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길을 벗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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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길을 벗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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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그곳에 갈 이유를 찾자면
사랑했던 그녀와 가려고 했던 세방파이 동굴가는 길목에 있는, 가로 100미터 길이의 수십가족이 모여사는 소수민족 가옥이 있는 툼란을 가보고 싶었다.
그녀가 없는 이번은 사바나캣에서 9번 도로를 따라 므앙핀-세폰-므앙핀을 거쳐 툼란-살라반으로 갈 요량이었다.

사바나캣 시내에 있는 한인식당인 킴스마캣을 나선 것은 14일 오전 08시30분,
세노의 갈림길에서 9번도로를 따라 직진해서 130km를 가면 므앙핀이고 다시 35km를 더가면 세폰이다. 세폰은 대규모의 구리광산과 금광으로 유명하다는데 아쉽게 찾지못하고 툼란을 가기위해 므앙핀으로 되돌아온다.
한국으로 돈벌러간지 5년이나 된 아들을 둔 노부부의 식당에서 찰밥과 돼지고기바베큐로 늦은 점심을 마친 시간이 오후3시,
날씨도 화창하고 툼란까지 80km 정도되니 충분히 해가 지기전에 도착할 것으로 만만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므앙핀을 벗어나자마자 비포장길이고  세방히앙강을 나룻배로 도강해야 했다. 더구나 도강후의 길은 좁은 산길인데다 비까지 내리니  탓하이콕에 도착한게 오후4시30분,
탓하이콕에서 툼란까지 50km이니 서두르면 가능하겠다 싶어서 엑셀레이터를 무리하게 당겼지만 10km 더 간 싯점에 길이 끊겨있다.
날은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빗방울도 굵어지기 시작했다. 유일한 선택은 다시 10여 가구가 흗어져사는 탓하이콕으로 되돌아가서 오늘밤을 보낼 잠자리를 찾는 방법 뿐.
컴컴해진 후에야 탓하이콕에 도착해서 마을의 유일한 매점에 들러 잠자리를 물어보지만 마땅한 집이 없어서 여러 집을 수소문한 후에야 부부가 교사인 삼속의 집  넓은 발코니를 빌릴 수 있었다.
삼속이 간단한 영어를 구사해서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에 사는지 말해줄 수 있었고 그의 월급여가 2백만킵이며 지금 태풍이 와서 내일 학교에 출근안해도 되며 그의 유일한 아들이 2살의 나이에도 체구가 작으며 비가 많이 와서 툼란은 못간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그가 베푼 나의 잠자리는 모기장이 쳐진 얇은 매트리스가 깔린 사방이 뚫린 그래서 뚜꺼운 이불이 있는 잠자리였다.
요란한 빗소리때문에  새벽4시에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빗줄기는 어제보다 강해졌고 바람 역시 드세다.
호기롭게 므앙핀으로 출발했지만  고인 빗물때문에 길을 찾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관목숲을 이리저리 오가며 3시간 가까이를 헤맨 후에 탓하이콕보다 규모가 조금 더큰 탓하이에 도착한 것이 오전11시, 비바람은 더욱 세차고 배는 고파온다. 설상가상 험한 산길을 달린 팃에 오토바이 짐받이 한 쪽이 부러져서 운전하기 더욱 힘들어졌다.
오늘 밤은 탓하이에서 묵을 요량으로 인심 많은 그만큼 동거하는 가족이 많은 집에 찾아가서 사정을 얘기하고 오늘밤을 청했더니 흔쾌히  수락해준다.
그 집 가장과 짧은 라오어로 대화하는 사이 므앙핀으로 간다는 사내가 있어서  얼른 따라붙는다. 므앙핀에 가면 게스트하우스가 여럿 있으니 배부르게 먹고 개운하게 씻고 따스하게 자고 싶었다.
므앙핀으로 되돌아오는 길은 지옥가는 길이었다. 폭우탓에 길은 더욱 미끄럽고 허리춤까지 냇물이 고인 개천을 그 사내와 도와가며 건너야했다.  강풍 탓에 길에 쓰러진 수십그루의 나무를 비켜서 가야 했으며 진흙뻘에 바퀴가 수십번 빠졌으며 그럴 때마다 그 사내와 서로 도울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이 산중에 사람이라고는 그와 나 뿐.
그렇게 30km를 5시간동안 온 후에야 지금 이곳 므앙핀의 시캄게스트하우스에 여장을 풀 수 있었다.
어제 오늘  지옥길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 그들 덕분에 난 살아있다. 너무 고마운 일이다.

ps)허기를 채우고 샤워하고나니
얼마나 핸들을 움켜쥐었는디 양팔이 아프고
나뭇가지에  긁힌 다리의 상처가 쓰라려온다.
물론 옷은 진흙투성이가 되었다.
2 Comments
필리핀 2017.09.16 07:00  
아이구야... 고생하셨네요ㅠㅠ
무리하지 마시고 살살 다니세요
사랑하는 그녀를 다시 만나셔야죠^--^
역류 2017.09.16 22:45  
옙^^
그녀를 위해서라도 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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