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아의 똥고집여행 8월 28일 -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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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의 똥고집여행 8월 28일 - 2편

달의 레아 7 3406


인간은 이성적 생물이다.
질풍노도의 시기가 언제였던지, 있기는 했던건지 가물가물한 이 나이에
울컥한다고 그때마다 사람 멱살을 잡을 순 없지 않은가?
여튼 엄마가 외국인한테는 잘해주라고 해서 한번 참았다.

아직도 끝나지 않는 웃음으로 비실거리던 Hongee를 찢어진 눈으로 흘겨주
고 다음 코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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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톰 남문 전경)

앙코르 톰의 남문으로 입장. 듣던대로 길 옆으로 신?천사?와 악마가 대립중.
얼굴이 온전히 남아있는것은 몇개 안되지만, 살펴보면 석상의 표정이 확연히
다름을 알수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난 악마쪽이 훨씬 매력적이고 잘 생겼을거라 확신한
다. 물론 말발도 훨씬 셀거고.. 영업도 얼굴이 좀 생겨줘야 먹히는 것처럼,
쥐뿔도 없이 사람들을 꼬여낼때는 번지르르한 얼굴만한게 없다.

그럼에도, 대부분 악마는 차마 눈뜨고 봐주기 어렵게 표현되곤 한다. 아마도
친근하게 느껴서는 안되기 때문인건가..여기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하기사
너무 예쁘게 표현해서 반해버림 그대로 악마숭배가 되는거겠지......-_-

흠.. 그럼 만약에 하늘에서 동방악마들과 소방천사들이 내려와 선과 악의
싸움에서 어느 한편을 선택하라고하면 어쩐다..

시각적인 효과에 너무나 약한 본인인지라 옳고 그름은 개나 줘버리라고
한 후 예쁜게 착한거고 이기는게 정의라고 박박 우겨대며 동방악마쪽에 달싹
달라붙어 꿈에도 소원인 '오빠(?) 멋있어~'를 연발하겠지..
어...생각해보니 좀 난감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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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쪽? 석상. 뭐가 그리 심술이 낫는지 하나같이 표정들이 삐져있다.
달래서 사탕이라도 좀 쥐어주고싶을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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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 천사?들의 석상. 상대적으로 여유롭고 온화한 표정이다.
정의는 승리한다 이건가?)

잠시 쓸데없는 선악의 정체성에 대해 방황하다 지나가는 사람붙잡고 염치불
구하고 사진찍어달라 부탁한후 어정쩡한 미소와 뻣뻣한 포즈를 잡았다.

홀로여행하며 가장 걱정되었던건 사실 다른데 있지 않았다. 바로 사진.
비록 어딜가도 빠지는 인물이나마.. ㅠ.ㅠ 본인사진찍는걸 꽤 좋아한다..
오랜 세월이 흘러 뒤돌아봤을때
아..이때 내가 이렇게 생겼었구나..이 시간 속의 나는 어디에 있었고, 어떤 기
분이었는지.. 추억을 되살리는데 사진만한게 있을까?

물론, 기억조작을 위해 실물보다 낫게 나온 사진만을 남겨놓는 치밀한 센스.
므흣~

그러나.. 우려했던 대로 지나가는 행인 A씨는.. 너무나 배려심이 출중하신 분
이라 알아서 몹쓸 얼굴을 철저히 배제하고 배경에 치중하여주셨다 .. ㅠ.ㅠ
.. 아아.. jegi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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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바욘의 미소. 저 머리에 난 풀의 생명력과 탁월한 위치선점에 박수를)

바욘의 미소는 인자와..자비와..에..또 뭐라더라? 좋은건 다 갖다 붙인 걸
상징한단다.. 아무리봐도 이죽거리는거 같은데.. 잘봐줘야 히죽이다.

모나리자랑 비슷한건가.. 보여지는 건..결국 보는 사람의 심리상태를 반영하
는 것이다. 어떤 이에겐 더 없는 자비로운 표정이고... 나같이 꼬인사람한테
는 더없이 죽방날려주고싶은 얼굴인게다.

미안해요 mr.바욘... 강호동 닮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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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쉬~한 돌사자의 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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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욘사원앞 알바생들? 함께 사진찍는데 1$ 주로 단체관광객분들이 많이들 찍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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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는 을씨년스러운 느낌이지만.. 실제로는... .... 표현불가.
알고싶다면 꼭 방문 하라! ..무엇을 상상하던 그 정도는 볼 수 있다)


왜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옛 건축물들은 나에게 너무나 매력적이다..
건축하고는 아무런 관련도, 지식도 없지만, 인간의 힘으로 만들어낸 그들의
생활과 역사와 문화가 멋지게 결합된 결정체로 생각된다. 특색있는 새로운 곳
을 보는 건 언제, 어느 곳이든 기분좋은 일이다.

제대로 기분 up한 상태로 이곳저곳을 사춘기소녀 마냥 팔랑거리며..
다니고싶었지만..몸은 무겁고 날은 푹푹 쪘기 때문에.. 다리를 질질 끌면서

땀으로 광낸 얼굴을 헛되이 손수건으로 문질러가며 이곳 저곳을 누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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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선정한 Miss 압사라. 허리선 예술. 그치만..언니를 보니 내가 다
가슴이 아푸오.. 어찌 거기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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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사원답게 단체여행객들이 많다. 쓸려다니다보면 재미있는 설명도
들을 수 있고, 몰랐던 것들도 알 수있어 좋지만..그래도 아직은 내 하고픈대
로 할 수있는 못된 자유여행이 좋다. 단체보단 개인우선주의라..ㅎ....)

특유의 다 쓰러져가는(?) 분위기와 섬세한 조각들 ..
정신적으론 너무 좋은데..문제는..
..벌써 내 몸이 휴식을 갈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모자란 몸둥이 같으니..
시원치않은 체력을 가지고 남은 여행을 어찌할지..내 자신이 깝깝스럽다..


To be continue..

7 Comments
앨리즈맘 2007.09.16 17:46  
  사자 응가 하는것 같아여
홀로남 2007.09.16 21:08  
  돌사자 뒤태는 첨으로 봅니다.
항상 걍 지나쳤는데....
달의 레아 2007.09.18 09:03  
  저에게는 돌사자의 힙라인이 왠지 인상적이었어요..ㅋ
새우눈 2007.09.18 18:34  
  레아님의 여행기는 너무 재미있습니다. ^^
계속 기대할께요. ^^
surejin 2007.09.19 20:46  
    갠적으로 앙코르 ..넘 좋아하는데.. 같은곳을 ..
 참 즐겁게 재미나게 보시네요^^ 다음 여행기도 기대만빵 ^^
달의 레아 2007.09.19 23:31  
  허접스런 글을 재미있게 봐주시니 제가 다 고맙네요..
^^
edition 2009.06.19 22:56  
레아님 글 은근히 매력있어요  ㅋㅋㅋ 잘 읽고 갑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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