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2009 [3] 캄보디아에서 도둑 맞은 여권과 지갑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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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009 [3] 캄보디아에서 도둑 맞은 여권과 지갑 그리고..

수이양 7 3261

07 MAY 2009

Cambodia Sihanouk Ville

 

 

 

AM 06:30

 

아침부터 분주하다. 다들 방콕으로 가고, 나와 JOY 는 또 다시 프놈펜으로 갈 준비를 한다.

 

-프놈펜 07시 AM 버스

-방콕 7시 30분 AM 버스

 

우리랑 일정을 같이 하면서도 어울리기보다 혼자 있기를 좋아했던 Jenny  는 자부심 강한 유태인이었다.

그러면서 돼지고기를 참 좋아했던 -_-; 

..  jenny 의 본명은 nasharlr(?).. 범접하기 힘든 발음 이기에 jenny 라고 부르리고..

 jenny 라는 이름이 자기와 무척 어울리는것 같지 않냐고 해맑게 웃던 이 친구에게 이제 어쩌면 마지막 인사를 해야 한다.

 

수이: 방콕에서 다시 너를 볼수 있길 바래. 

jenny : 나도 그러길 바래.  행운을 빌어. 

 

짧은 인사와 마지막 포옹..

난 당시 상황이 너무 싫었다. 나도 내 여권을 가지고 방콕으로 가고싶었다. 정말.. 진심으로..

이런저런 생각이  또 다시 울컥 한다. 이 친구, 다시는 못볼것 같은 마음이 내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

 

테라스에서 잠시 고개를 숙이는 동안, 조이가 부드럽게 말을 건낸다.

joy : jina, ramos 에게도 인사 해야지..

 

Ramos 에게 마지막일지 모르는 인사를 건내려 하니 눈물이 흐른다.

3주 동안 함께 없는, 그리고 있는 고생 다 하며 여기까지 왔는데..  

나의 영어 선생님이 되어주겠다고! 큰소리 빵빵치던 ramos , 사실 프놈펜에 함께 가는 JOY 보다 Ramos 가 내게는 좀 더 친근했었다.

 

'R 발음'이 그렇게도 안되냐고 넌 참 이상한 아이라며 구박 하고, 자기 여자친구 사진을 보여주며,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며 너는 감히 범접할수 없다고 말하면서, 다른 외국인이 말을 걸어 오면, 어메이징한 한국인을 만나 이번 여행은 너무 신난다고 말을 하던 아이..

 

"ramos..   see you ..  "

 

내가 할수 있는 전부의 말이었다.

 

ramos 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살짝 미소를 지으며 팔을 벌린다.

어쩌면 긴 포옹이 너무나도 짧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주책맞게 눈시울이 붉어진다. ..

 

적지 않은 여행을 다니며, 수 많은 사람을 만나고, 또 수 많은 사람들과 이별을 했었지만 눈물이 흐른건 처음이었다. 치앙마이에서 만나, 빠이에서 함께 지낸 시간들, 그리고 우연찮게 카오산로드에서  만난뒤 함께 캄보디아에 오기까지.. 

 

'bye.. Ramos '

 

[RAM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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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7:00

 

 

-_-...

지금생각해보면 나도 참..

 

언제 그랬냐는듯 버스를 타자마자 Joy와  신나게 수다를 떨기 시작한다. 이미 긴장과 불안감을 잊어버린지 오래된 느낌이다.

버스에 타선 IPOD 에 있는 게임을 즐긴다. 서로 자기가 잘한다고..

 

 

[게임하는 조이]

 

 

이럴때 보면 한국 남자나 외국 남자나 또옥~ 같다.  잘한다~잘한다 하면 금방 으쓱해 하다가도

'에이~그거 안돼?' 그러면 금방 또 발끈 하는것이 말이다.

.

.

 

수이 : 근데 우리 돈 얼마 나왔어?

joy : 무슨 돈?

수이 : 게스트하우스에서...

joy : 신경쓰지마,

 

어제 도둑맞은 가방안엔 내 전재산이 들어 있었다.

지금 프놈펜으로 향하는 버스비도, 내가 3박4일동안 머물며 먹고 마시고 자던 방값을 모두 joy 가 계산을 한 것이다.

 

수이 : 정말 궁금해. 얼마나왔어?

joy :  hay~ Jina! 그건 중요하지 않아. 지금 우리에게는 새로운 여권이 필요해.

