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s story -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 돌아보기 세째 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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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s story -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 돌아보기 세째 날(1)

Moon 0 2965
앙코르 돌아보기


여행은 항상 내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고 또 다른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는 활력소와도 같다.





앙코르 왓트를 돌아본 어제는 비가 왔지만, 다행히 비는 오지 않지만, 날은 여전히 흐리다. 오늘은 다소 거리가 먼 반띠아이 스레이와, 반띠아이 삼레, 따 프롬을 돌아보게 된다. 특히나 따 프롬은 오기 전부터 그 명성을 들어 왔기에 나름대로 기대를 갖게 만든 곳이었다.

Kong의 뚝뚝이를 타고 가기에는 반띠아이 스레이는 다소 멀었다. 1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렸나 보다. 가는 길에 몇 몇 청년들이 다리 위에 모여 있는데, 왠지 느낌이 좋지 않다. 아니나 다를까 다리 한 면이 붕괴되어 있어서 뚝뚝이가 간신히 지나갈 정도의 폭 밖에는 남지 않았다. 청년들이 앞 뒤에 붙어서 지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자 Kong이 얼마간의 돈을 집어준다. 아마도 일부러 이렇게 만들어 놓고 통행료를 받는 것이 아닌가 싶다. Kong이 미리 돈을 준비한 걸로 봐서는 이미 오래도록 관행인 것 같았다. 조금은 씁쓸하다.

반띠아이 스레이 입구에서 그동안 여행중 알게 된 분들을 만나서 여행 정보도 서로 교환하고 잠시 수다를 나눴다. 서로 이름도 모르는데 오래도록 만나왔던 사람처럼 허물없이 얘기를 나눌 수 있게되는 것은 여행의 맛을 배가시켜주는 양념과도 같은 존재가 아니던가.

반띠아이 스레이 입구가 좁아보여서 별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입구를 지나서 펼쳐지는 모습은 순간 발을 옮기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움의 극치였다. "여자의 성(城)"이라는 뜻처럼 선들이 아름답고, 특히 부조물들은 그 양각이 여느 사원과 다르게 정교하고 깊이 새겨져 있어서 어느 한 곳에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 곳은 인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하는데 지금까지 봐왔던 곳들과는 또 다른 감동이었고, 정말 이것들이 돌을 이용한 작품인지 눈을 의심케 하였다. 이 곳은 최근까지도 도굴이 있었다하니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반띠아이 스레이 한쪽에서는 여전히 복원작업이 한창이다.

기대하지 못한 곳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한 탓에 다음 일정을 서둘러야 했다. 다행히 반띠아이 삼레는 그리 멀지 않았고, 예의 그 다리에서 kong은 다시 돈을 지불했다. 다리 아래로 보니 내린 비로 물이 불어나 트럭 한 대가 오도가도 못하고 물속에 박혀 있는 모습이 보인다.

붉은색 돌로 이루어진 반띠아이 삼레 역시 웅장한 자태를 고연히 내뿜고 있었다. 앙코르 왓트를 축소해 놓은 느낌과 또 바이욘 사원의 특징도 느낄 수 있어 낯익은 정감이 간다. 특히 햇볕이 쏟아지는 담을 따라 걸어보니 옛사람들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만 같다. 다소 앙코르 왓트와는 거리가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지는 않는 것 같지만, 문외한인 이방인의 눈에서 볼 때는 이런 숨겨진 곳곳의 유적들이 앙코르 왓트 못진 않은 값진 보석과도 같았다. 다시 한 번 앙코르 유적지는 발품을 팔아야 패키지 관광에서 느낄 수 없는 값진 경험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 프롬, 자야바르만 7세가 아버지를 기리기 위하여 쁘레아 칸을, 어머니를 위하여 이 사원을 건축하였다 한다. 튬레이더의 배경이 됐다는 소리도, 인디아나존스의 모티브가 됐다는 소리를 차치하더라도, 사원이 붕괴되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기 위하여 일부러 복원을 하지 않는 사원이라 하니, 처음 앙코르 유적지들이 세상에 다시 모습을 나타낼 때를 그려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던 유적지였다.

처음 따 프롬에 발을 디뎠을 때,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왜 복원하지 않을까 반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원의 크기도 웅장하고 여느 사원에 비교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건만, 그리고 생각 보다 그렇게 폐허로 보이지도 않았다. 되려 복원된 다른 사원 보다도 더 낫다는 느낌이 들었으니까...

그런데, 몇 발자국을 떼자마자 뭔가 묵직한 것으로 뒷통수를 맞은 그 기분은 감히 글로 표현을 하지 못하겠다. 커다란 나무들과 사원의 지붕이며, 벽이며 함께 뒤엉켜 있는 모습들은 충격이었다. 단단한 건축물, 동전 하나도 들어갈 것 같지 않은 이음새에 뿌리를 박은 나무들... 처음에는 조그만 씨앗으로 시작하였을테지만 억겁의 시간을 통해 어느 덧 사원의 붕괴를 가져올 만큼 자라난 모습... 인간이 자연을 딛고 문명을 건설하였지만, 결국 인간은 자연의 한 부분일 수밖에 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다른 한 편에서는 떨어져 나가는 돌, 무너진 돌을 나무가 휘감고 있는 모습들도 보이는데, 되려 무너지는 담을 나무가 받쳐주고 있는 형상이다. 그래, 어쩌면 같이 살아가자는 희망의 메시지가 아닐까...희망...

따 프롬을 나오면서 자연이 사원을 파괴하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하여 이 곳을 복원하지 않는 것은 인간의 또 다른 이기심인지, 아니면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것인지의 질문에 어느 한 편에도 손을 들어줄 수가 없었다.

이동시간이 긴 만큼 1시가 훨씬 넘어서야 숙소에 돌아올 수가 있었다.

12시부터 2시까지는 이 곳 사람들은 휴식을 취하고 일을 하지 않는다는데 연신 No problem을 연발하는 뚝뚝기사 Kong에게 미안한 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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