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길을 묻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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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2

꽃몽네 5 535

 

 

프렌치 콜러가 이런 말을 했다. 

'부자가 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많이 버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적은 것을 원하는 것이다'

자본의 노예가 되기 싫었던 나에게 있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적은 것을 원하는 것이었다.

그러한 연유로 라오스에서 매일 1500원짜리 쌀국수를 먹고 100불짜리 월세에 살아도 행복할 수 있었다.

가난해도 현실에 만족하며 늘 행복하게 살아가는 라오스인들과 나는 그래서 잘 맞는지도 모른다.

 

여행을 하는 동안 농막에서 자든 쌀국수로 허기를 달래든 늘 가슴이 뛰었고 행복했다.

버리면 행복하다

스타벅스 한 잔 값이면 나는 하루치의 식량을 살 수 있다.

하루 300달러짜리 호텔이 아니라 6000원짜리 허름한 게스트하우스라도 행복하다.

나에겐 영혼의 자유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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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기라 물이 많이 줄어 있다.

마음만 먹으면 바지를 걷고 건너편 태국을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너 건너편 태국은 내년에 오토바이로 달릴 예정이다.

농카이-로에이-우타라딧-난-치앙라이에 이르는 저 루트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시크릿루트일 뿐만 아니라 상당히 아름다운 루트다.

게다가 태국 근대사의 치열한 역사가 살아 있는 곳이다.

저 루트를 오토바이로 여행하며 태국 공산당, 중국 국민당 잔당의 애사, 

태국의 치앙라이 치앙센 도이메살롱 메싸이와 미얀마 타이렉 몽런 

그리고 라오스의 훼이사이 므앙몸 치앙콩을 아우르는

골든 트라이앵글의 역사를 음미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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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히 합장을 하고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스님은 기꺼이 응해준다.

나는 핸드폰에 있는 사진을 보여주며 스님에게 환심을 샀다.

불교신자인 나는 가끔 새벽에 탁발을 하는데 그 사진을 보여주니 스님이 놀란다.

스님은 한국에도 사원이 있냐고 묻는다.

'한국에도 많이 있지요. 7년간 장좌불와를 하신 성철스님도 계시고 룸살롱에서 아가씨를 끼고 양주를 처마시는 땡중도 있답니다'

스님은 내 말에 많은 호기심을 보인다.

 

스님에게 물었다.

'달마가 북쪽으로 간 뜻을 아십니까?'

스님이 먼 산을 응시하며 말했다

'가는 곳이 내 길입니다' 

5 Comments
rungnapa2 2018.05.11 03:01  
우와  왠지 몸에  전율이

"가는곳이 내길이다"~
생수님 2018.05.11 19:56  
저는 이런 라오스 여행은 상상도 못했었는데
많은 깨달음을 주는 글이네요.
DanielChoi 2018.05.13 18:45  
마지막 글, 소름 돋네요.
오렌지민트 2018.05.20 11:20  
스님의 대답에서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입니다.
진정한 의미의 '여행'을 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빵 대신 자유를 선택하기에 한국은 많이 버겁네요..
좋은 여행 되세요~
인디고11 2018.09.26 18:12  
진짜여행을 하시는군요.~~~^^ 잘 읽고 잘 봤습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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