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 앙코르 여행 - 5일
2007년 우리 가족 앙코르 여행기
24(화) - 다섯째날
오늘은 일출을 보러 4시에 일어나서 4시 45분에 쓰라 쓰랑으로 출발했다. 지난 번에 앙코르 왓에 일출 보러 갔을 때 5시에 출발하니 약간 밝아오기 시작해서 이번에는 아예 15분 정도 앞으로 당겼다.
앙코르 왓에는 사람이 많더니 이곳에는 관광객이 없다. 단지 새벽에 그물을 놓는 현지인들만 있다. 조금 지나니 이곳에도 일출을 보러 오는 사람이 있기는 하다.
하늘을 붉게 물들이면서 떠오르는 태양은 어느 덧 호수에도 불을 질러놓은 것 같다. 엄청난 광경이다.
식사 후 7시 30분에는 똔레 쌉으로 갔다. 지금은 우기라서 호수는 커진 편이다.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조그마한 집, 헐벗은 아이들...가슴이 답답하다.
우리는 글로벌 게스트 하우스를 통해 예약했기 때문에 글로벌 손님을 주로 태우는 배로 이동한다. 우리 가족 4명이 배 한대를 타고 간다.
수상가옥 사람들은 물 위에서 산다. 우리가 보기에는 완전 흙탕물인데 그걸로 목욕도 하고, 빨래도 하고, 설거지도 한다. 수상학교, 수상교회 등 모든 것이 신기했다.
압권은 양동이 타는 베트남 소년이다. 이곳에는 베트남 남민이 10% 정도 산단다. 좌우지간 한 소년이 양동이를 타고 배를 쫒아오는데 막대기 하나로 어찌나 빠른지 신기할 정도이다.
큰 배위에 올라가니 악어도 보여주고, 뱀을 목에 감고 있는 소녀도 있다. 우리도 뱀을 목에 걸고 찰칵.
선착장에 도착하니 애들이 몰려든다. 이곳 애들은 악착같다. 사탕 봉지를 꺼내니 거의 우격다짐으로 뺏어가려고 한다. 여러 개 받는 애들 때문에 하나도 못 받는 아이들이 안됐다.
10시 30분에는 올드마켓에 갔다. 물건을 조금 산 후 툼 레이더 촬영 당시 안젤리나 졸리가 자주 찾아서 유명해진 레드 피아노라는 레스토랑에 갔다. 아직 식사 때는 아니어서 아이스크림만 먹고, 구경 다니다가 점심은 베이징 레스토랑에서 먹었다. 책자에는 한국인이 많이 가고 메뉴판에 한국인의 추천글도 있어서 음식 선택에 실패할 확률도 낮고 맛있다고 해서 갔는데, 조그만 길거리 식당으로 맛은 그저 그랬다. 대신에 가격은 오케이.
2시 30분에는 앙코르제국의 초기에 해당하는 9세기 초반의 수도였던 롤루오스 유적군으로 출발했다. 원래는 안볼 생각이었는데, 일정이 2일 늘어난 관계로 가보기로 했다. 롤레이, 쁘레아 꼬, 바꽁 등 3군데를 보았는데, 초기답게 아직은 규모가 작았다. 하지만 후대 모습의 씨앗은 간직하고 있었다.
이중에서 바꽁은 그나마 규모가 웅장했다. 어쩌면 바꽁 정도의 규모가 좋지 않았을까? 걷기도 힘든 그 더운 곳에서 왕마다 경쟁적으로 엄청난 건축물을 지어대느라고 당시 백성들은 죽지 못해 살았을 것이다. 아마 이런 잘못된 풍조도 멸망의 한 원인이었으리라.
별로 볼 게 없는 관계로 관람을 간단하게 마치고 5시경에 센트럴 마켓으로 갔다. 센트럴 마켓은 올드마켓 보다 현대적으로 바뀐 관광객 대상 시장이다.
간단한 쇼핑 후 팝 스트리트로 옮겨, 다리를 쭉 펴고 편하게 쉴 수 있는 커다란 소파가 특색인 블루 펌프킨에 갔다.
휴식과 간단한 음료, 간식 후에 우리는 아무래도 먹은 것이 부족하여 이번에는 피자집에 가기로 했다.
뉴욕에서 얇은 피자맛이 아주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일부러 갔는데, 하필이면 우리가 시킨 것은 별로 였다. 종업원이 오늘의 스페셜이라고 추천해서 시켰더니, 빵 위에 채소, 거의 생고기 수준인 훈제 고기 등이 얹혀진 것으로서 먹고 싶던 피자는 아니었다. 아쉬운 저녁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