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서는 모든 것이 떠다닌다.
길위에서 생긴 상처 마저도 떠다닌다.
태연하다가도 갑자기 아려오기도 한다.
익숙하지 않은 길위에서 생겼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 것이고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길위에서 생긴 마음 마저도 떠다닌다.
사라진 줄 알았던 마음이 불쑥 불쑥 생겨난다.
자유로운 길위에서 생겨났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 것이고
남겨진 시간이 많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길위에서는 모든 것이 떠다닌다.
제대로 길을 가고 있는걸까
너무 멀리 오진 않았을까
되돌아가는 길을 찾을 수는 있을까
곧 비를 실은 바람이 불어닥칠텐데 쉬어갈 곳은 있을까
그녀는 무사할까...
길위에서는 모든 것이 떠다닌다.
서성거리기만 할 뿐, 착지하지 못하고 떠다니기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