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고 특별할 거 없는 여행기14 (치앙마이 again)
아~ 함.... 늘어지게 늦잠을 잤다..
아침이면 어김없이 체크하는 어깨 상태. 오~ 오~ 어제보다 확연히 괜찮아졌다. 허브볼 찜질이
효과가 있나 보구나 ㅠ
코끼리 바지를 살겸 운동 겸 와로롯 마켓을 갔다. 코끼리 바지 이번에 첨 입어 봤는데...
세상편하다. 와~ 이걸 여태 몰랐다니; 집에 가져가서 입어야지. (밖에선 부끄럽다;)
걷다보니 점점 팔이 좋아지는 것 같아 상가 대형 선풍기 앞에서 재활훈련을 했다. 좋다.
확실히 좋아지고 있다. 어느정도 팔을 올리는 게 가능해졌다.
100밧. 이 가격에서 한 치의 변화가 없다. 다시 느낀 거지만 에누리는 없다. 크흠;
(90밧도 찾았는데 원하는 색이 없었음)
다시 찾아간 메디신 센터. 부제 잽잽이가 돌아왔다
(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태국어로 '잽'이 아프다임 )
이제 너무 익숙하다. 당당하게 들어가 줄을 서고 있는데 한 분이
"너 또 왔냐? 마사지 그렇게 매일 받는게 니 어깨에 좋지만은 않아 좀 쉬게 둬야해" 이러신다.
이분 가운을 입고 있고 걱정하듯이 얘기해 주신다. ㅠㅠ
"솜짜이 아저씨가 또 오라고 했는데요..." 얘기하니 어디론가 들어가신다.
돈 내고 올라가려니까 아까 그 분이 와서 혈압을 일단 재라고 한다. 오잉?
왜? 나 뭐 잘 못 될 수도 있는 건가?? (나중에 검색해보니 저혈압일때 마사지 받으면 안 좋다함)
삑. 혈압은 지극히 정상이다. 괜찮으니 올라가란다.
어깨를 돌리면서 체크하는데 이제 나의 비명은 거의 없다. 그 놀리는 언니도 다른 쪽에 있었는데
내가 조용하니 이제 수근거리지 않는다.
"better?" 아저씨가 묻는다.
"much better" 내가 답했다. 아저씨가 날 보더니 오~ 너 지금 웃고 있다? 어제만 해도 너
울상이었는데.
영어와 태국어와 바디랭기쥐의 콜라보. 완벽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나저나 어제까지 나의 표정이 그렇게 썩어 있었나요....
끝나고 나오는데 눈이 맞으면 서로 웃으면서 인사를 한다.
며칠 나왔다고 다들 알아봐주신다.. 태국분들 참 조으다..
여기 메디신 센터는 어디 아프거나 하신 분들이 오면 좋을 거 같다.
보통 물어보시는데 안 물어봐도 얘기를 하면 그 부분 신경써서 해 주신다.
마사지 받고 기분 좋아져 걷다보니 해질녘이 다 되었다.
어디엔가 홀린 듯 일몰을 보고 싶어서 계속 찾아 걸어갔다.
성벽 남쪽에서 계속 걸어가 봤지만 일몰을 볼 수는 없었다.
그래도 날씨 좋고 애들마냥 하늘 보면서 여기저기 걸어다니는 거 좋았다.
조금은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
여행을 하니까 기분좋은 걱정거리만 한 가득이다.
뭐 먹어야 하지? 뭐가 맛있지? 뭐 구경하지? 밤에 클럽갈까? 여기 마사지 샵 들어가볼까?
더 가면 일몰 볼 수 있나?
어깨 아픈 걱정거리가 없어지니까 다 행복한 고민만 잔뜩 짊어지고 태국을 싸돌아 다니고
있는 걸 알았다.
여행이 왜 즐거운지 하나 더 설명할 거리가 늘었다.
그나저나 일출 일몰.. 이번 여행에서 제대로 보긴 힘든건가;;;
일몰을 쫓아 하여없이 걷다가 돌아오는 길에 무슨 public park에 들어갔다.
조깅하는 사람들, 농구하는 이들, 집단 에어로빅 하는 분들
그리고. 세팍타크로를 하는 이들이 있었다.
이걸 실제로 볼 줄이야. TV에서도 보면서 와와 했는데 진짜 날라다닌다.
살펴보니 때린 발로 착지를 하는데 이 친구들 밸런스 잡는게 진짜 기가 막힌다.
키가 큰 친구가 공격수 자리에 있어서 설마 했는데 큰 친구도 어김없다. 와~
이거 재밌자나!!!
뜻하지 않은 즐거움 또한 여행의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