 

1$ 아끼겠다고 10군대의 이상의 식당을 돌아다니며 한끼를 떼우던 우리였다.

jenny 로 부터 어글리 여행자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결코 적지 않은 돈이 나왔을텐데, 이제는 고마운 마음을 떠나서 미안한 마음이 앞서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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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이에게 고마웠던것중  하나가

말을 할때 항상 '우리는 도둑을 맞았어..  우리는 여권이 필요해, 우리는.. ... 우리는..'

언제부턴가 '너는' 이 아닌 '우리' 라 말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본에서 살때 받지 못한 정 때문인지..

나는 사실 너는, 이라는 말보다.. 우리라는 말이 더욱 매력적이게 들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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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시간정도를 달리던 버스가 휴개소에 멈췄다.

프놈펜에서 시하눅빌에 올때 들렸던 휴개소와 같은 휴개소인가보다.

 

[휴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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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개소에서 내리자마자 조이는 주머니에서 꼬깃한 종이를 꺼내더니 한 캄보디아 청년에게 가서 말을 건낸다.

옆에서 보니, 그 꼬깃한 종이에는 한국대사관의 주소와 연락처, 펙스번호까지 적혀 있었다.

 

머리에 총 맞은 느낌 이랄까.. 

난 뭐 했던 거지, 난 정말 바보 아냐? 

내 모습이 한심스러워 지기 시작했다.

 

수이 : 미안, 내가 미리 알아 봤어야 하는데..

joy : 너는 굉장히 혼란에 빠진 상태 였어. 충분히 이해해. 그리고 그런건 신경쓰지마. 넌 여전히 생각이 너무 많아!

 

정말 남자답고 단호한 말투였다.

 

'어린노무시끼... '

 

[휴개소 - 한국대사관의 위치를 묻는 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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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배 안 고파?

 

그가 나에게 배운 한국말이다.

 

 joy 는 영어와 히부루 뿐만 아니라 스페인어까지 한다. 한번 가르쳐준 한국말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고 이후 나에게 쓰던걸 보면

유태인들이 머리가 좋다는 말이 틀린말이 아닌것 같다.

 

맞아, 나는 배가 고팠다. 돈한푼 없는 주제인터라.. 꾸욱 참고 빈속에 담배만 물고 있었다.

 

수이 : (한국어)  안 배고파.

jOY : (한국어) 안 배고파? really 안 배고파?

수이 : no! 응!

 

당차게 대답해다. 조이가 한숨을 한번 쉬더니 내 손목을 잡고 타이르듯 말하기 시작한다.

 

joy : 그러지마! 지나, 넌 나에게 솔직해야해. 우린 베스트 프렌드잖아. 니가 돈이 있을때와 없을때, 상관없이 우린 베스트 프렌드야. 내가 아는 베스트프렌드는 서로에게 항상 솔직해야 하는거야. 날믿어! 너에게 다시 물어볼거야. 잘들어!!

 

(다시 한국어)  배고파?

 

절대 끼니를 거르지 않고, 들리는 휴개소마다 주전부리 하던 나를 아는 조이였다.

 

수이 :  (한국어) 응! 배고파!!  

joy :   오우케이 ~!! 지나! 음료는 콜라지?

 

사실 배가 고프긴 했지만 뭔가를 먹고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었다. 단지 난, 조이의 마음 씀씀이가 너무 좋았던 것이다. 캄보디아에 함께 넘어 오면서 부터 라모스와 조이는 나를 보며 베스트 프렌드라 불렀다. 아니 우린 정말 지내는 동안 Best Friends 였다. 

 

어디서든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이 나오면 셋이 나란히 테이블을 두드리고, 길거리에서 어깨를 흔들어 보기도 하며, 인종차별 하는 영국 사람들을 보며 신나게 욕도 하고 ( -_-.. ) .. 조이의 가족도 소개받고,

자주쓰진 않았지만 Fucking woman 이라는 말과 fucking guy 라는 말을 친근하게 주고 받았었으니 만큼..

 

[휴개소- 모자가 인상적인 빵파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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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12:00

 

프놈펜이다...

 

(... 프놈펜이다, 라는 타자 세글짜 쳤을 뿐인데  내 귀에선 이미 프놈펜에서 듣던 오토바이 소리와 툭툭기사가 우릴 부르던 소리까지 들리는듯 하다..)

 

대사관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신이 났다. 그런 나를 보며, 조이가 묻는다

 

JOY : 너 대체 어디서 그런 힘이 갑자기 나오는거야? 굉장히 행복해보여!!

