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없는 것과 있어도 없는 것 사이의 간극
아무것도 없다
객을 맞는 미소도 없다
땀수이카푼을 권하는 인정도 없다
고단하고 지루한 노동도 없다
외딴집에 흔히 있는 쓸쓸함도 없다
수줍게 꽃망울을 건네는 소녀도 없다
올망졸망 노니는 아이들도 없다
외지인에 대한 호기심도 없다
소녀의 고운 미소도 없다
먼 길을 걷는 막연함도 없다
길 끝에 대한 호기심도 없다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담지 못하는 마음탓에
돈댕에는 아무것도 없다.
남은 사랑도 없어야 한다
남은 미련도 없어야 한다
남은 아픔도 없어야 한다
그럼에도 마흔 아홉된 마음은 여전히 어리석음과 욕망과 아집으로 단단히 뭉쳐져 있다.
없어야 할 것들로 채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