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파타야+꼬창+쑤린 여행기 6***글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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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파타야+꼬창+쑤린 여행기 6***글 추가!!!

필리핀 7 2166


섬에 오면 해변에서 뜅굴거리기가 취미인데...
해변 상태가 안습이다보니 영 땡기지가 않는다.
느지막히 일어나 일단 아침부터 해결하고
오늘 하루를 무얼 하면서 놀지 생각해보기로 한다.

메인로드에 통닭집이 2군데 있는데
한군데는 이제사 생닭에 양념을 바르고 있다.
그 옆집은 이미 몇 마리가 신나게 돌아가고 있다.
옆집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앉아서
닭 반마리와 쏨땀 타이와 찹쌀밥과 코코넛을 시킨다.
종업원이 "쏨땀 스파이시, 노 스파이시?" 라고 묻는다.
"스파이시!"라고 대답한다.
잠시후 다른 종업원이 와서 다시
"쏨땀 스파이시, 노 스파이시?"라고 묻는다.
"스파이시 오케!!"라고 다시 대답한다.
다른 음식은 다 나오는데 쏨땀만 아직 안 나왔다.
또 다른 종업원이 심각한 표정으로 오더니
"쏨땀 스파이시, 노 스파이시?"라고 3번째로 묻는다.
오 마이 갓!!!
뚜껑이 열리려고 했다...
"스파이시 여여~"라고 태국어까지 섞어서 강조했다.
그러나...
한참만에 나온 쏨땀은 너무너무너무 안 매웠다... ㅠㅠ
이렇게 만들어줄꺼면 왜 3번이나 물은 거지???
그것도 사람을 바꿔 가면서...
정말 미스테리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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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샌드 비치 메인로드에 있는 태국음식점에서 먹은 점심
통닭 반마리 80밧+쏨땀 30밧+찹쌀밥 10밧+코코넛 30밧
맛은 나름대로 괜찮았다...


우여곡절 끝에 점심을 먹고나서
해변에서 뜅굴거리기는 포기하고
반나절 투어를 가기로 한다.
슬로우 보트 타고 가는 350밧짜리는 자리가 없고
스피드 보트 타고 가는 450밧짜리가 있다.
할 수 없지 모...
숙소에서 기다리니, 오후 1시에 픽업하러 온다.
섬이 작으니 시간을 너무 정확히 지킨다.
카이 베 비치의 스피드 보트 선착장으로 이동하여
스노클 세트와 오리발을 고른다.
하지만 우리는 스노클이 있으므로 오리발만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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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 투어가 출발하는 카이 베 비치 여행사...


이날 반나절 투어의 일행은 스웨덴에서 온 노부부 3쌍,
(스웨덴판 '무자식이 상팔자' 클럽이 아닌가 싶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무척 재미있게 놀았다.)
미국에서 온 레즈비언 커플(???),
그리고 우리 부부였다.

스웨덴 할아버지와 미국녀들 사이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 대선을 주제로
가벼운 토론이 벌어졌다.
일단 부시 현 대통령에 대해
몇 마디 비난이 오간 뒤
너는 누구를 지지하느냐,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것으로 보느냐...
의 순으로 대화가 이어졌다.

스웨덴 팀은 오바마를 지지했고,
미국 팀도 지지는 오바마였지만
차기 대통령으로는 힐러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과연 미국인들에게
차기 대통령에 대한 판단 기준으로
성이 중요할까, 피부색이 중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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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의 와중에 배는 출발하여
10여 분만에 일행을 섬에 떨구어놓는다.
꼬창이 빤히 바라보이는 꼬욕이다.
해변은 화이트 샌드 비치보다 훨 났고,
투어 온 사람들밖에 없는 무인도여서
무척 조용하다.
고운 모래 위에 싸롱을 깔고 누워서
꼬창을 고즈넉히 바라보니
신선놀음이 따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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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치에서 3~4시간 쉬다 온다.
1인당 450밧, 픽업+스피드 보트 왕복+스노클 세트+오리발...


오후 4시쯤 되자 스웨덴 팀이 돌아가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메삔라이 캅~"

숙소로 돌아오니 얼추 오후 5시...
샤워를 하고 화이트 샌드 비치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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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화이트 샌드 비치는 낮보다 화려하다.
해변의 모래밭 위에는
깔끔한 식탁보에 촛불을 밝힌 레스토랑이
여럿 자리 잡고 있었다.
이런 낭만적인 분위기의 레스토랑은
꼬사무이나 필리핀 보라카이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기대도 안했던 차라 무척 반갑다.
오늘 저녁은 여기에서 하기로
모두가 합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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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음식을 시키고
파타야에서 사온 와인도 한 병 딴다.
와인 코크 차지는 100밧,
생선요리는 1마리에 200밧 내외, 꼬치류는 1개 60밧,
감자가 1개 60밧, 샐러드는 무료,
4명이서 배부르게 먹으니 1000밧 가량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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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도 시킬 겸 해변을 거닐다보니
럭키 벌룬을 띄우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럭키 벌룬은 원래 러이 끄라똥 축제 때
행운을 담아 띄우는 일종의 열기구인데
이제는 관광 상품화되어
태국 전국의 섬이나 해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수십 개의 럭키 벌룬을 연이어 띄우는 모습은
마치 하늘로 오르는 계단 같아서 무척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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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그 유명한 사바이 바가 눈에 띄었다.
마침 불쇼가 막 시작하려는 참이어서
해변에 마련된 삼각방석 자리에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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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태국에서 수십 번도 더 불쇼를 봐왔지만,
이 불쇼가 가장 짜임새가 있는 것 같다.
불쇼가 끝나자 공연자들이 조그만 통을 들고
팁을 받으러 다닌다.
우리도 흔쾌히 지폐를 몇 장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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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쇼가 끝나고...
편한 자세로 누워 하늘을 올려다본다.
머리맡에서는 우주의 왕관처럼
별들이 빛나고 있고...
발밑에서는 세상의 끝을 보고 온 파도가
거친 숨을 헉헉 몰아대고 있다...
지금 이 순간,
이공기,
이 냄새,
이 소리들...
죽을 때까지 영원히 내 기억에 남아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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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Comments
mloveb 2008.02.26 19:02  
  와 너무 멋져보이네요.....신랑이랑 꼭 같이 가고 싶어요...그나저나 전 요즘 보라카이에 한창 빠져서 언제 갈까 궁리만 하고 있지요
필리핀 2008.02.26 20:12  
  보라카이는 11월~3월에 가세요...
4월~10월은 영 아니에요...
가장 좋은 시기는 12월~1월...
고구마 2008.02.28 23:17  
  와~ 글이 추가 되니까 정말 더 좋네요.
미리 답사해주신 덕에 화이트 샌드 비치에서 좋은 식당도 가구요.
그러고 보니 샐러드접시에 우리가 먹을때는 없었던 파인애플도 있네요.
도기리 2008.03.01 23:19  
  세상의 끝을 보고 온 파도...
멋진 표현입니다.
아주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할리 2010.08.27 14:28  
역시 글솜씨가 대단하세요.  읽으면 읽을수록 자꾸만 빠져 듭니다.
남주 2012.01.16 23:37  
이 또한 엄청 뒷북 댓글입니다만...저도 태국 전역에서 불쑈를 봐왔습니다만, 꼬창 화이트샌드 비치가 최고인것 같아요ㅎㅎ
밝은미소2 2016.01.15 12:38  
따뜻한 날씨 해변에서 보낼 저녁시간 상상만해도 부럽습니다...현재 1월 체감온도 영하6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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