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뇽이의 태국-라오스 여행기(21.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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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뇽이의 태국-라오스 여행기(21.끝)

하로동선 6 498

- 산호섬 가는 길 -

 

2018년 1월 30일(화). 아침을 먹으려고 숙소를 나왔다. 아침 8시30분이란 시각은 파타야에서 꼭두새벽에 해당하나보다. 대부분의 가게는 문을 열지 않았다. 따라서 아침을 먹는 것부터가 숙제이다. 물론 아무데나 들어가서 국적불명의 음식을 먹는 일은 가능하겠지만, 그건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한참 돌아다니다가 이 노점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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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밥에 반찬 두어 가지를 골라 담았다. 내가 원하는 덮밥이다. 파타야의 서민들은 이곳에서 이런 음식을 먹고 출근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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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골목을 빠져 나가면 비치로드가 나온다. 그냥 호텔 앞에서 타도 될 것 같은데 썽태우가 다른 데로 갈지 모른다는 생각에 안전하게 비치로드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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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밧짜리 썽태우를 타고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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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하이 선착장에 와도 티켓은 배 안에서 직접 구입하는 것이므로 그냥 이렇게 길을 따라 들어갔다. 여기서도 떼를 이루고 있는 중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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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고 바라보는 파타야 시내. 높은 건물도 많고 상당히 멋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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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여객선이라 나반 선착장으로 향했다. 한 30분 정도 지나니까 저렇게 산호섬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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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선착장에 닿으니 모두들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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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호섬 -

 

파타야에 오는 패키지팀들은 빠지지 않고 오는 곳. 현지어로는 [꼬 란]인데 우리는 흔히 산호섬이라 부른다. 파타야 자체가 원래는 한적한 어촌 마을이었던 곳이 베트남 전쟁 때 미군의 병참기지로 쓰이면서 오늘날처럼 커진 도시이다. 그리고 산호섬은 그 파타야의 진주같은 존재이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곧바로 싸매 비치로 가는 바람에 몰랐는데, 오늘 이렇게 마을이 형성된 나반 선착장으로 들어와 보니 그 시절과는 또 다른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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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반 선착장 부근에서도 해수욕이 가능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썽태우를 타고 어디로든 들어간다. 내가 향한 곳은 누알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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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작은 해변이다. 물색깔이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 예전에 싸매비치에 갔을 때는 이곳의 물이 이렇게 예쁘고 좋은지를 몰랐었는데 그런 면에서 이번 여행은 산호섬의 재발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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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나오는 게 쉽지 않다는 점. 물놀이를 즐기는 것이 아니다보니 맥주 한병 마시고 바다에 들어가서 인증샷 한번 찍고 나서 나가고 싶은데, 이게 만만치가 않다. 들어올 때 탔던 썽태우를 이용하면 되는데, 10명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지금은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니 누가 나가겠는가! 그래서 사람이 8명 더 오기를 기다리느니 그냥 걷기로 했다. 걷다가 차오면 타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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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에 이 길을 걷는 것도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다만 이렇게 걷다 보면 오는 차가 있겠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것보다는 나아 보였다. 이렇게 걷다 보니 아닌게 아니라 오토바이가 왔다. 나는 무조건 잡았다. 가격은 얼마여도 탈 생각이었다. 하하... 그렇게 나반 선착장으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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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타야 시내 관광 -

 

다시 배를 타고 파타야로 나왔다. 한낮의 워킹 스트리트는 어제처럼 따가운 햇볕에 엿가락처럼 늘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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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그냥 아무 식당에 들어가서 볶음밥과 똠얌꿍을 주문했다. 예전에 가족들이랑 방콕에 왔을 때 람푸하우스에서 12월 31일을 맞은 적이 있다. 그때 게스트하우스에서는 투숙객을 위해 저녁식사를 무료로 제공했는데, 메뉴가 볶음밥과 똠얌꿍이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이 두 음식이 궁합이 맞는 모양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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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나니 다시 심심...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돌아다니는거다. 여기를 또 언제 와 보겠나 하는 마음으로 계속 걸었다. 마사지가게와 바, 그리고 숙소들... 문득 여기서 묵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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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내가 필요로 하는 유흥시설은 모두 한군데 모여 있다. 돈이 많이 들 것 같지도 않고. 놀다가 피곤하면 바로 들어가서 자면 된다. 이런 곳이 천국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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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왔을 때는 크고 웅장하게 느껴졌던 로얄가든플라자도 이젠 아담해 뵌다. 이렇게 세월은 흘러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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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사지 가게는 서비스와 매춘 사이의 딱 중간에 있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내가 여러 군데를 가 봤는데 전부 그랬다. 예전에는 정말 안 그런 곳도 있었는데, 이젠 그런 곳의 수가 가뭄에 콩 나듯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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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한국으로 -

