가 했더만 라나리드 전국회의장이다. 훈센총리 얼굴도 많다. 선거때 우리가 붙이는 벽보수준이 아니고 엄청 크다. 왜 그런지? 그들은 왕에 대해서, 정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킬링필드때 그들 가족은 어떤 수난을 겪었는지? 태국과 베트남에 대해서는 어떤 감정인지.... 캄보디아인 가이드랑 같이 다니면 그런 궁금점을 해소할 수 있었을텐데....

첫날 일정의 후유증이 너무 큰지라 우리의 김양은 대강 보겠단다. 첫날 너무 무리를 했다. 거기다 새벽 1시 넘어서 자서는 또 새벽에 깼지. 정말 이런 강행군을 원한 건 아니었는데.... 이제부터는 적당히 보고 적당히 쉬기로 했다(그래도 어찌할 수 없는 소심증, 나는 하나도 못빼먹었다ㅠㅠ).

왕이 뱀의 정령과 잤다는 삐미아나까스를 거쳐서 간 쁘리아빨리라이는 규모가 적어 그런가 찾는 사람이 적은데다 따프롬 못지 않게 나무들이 사원을 점령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무슨 무슨 테라스를 거쳐서 오후부터는 정말 적당히 봤다. 이제 부조도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니악뻬안은 구조가 아주 독특해서 기억에 남는다. 입벌린 사람 얼굴도 재밌고.

일부 유적지에선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첨에 본 건 일가족, 좋은 음악을 들려줘서 돈을 냈고. 두 번째는 지뢰피해자들, 당근 냈고. 마지막엔 문구가 와닿아서 냈다. ‘We do not beg' 우리는 구걸하지 않는다....그 돈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공부시키는데 쓰겠다 어쩌고 저쩌고. 정말 이런 돈은 아깝지 않았다.

답사 3일차

모든 사람이 찬사해마지않는 반떼이쓰레이. 더 말할 필요가 없겠지.

오는 길에 뚝뚝기사한테 부탁해서 민가에 들렀다. 셋 다 생활을 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많았으므로. 근데 문제는 우리 기사가 영어가 안된다는거다(22살의 수줍음많은 청년이라 우리는 좋아했으나 영어를 잘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있다). 올드마켓이 가깝냐 뉴마켓이 가깝냐 물어도 예스니ㅡㅡ;; 영어잘하는 장군이 유창한 영어로 우리 취지를 설명했는데 하나도 못알아듣는다. 내가 나섰다. "We want to see that house. Speak please for us" 대번에 알아듣는다. 역시 영어못하는 애들은 못하는 애들끼리 통한다니까^^

부엌도 둘러보고 애들이랑 사진도 찍고 연필도 주니 좋아한다(이렇게 연필문제는 해결을 했다ㅡㅡ; 이런 순박한 애들한테 답례품으로 뭘 줘야지 유적지서 물건파는 애들한테는 뭘 줘서 될일이 아니지 싶다). 사실 나는 해먹에 한번 누워보고 싶었는데 남자주인이 누웠는데다 침실인 셈이라 올라가 볼 엄두를 못냈다.

그 집 우물도 마찬가지고, 오는 길 곳곳에 있는(몇집에 하나 꼴로) 우물에도 영어로 뭐라고 쓰져있다. 어떤 경우는 ‘제임스와 그의 아내’, 가만 생각해보니 유네스코나 그런 단체에서 파준 우물이다.

한참을 오다 보니 길 양쪽 가게마다 커다란 화덕위에 대야를 올려놓고 뭘 끓이고 있다. 멈춰서 물어보니 얌이란다(앙코르와트서 본 키큰 둥근 나무). 그럴 끓여서 설탕같은 걸 만들고 있다. 맛도 보고 사진도 찍고 덕분에 하나 샀다. 설탕과 같은데 정제하지 않은 천연의 맛이라 뒤끝이 없다(색깔도 짙은 나무색이다)

진작부터 이렇게 뚝뚝이를 멈추고 사람들 사이로 들어갔음 좋았을 걸. 마지막날에야 이 생각을 하다니 아쉽다. 물론 덕분에 일정이 촉박해졌다. 오후는 설렁설렁 봤다. 따프롬에선 다들 사진찍는다고 바빴고. 마지막 따케우는 마지막이라서 끝까지 올랐다. 늘상 뚝뚝이에서 잠만 자던 쉬리(기사 이름)가 어느새 올라와있다. 우리를 놀래킨다고 빨리왔는지 쌕쌕거리는게 귀엽다^^ 우리가 따케우 간 사이 김양은 자전거를 빌려 근처를 돌았는데 좋았단다. 그날따라 날씨도 흐려서 탈만했단다. 서양인들은 자전거타고 다니는 사람이 많은데 일정이 여유가 있음 모를까 빡빡한 일정에, 그것도 그렇게 더운 날씨에 잘못하면 지쳐서 쓰러진다길래 아예 엄두를 못냈다.

저녁에는 우아하게(올드마켓서 산 치마를 입었다^^) 차려입고 압살라댄스를 보러갔다. 앞쪽 가운데는 예약석으로 차버렸고 우리는 구석진 자리였다. 이럴줄 알았음 온 첫날 예약을 하는건데... 그래도 일어나 사진찍기는 편하다. 열서너명의 무용수가 장면마다 옷을 바꿔입고 나오려니 장면과 장면 사이가 십분은 빈다. 우리나라같았음 다들 허겁지겁 옷갈아입느라고 바빴을텐데 역시나 이 사람들 느리다. 아니 여유있어 좋다. 마치고 사진찍으러 갔던 장군이 그냥 온다. 서양인은 거의 없고 한국인과 일본인들 뿐이더란다. 서양인들은 왜 같이 안찍지?

4 Comments
프리타 2008.02.12 11:51  
  잘 보고있슴니다
지구촌-리차드 2008.02.15 11:55  
  올해 2008년 7월 8일에 총선이 있습니다.
또한 정당간판은 원래 모든 지역에 많이 붙어 있는데,
당원의 집 또는 지역사무실로 보시면 됩니다.
남자 세분의 사진은 전국에 이번 총선을 겨냥해서 붙인 것인데,매우 큰것부터 작은 것까지 다양한 사이즈로..
왼쪽이 행삼린-하원의장, 가운데가 훈센-수상, 오른쪽은
체아심-상원의장 입니다.
모두 CPP당 이구요!
go-sunny 2008.02.15 14:50  
  잘 읽었습니다~~도움될것 같아요^^
저두 하루는 마을로 가보려구요~~
조용히 2008.03.03 15:22  
  아하 올해 총선이 있군요. 하여튼 큰 사진은 엄청 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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