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앙코르 여행 -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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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앙코르 여행 - 2일

최동규 0 2835

2007년 우리 가족 앙코르 여행기


21일(토) - 둘째날


오늘은 앙코르왓으로 일출을 보러가기 위해 4시 30분에 기상했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일어나다니...그리고 일출을 보다니...기적이다.

5시에 앙코르 왓에 도착하니 세계 각국의 관광객이 일출을 보러 모여들었다. 왕코르 왓으로 들어가는 입구인 해자에 빠질지 모르니 랜턴을 준비하라는 여행기를 보고 랜턴을 준비했는데, 도착한 시간에는 이미 랜턴이 필요 없을 정도로 희뿌연한 상태가 되었다.

12세기 초반 수리야바르만 2세가 지은 앙코르 왓은 비슈누 신에게 바친 힌두사원인데, 그 웅장함과 섬세함이 앙코르 유적군 중에서 으뜸이다.


캄보디아 국기의 문양이기도 한 앙코르 왓의 3개의 탑 뒤에서 떠오른 태양을 바라보며, 다시 인생을 사색한다. 이렇게 일몰과 일출을 자주 보다보면 철학자가 될 것 같다. 구름이 조금 끼기는 했지만 그래도 일출 구경하기에는 지장이 없는 날씨이다.


호텔로 돌아와 아침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에 7시 30분에 오전 관람을 위해 출발했다.


처음 목적지는 반띠아이 쓰레이. 10세기 후반에 시바신에게 바쳐진 신전으로서, 가장 여성적 아름다움을 갖춘 신전으로 평가되는 곳이다. 나중에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된 앙드레 말로가 젊은 시절 이 사원에서 1931년에 도굴했다가 발각되어 망신을 당한 일화가 유명하다.


다음 목적지는 지뢰박물관. 크메르 루즈 군에서 직접 지뢰를 매설하던 아키라 씨가 운영하는 곳이다. 지뢰의 위험을 알리고 지뢰 피해자를 돕기 위해 만든 박물관이다. 무료라고 하던데, 1~2달러 정도를 받았다(정확하게 얼마인지는 기억 나지 않음). 책자에는 앙코로 매표소 주변에 있다고 나와있지만, 실제로는 반띠아이 쓰레이 가는 중간에 있다. 옮긴 것은 아닌지.... 지뢰로 손발을 잃은 청소년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기부금을 내도 전혀 아깝지 않은 그런 곳이다.


그 이후에는 반띠아이 쌈레를 방문했다. 이 곳은 12세기 후반에 수리아바르만 2세가 비슈누신을 위해 지은 힌두교 사원이다. 여행기를 보면 사람 마다 좋아하는 곳이 조금씩 다르던데, 우리 아이들은 이곳을 좋아했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더더욱...


점심은 기사가 추천한 보라이쏘완이라는 크메르 음식점으로 갔다. 기사가 적극 추천하길래, 기사에게 조금 혜택이 가겠거니 하고 갔다. 이곳에서 전통음식인 아목과 락록을 먹었는데, 맛은 별로다.


호텔로 돌아와서 막간을 이용해서 호텔 수영장을 아낌 없이 사용해주었다. 2시 30분에는 앙코르 톰으로 출발. 앙코르 톰은 앙코르제국의 수도로서 '거대한 도시'라는 뜻이다. 인구가 100만명이었다고 한다. 당시 런던의 인구가 5만이었다니 엄청난 규모이다. 앙코르 톰에는 남문, 바이욘, 바푸온, 삐미아나까스, 왕궁, 쁘리아 빨리라이, 끌리앙, 문둥이왕 테라스, 코끼리 테라스 등의 관람꺼리가 있다.


먼저 남문에 도착했다. 앙코르 톰의 4개 성문 중 남쪽 탑문은 씨엠리업과 연결되어 있어 주로 이곳으로 드나들게 된다. 자야바르만 7세(앙코르 유적의 상당 부분은 이 왕이 건축했으며, 시기적으로는 앙코르제국의 후반부 번성기 에 해당된다)가 지은 불교식 문이다.
하지만 다리 난간에는 힌두교의 신들이 배치되어있어서 불교와 힌두교가 공존하는 양상이다. 실제로 힌두교에서는 부처를 비슈누 신의 화신 중 하나라고 본다. 그리고 힌두교에서는 불교를 힌두교의 한 유파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교각 양옆에는 착한 신과 악마가 일렬로 늘어서서 거대한 뱀을 잡아당기는 힌두교의 창세신화인 우유바다휘젖기(유해교반)가 연출되고 있다.


남문을 넘어서 조금만 차를 타고 가면 바이욘이 나온다. 역시 자야바르만 7세가 지은 불교식 사원이다. 50여개 정도의 거대한 탑에 4면으로 부처의 얼굴을 새긴 사원으로, 단지 부처의 얼굴만이 아니라 자야바르만 7세의 얼굴이기도 하다. 크메르의 미소라고도 불리우는 엄청난 조각물이다.


1층 벽면에는 당시의 생활상이 잘 조각되어있다. 다른 유적은 주로 신화가 소재였는데, 이곳은 당시의 생활상이 소재이다.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분들을 만난 관계로 오늘은 이분들과 함께 벽면 일부만 보고 2층으로 올라갔다(못본 부분은 나중에 다시 보았다).


이어서 바푸온, 삐미아나까스, 왕궁을 관람했다. 삐미아나까스는 역대 왕들이 밤마다 인간 여자와의 잠자리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탑 꼭대기로서 뱀의 딸이 거처하는 곳이다. 원래 크메르족은 인도의 귀족 남자와 캄보디아의 토착 뱀과의 혼사를 통해 형성되었다는 신화가 있는데, 아마도 뱀의 딸들의 권세가 강했던 것 같다. 매일 높은 곳을 네발로 기어서 왕이 올라가서 몇시간을 있다가 내려왔다고 하는 곳인데, 가서 보니 규모가 작다.


이어서 문둥이왕 테라스와 코끼리 테라스를 관람했다. 코끼리 테라스는 군대 사열할 때 쓰였다는데, 그 규모가 지금도 몇십만명의 대군을 사열할 정도이다.


저녁식사는 일본의 NGO가 운영하는 모로포 카페에서 했다. NGO가 운영한다고 해서 호기심에 가보았는데, 가격 싸고 맛도 있지만 NGO가 하는 곳 다운 별다른 특징은 없었던 것 같다. 하여튼 가격 대비 만족도는 높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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