 

이제 여행은 끝났다. 레드 플래닛 호텔에서 짐을 챙겨서 나왔다. 근데 저기 왜 s가 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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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렀다. 우리처럼 화장실도 가고 음식도 사 먹을 수 있는 곳이다. 근데... 화장실에서 우연히 우리 운전기사의 성기를 보았다. 와... 정말 엄청나게 크다. 내가 나이 오십이 넘었는데 이렇게 큰 사람은 처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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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완나품 공항 출국장. 똑같은 공항이지만 도착했을 때와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아쉬움... 16박 17일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데도 마음 한 구석은 이렇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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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은 이렇게 멋지다. 하지만 지금은 이제 여기를 떠나면 또 언제 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여행에서는 태국 북부의 많은 곳을 돌아봤다. 나중에 미얀마를 갈 기회가 생기면 방콕으로 들어가서 쑤코타이 들러서 매쏫으로 빠지면 되겠구나... 그러면 태국여행은 이번이 마지막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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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1) 저는 이렇게 돌아왔습니다. 긴 여행기를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 여행이라는 것이 중독성이 강해서... 저는 이번 겨울에 다시 떠나려 합니다. 이번에는 베트남 남부와 캄보디아 프놈펜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가족들을 데려가려고 설득 중인데, 반정도 승낙을 받았습니다.

3) 저는 2000년 여름에 베트남에 다녀온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제게 첫 번째 해외여행이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장면들은 많지만, 특히 호치민 전쟁박물관에서 본 전쟁의 참상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때 저는 생각했습니다. 내가 나중에 자식을 낳으면 꼭 그들을 데려오리라... 잘하면 돌아오는 겨울에는 그 결심을 실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가족을 대동할 때는 제가 며칠 일찍 가서 현지답사를 좀 해두고 가족들을 공항에서 맞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이번에 처음 해 봤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보다 시간이 많은 직업을 가졌으니 가능한 얘기입니다.

5) 이제 담배는 완전히 끊었습니다. 제가 라오스의 곳곳에 붙은 금연 표지판을 보고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각설하고, 이제 흡연자는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입니다. 아직도 담배를 피우십니까?

6) 마지막이라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았네요. 여러분들께서도 즐겁고 행복한 여행 많이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6 Comments
신월동소맥요정 2018.03.24 03:50  
여행기글 잘봤습니다 음... 저는 마지막부분  1,2,3,4 전부 동의하는데 5번은좀 아닌것같네요 흡연이잘못된게아니라 담배연기로 피해를끼치는 몰상식한행위가 잘못되었다고생각합니다. 물론저는 담배를 피지않습니다만 흡연자를 시대에뒤떨어졌다고 일반화하시는건 보기좋지는않네요.
아무튼 글은 정말잘읽었습니다.
하로동선 2018.03.24 08:33  
좋은 지적입니다. 제가 말을 하다 보니까 너무 많이 나갔네요. 앞으로 좋은 여행 많이 하세요.
무한호기심 2018.03.24 06:48  
여행기를 읽고서 몇개월 전의 파타야에서 기억이 새록~~새록..워킹스트리트에서 한 블륵 옆길에서 방콕행 성태우 요금 2000바트 요구하여 거절하고 걸어서 간 기억이...ㅎㅎㅎ
하로동선 2018.03.24 08:35  
방콕까지 썽태우요? 택시도 아니고 썽태우는 많이 불편할 것 같네요. 게다가 2000바트 너무 심하구요.
박데레사 2018.03.29 17:37  
정말 잘 읽었어요
저도 치앙마이 한 달 살아보기 하려고 계획 중인데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행복하셨겠네요 ~
하로동선 2018.04.01 09:32  
네 맞아요. 그래서 돌아온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벌써 다음 여행을 생각하고 있답니다. 데레사님도 치앙마이 한달 여행 잘 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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