수이 : 몰라, 그냥 이제 집에 갈수 있을것만 같아. ㅋㅋ

 

정말 그랬다. 

지금까지 조이가 옆에 있었지만, 그것과는 다른 무엇인가의 안도감이 생기며, 힘을 나게 한 것이다.

배낭을 내려놓지도 않고 대사관까지 한걸음에 달려가며 뱅글뱅글 돌며 조이보고 빨리 오라고 손짓까지 했으니 ㅋ

 

그런데, 그렇게 신이 난 것도 잠이..

 

들어가려는데 경비가 같은 말만 되풀이 한다.

 

- 클로즈 클로즈!!

- 와앗!!!!!!!!!!!!!????   

 

조이랑 나는 정말 어이 없다는듯 경비와 서로를 번갈아 가면서 쳐다봤다.

경비가 안대판을 가르킨다.

12시 부터 1시 30분까지 대사관, 점심시간이란다.  불행중 다행이건만도!!

 

날은 덥고, 시간도 없고,  아직 내 마음은 불안하고.. 조금이라도 빨리 저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데,

경비는 13시 30분에 다시 오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소용없는 것을 알면서도 경비를 잡고 매달려 본다.

 

- 안돼!!!! 시간이 없어. 난 빨리 신고 하고 여권을 받아서 이따 밤에 방콕으로 가야해. 들어가게 해줘..!!!!

 

- 클로즈 클로즈!!

 

joy: 말도 안돼. 한국 사람들은 1시간 30분이나 점심을 먹어? 그리고 점심 먹으러 가면 저 건물 안에는 아무도 없는거야? 이런 f...!!

여기가 이스라엘 대사관이었으면 난 지금 이 문을 부셨을지도 몰라!

 

이 놈, 발끈한다. 오늘 밤에 방콕가는 버스를 타야지만 내일 밤에 이스라엘로 돌아갈수 있으니,

시간이 촉박하게 느껴지는 느낌은 더 했을 것이다.

그리고 나보다 성격 급한 사람 흔하지 않은데, 얜 그 흔하지 않은 사람중 하나다.

 

(조이는 이때까지도 몇시간만에 모든 서류가 준비 될것이라 믿고 있었던 것 같다)

 

수이 : 아냐, 한국이라면 점심 시간이라도 오픈되어 있을거야. 그리고 한국은 점심 시간은 1시간이야. 캄보디아 스타일 같아. 제기랄..

그리고 조이, 이 문은 너무 단단해 보인다.

joy : 푸하.. 그건 그래. 우리도 점심 먹으러 가자. (한국어)  배고파?

수이 : (한국어) 너는?

joy :  (한국어)  나.는.배.고.파

수이 : (한국어) 나도 배고파... 일단 어디로든 가자.. 여긴 너무 덥다.

 

.

.

.

 

그래, 일단 밥먹으러 가자....

 

 

 

7 Comments
동쪽마녀 2010.01.26 13:44  
수이양님의 전재산도 그렇지만,
역시 여권이 제일 큰 문제로군요.
넘 안타까운 마음이 . . .
수이양 2010.02.01 15:25  
아..아직도 가슴이두근거려요 그때 생각하면 ㅎㅎ
참새하루 2010.02.03 18:54  
돈과 여권을 몽땅 도둑 맞아 버렸을 당시엔 정말 눈이 캄캄했을텐데
수이양님 처럼 낙천적인 성격이라면
나중에 생각해보면 그것도
여행의 추억이 되어 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프놈팬난민 2010.02.12 04:44  
정말 성격 재미있으시다.. 나도 첨에 태국가서 여권잃어버렸을때..대사관찾아가서 난동부렸는데..저리 기다리는거보면...혹시 그거 아세요? 자국 국민 방명록 적는건 캄보디아주한국대사관뿐이란거?
수이양 2010.02.12 10:40  
왜 적어욤??
프놈팬난민 2010.02.14 02:24  
이유를 경비헌테 물어보면 시켰다고 하고...안에서 물어보면 모른다고 합니다.....
어이없는넘들...
민베드로 2010.05.02 01:11  
프놈펜의 오토바이 소리..저도 생생히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그 열기도..

생각치 못한 방문이어서 더 기억에서 남으신거 같은 느낌이...

조이는 유태인이군요. 이스라엘..
유태인 머리좋은 것으로는 유명하죠.
이스라엘 여자들은 자존심이 그렇게 세다죠..
제니도 그러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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