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내게 준 선물 - 5탄
5>3월 18일(일) 오후 6시 프놈바켕에서
앙코르왓 천상계에서 생수장사를 하면 대박이 날꺼라고 뜻을 모으며 목마른채로 앙코르왓에서 내려오는데 비가 한두방울씩 떨어진다.
에구 해뜰때부터 날이 흐리더니..결국은 비로 마감되나 보다. 그래도 덕분에 앙코르왓에서는 불어오는 바람을 한가로히 맞으며 유유히 신들의 정원을 거닐 수 있었다.
더 이상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날은 어둑어둑해지는데 계획대로 프놈바켕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우리 기사가 권하는데로 시장구경이나 나설것인가.
다섯명이 잠시 의견을 모은끝에 3:2로 프놈바켕으로 향했다. 마음은 급하고..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해야 할텐데.. 결국은 무어 그리 바쁜지 뛰다시피 걸어서 도착한 프놈바켕..
한눈에 보인다. 앙코르왓이며 앙코르톰이며 정글의 흔적이며 저 멀리 신들의 정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시원한 바람까지 금상첨화로 불어주고. 그래 역시 올라오기를 잘했어,
어차피 해넘이를 보긴 틀린거고 잠시만 이대로 시야를 가로 막는 것 하나없이 탁 트인 사방을 둘러보며 앙코르왓의 여운을 즐기다가 네 번째 동영상 편지를 띄운다.
함께 간 이승희 팀장님의 아이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UCC다. 이번엔 우리 네명도 함께 출연한다. 손도 흔들고 바깥 경치도 보여주고. 그애들도 이곳에 오고 싶어질 거야. 그리고 조만간 올 날이 있겠지
사방이 흐릿했던거 같은데 점점 붉은빛으로 물들어간다. 어, 어 하는 사이에 붉은 기운이 가득하다. 기회를 놓칠쏘냐.. 남는건 사진이라는 일념하에 열심히 셔터를 눌러댔다. 긴 하루를 마감하며 드디어 이곳 앙코르 제국에도 해가진다.
*2002년에 반티 스레아이앞 노점에서 샀던 끄로마다. 동남아길에서 요긴하게 잘 쓴 물건들 중 하나가 태국에서 80바트에 산 긴 싸롱과 이 끄로마이다(아마 1달러쯤 준것으로 기억된다)
*끄로마는 머리에 써서 햇볕도 막고 추울때 팔도 감싸고 비키니위에 랩스커트 대용도 하고 등등.. 그리고 싸롱은 수영복 위 전체를 감싸거나 무언가 침대 시트가 찝찝할때 시트대용, 왕궁입장때는 치마로, 야간버스에선 이불대신으로 활용한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끄로마를 쓴 이 사진은 연출한 것도 아니고 안한것도 아닌 사진이다. 천상계에서 끄로마를 둘러 쓰고선 혼자 이쁜척 놀이하고 있을때 우리 직원이 찍은 거 같다
*개인적으로는 내 옆얼굴이 비스듬히 나온 두번째 사진을 제일 좋아한다. 그날의 여유로움이, 길 위에서 쉬어감의 생생함이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