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들어버린 캄보디아 3
입장권을 끊고나서 안으로 들어가보니 위령탑에서부터 관람이 시작됩니다....
유령탑앞에 가보면 단앞에 향이 놓여져 있고
분향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3박4일 여행기간동안에 거의 유일하게 추가요금을 안받았던 곳이었던거 같습니다.
아로마가 취미중의 하나라서 집안에 향이 피워져 있으면 놀러왔다 질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래서 전 역으로 분향을 싫어합니다...
제 취미를 오해하기 만드니까요...
하지만 저를 제외한 다른 일행은 자연스레 향을 하나씩 집어들었습니다..
그 문화에 익숙치 않은 웨스턴들까지도....
잠시동안 분향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위령탑안으로 들어가서 구경했습니다..
킬링필드에서 발굴된 희생자의 유골을 모아서 안치했다고 했는데...
직업상 더 심한 것도 많이 보고 살았던지라 그 광경은 별로 충격적이지 않았지만
모아놓은 방식은 과연 이걸 안치라 부를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골하나하나에 대한 존중이 없이 그냥 돌쌓듯이 쌓아 놓았는데...
참 뭐라고 해야할지 정말...
훈센이 이 탑을 만들었는데 캄보디아 사람들은 이것을 싫어한다고 합니다..
화장을 못하고 유골을 놔두면 그 원혼이 승천하지 못한다나요...
전 그것과는 다른 이유지만 이런 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유골의 수가 많으면 많은 만큼 그 하나하나를 제대로 안치해야 할 터인데
죽어서도 존중받지 못하고 하나의 전시물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위령탑을 벗어나서 뒤쪽으로 나와보니 기억에 또렷이 남아있는 나무가 보입니다..
기억을 돕게끔 나무 밑에 친절히 영어로 설명이 붙어있습니다...
어린아이를 때려서 죽게한 나무 라고....
고교시절 교련시간에 반공교육을 받을때 크메르루즈에 대한 슬라이드를 보여줬는데
이 나무사진을 보여준 적이 있었습니다....
갓난아이를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나무에 던져서 죽게했다구요...
나무의 실제 사진과 더불어 아이를 죽이는 그 장면을 만화로 만들어서 친절히(?) 설명해 주었죠...
저를 포함한 전교생이 그날 밤은 공포에 잠을 설쳤던 걸로 기억합니다...
절대 우리나라는 공산주의의 마수에 빠져서는 안된다고 다짐에 다짐을 했었죠...
가까이 가서 보니 그 옛날의 섬찟함은 느껴지지 않고 그냥 평범한 나무일뿐입니다..
하긴 나무가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그 살인의 추억과 제가 받았던 반공교육과 이러한 모든 것과도 관련없이
이 나무는 그냥 나무일뿐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이 모든걸 기억하는 사람이 다 죽어 없어질지라도
아마 이 나무는 살아 있을 겁니다..
오죠의 명상집에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길가의 이름없는 나무와 풀 한포기는 존재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 행복을 느낀다고...
누군가가 자기를 알아주길 바라는 건 인간뿐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이 나무는 우리의 인식과는 상관없이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이 나무를 바라보며 섬뜩해 하는 우리를 비웃고 있을 수도 있죠...
이 나무 주위로 여러개의 구멍이 파여져 있는데 이게 모두 유골이 있던 자리입니다...
다 발굴된 것은 아니고 아직도 여기저기 뼈들이 남아 있는게 보입니다...
구덩이 가장자리를 천천히 돌아보는데 흙사이로 잡초들이 보이고
또 그 틈사이로 들꽃이 자라는게 보입니다...
킬링필드라는 딱지만 떼버리면 그냥 평범한 들판일 뿐입니다...
왜 이 평범한 들판에 그런 광풍이 몰아쳤을까요...
혼자서 사유하기엔 무척 벅찬 것을 느낍니다...
누군가와 얘기하고 싶은데 일행은 멀리 떨어져 있고 주변엔 웨스턴 하나뿐인데...
아까 물어보니 Germany입니다...
Germany와 genocide를 주제로 얘기한다....
저 그렇게 개념없는 인간 아닙니다....
이 킬링필드가 아무리 참혹해도 홀로코스트에 비견할 바 아닙니다...
그네들이 갖고 있는 상처를 건드리지 않는게 좋습니다....
누군가와 얘기하는 것을 포기하고 천천히 구경하고 있는 사이 아이들이 하나씩 옆에 모여듭니다....
전혀 신경을 쓰지 않으니까 갑자기 달라붙더니 원달러를 외치기 시작합니다...
전 일하는 자에게 팁은 후하게 주지만 거지에겐 한푼의 동전도 안주는 스타일입니다...
거기에 이 묘지에서 떠오르던 묘한 감상을 아이들이 깨뜨리니 짜증이 밀려옵니다...
아이들을 쫓아버리고는 옆에 있는 한 건물로 이동했습니다...
벽면에 사진과 몇개의 설명이 붙어있는 간이 전시실같은 건물인데...
내용은 가이드북들에 소개된거랑 거의 동일합니다...
단지 인물소개가 좀 추가되었을 뿐입니다...
그 내용에 관심있었다기 보다는 잠깐이나마 쉬고 싶었습니다....
들어온지 20분정도 밖에 안지났는데 마치 두세시간을 돌아다닌 기분입니다...
이 느낌은 저뿐만이 아닌듯 같이 들어왔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듭니다...
말은 안하지만 표정을 보면 다들 비슷한 기분이라는 거 잘 알 수 있습니다...
잠시동안 벽면을 보는 척 하면서 쉬고 있으니 일행들이 옵니다...
일행들 모습도 저랑 별반 차이가 나질 않길래
그만 보고 나가자고 했습니다.....
더이상 있다가는 이 묘한 공기에 질식할거 같았습니다....
밖에 나오니 롯이 걱정스런 눈길로 쳐다봅니다....
활기차게 웃으며 들어갔던 사람이 창백한 얼굴로 나타나니 걱정스럽나 봅니다..
괜찮다고 손을 저은 다음 일단 여기를 떠나자고 했습니다...
차를 타고 떠나면서 백미러로 보니 탑의 끝부분이 보입니다....
제 인생살면서 다시는 오지 않을 곳입니다...
오기 싫어서가 아니라 다시 올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각인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기 잊기 힘든 장소는 광주 5.18묘역 이후로 처음입니다....
이곳도 아마 5.18묘역처럼 제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
더한 곳을 보기는 앞으로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더하진 않았지만 그에 버금가는 충격을 다음 장소에서 경험했습니다...
바로 뚜얼 슬랭입니다....
유령탑앞에 가보면 단앞에 향이 놓여져 있고
분향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3박4일 여행기간동안에 거의 유일하게 추가요금을 안받았던 곳이었던거 같습니다.
아로마가 취미중의 하나라서 집안에 향이 피워져 있으면 놀러왔다 질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래서 전 역으로 분향을 싫어합니다...
제 취미를 오해하기 만드니까요...
하지만 저를 제외한 다른 일행은 자연스레 향을 하나씩 집어들었습니다..
그 문화에 익숙치 않은 웨스턴들까지도....
잠시동안 분향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위령탑안으로 들어가서 구경했습니다..
킬링필드에서 발굴된 희생자의 유골을 모아서 안치했다고 했는데...
직업상 더 심한 것도 많이 보고 살았던지라 그 광경은 별로 충격적이지 않았지만
모아놓은 방식은 과연 이걸 안치라 부를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골하나하나에 대한 존중이 없이 그냥 돌쌓듯이 쌓아 놓았는데...
참 뭐라고 해야할지 정말...
훈센이 이 탑을 만들었는데 캄보디아 사람들은 이것을 싫어한다고 합니다..
화장을 못하고 유골을 놔두면 그 원혼이 승천하지 못한다나요...
전 그것과는 다른 이유지만 이런 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유골의 수가 많으면 많은 만큼 그 하나하나를 제대로 안치해야 할 터인데
죽어서도 존중받지 못하고 하나의 전시물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위령탑을 벗어나서 뒤쪽으로 나와보니 기억에 또렷이 남아있는 나무가 보입니다..
기억을 돕게끔 나무 밑에 친절히 영어로 설명이 붙어있습니다...
어린아이를 때려서 죽게한 나무 라고....
고교시절 교련시간에 반공교육을 받을때 크메르루즈에 대한 슬라이드를 보여줬는데
이 나무사진을 보여준 적이 있었습니다....
갓난아이를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나무에 던져서 죽게했다구요...
나무의 실제 사진과 더불어 아이를 죽이는 그 장면을 만화로 만들어서 친절히(?) 설명해 주었죠...
저를 포함한 전교생이 그날 밤은 공포에 잠을 설쳤던 걸로 기억합니다...
절대 우리나라는 공산주의의 마수에 빠져서는 안된다고 다짐에 다짐을 했었죠...
가까이 가서 보니 그 옛날의 섬찟함은 느껴지지 않고 그냥 평범한 나무일뿐입니다..
하긴 나무가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그 살인의 추억과 제가 받았던 반공교육과 이러한 모든 것과도 관련없이
이 나무는 그냥 나무일뿐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이 모든걸 기억하는 사람이 다 죽어 없어질지라도
아마 이 나무는 살아 있을 겁니다..
오죠의 명상집에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길가의 이름없는 나무와 풀 한포기는 존재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 행복을 느낀다고...
누군가가 자기를 알아주길 바라는 건 인간뿐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이 나무는 우리의 인식과는 상관없이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이 나무를 바라보며 섬뜩해 하는 우리를 비웃고 있을 수도 있죠...
이 나무 주위로 여러개의 구멍이 파여져 있는데 이게 모두 유골이 있던 자리입니다...
다 발굴된 것은 아니고 아직도 여기저기 뼈들이 남아 있는게 보입니다...
구덩이 가장자리를 천천히 돌아보는데 흙사이로 잡초들이 보이고
또 그 틈사이로 들꽃이 자라는게 보입니다...
킬링필드라는 딱지만 떼버리면 그냥 평범한 들판일 뿐입니다...
왜 이 평범한 들판에 그런 광풍이 몰아쳤을까요...
혼자서 사유하기엔 무척 벅찬 것을 느낍니다...
누군가와 얘기하고 싶은데 일행은 멀리 떨어져 있고 주변엔 웨스턴 하나뿐인데...
아까 물어보니 Germany입니다...
Germany와 genocide를 주제로 얘기한다....
저 그렇게 개념없는 인간 아닙니다....
이 킬링필드가 아무리 참혹해도 홀로코스트에 비견할 바 아닙니다...
그네들이 갖고 있는 상처를 건드리지 않는게 좋습니다....
누군가와 얘기하는 것을 포기하고 천천히 구경하고 있는 사이 아이들이 하나씩 옆에 모여듭니다....
전혀 신경을 쓰지 않으니까 갑자기 달라붙더니 원달러를 외치기 시작합니다...
전 일하는 자에게 팁은 후하게 주지만 거지에겐 한푼의 동전도 안주는 스타일입니다...
거기에 이 묘지에서 떠오르던 묘한 감상을 아이들이 깨뜨리니 짜증이 밀려옵니다...
아이들을 쫓아버리고는 옆에 있는 한 건물로 이동했습니다...
벽면에 사진과 몇개의 설명이 붙어있는 간이 전시실같은 건물인데...
내용은 가이드북들에 소개된거랑 거의 동일합니다...
단지 인물소개가 좀 추가되었을 뿐입니다...
그 내용에 관심있었다기 보다는 잠깐이나마 쉬고 싶었습니다....
들어온지 20분정도 밖에 안지났는데 마치 두세시간을 돌아다닌 기분입니다...
이 느낌은 저뿐만이 아닌듯 같이 들어왔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듭니다...
말은 안하지만 표정을 보면 다들 비슷한 기분이라는 거 잘 알 수 있습니다...
잠시동안 벽면을 보는 척 하면서 쉬고 있으니 일행들이 옵니다...
일행들 모습도 저랑 별반 차이가 나질 않길래
그만 보고 나가자고 했습니다.....
더이상 있다가는 이 묘한 공기에 질식할거 같았습니다....
밖에 나오니 롯이 걱정스런 눈길로 쳐다봅니다....
활기차게 웃으며 들어갔던 사람이 창백한 얼굴로 나타나니 걱정스럽나 봅니다..
괜찮다고 손을 저은 다음 일단 여기를 떠나자고 했습니다...
차를 타고 떠나면서 백미러로 보니 탑의 끝부분이 보입니다....
제 인생살면서 다시는 오지 않을 곳입니다...
오기 싫어서가 아니라 다시 올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각인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기 잊기 힘든 장소는 광주 5.18묘역 이후로 처음입니다....
이곳도 아마 5.18묘역처럼 제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
더한 곳을 보기는 앞으로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더하진 않았지만 그에 버금가는 충격을 다음 장소에서 경험했습니다...
바로 뚜얼 슬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