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왓 자전거 여행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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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왓 자전거 여행기 1

bizryu 4 3942

안녕하세요. ^^

8/18 부터 8/25일 까지 캄보디아 씨엠립을 여행하고 왔습니다.


자전거로 앙코르 유적지 여행을 하겠다 하면

따가운 햇볕과 더위, 채력적인 문제 때문에 보통

앙코르왓과 앙코르톰 주변 정도를 하루정도 짬을 내어 여행하시곤 할텐데


전 자전거 여행의 매력에 흠뻑 빠져 룰루오스 유적군, 톤레삽 호수, 서바라이 한바퀴 여정까지

5일중 4일을 그냥 자전거로 돌았습니다.


앙코르왓 주변은 하루가 아쉬워 하루 더 돌아보기도 했구요.

너무 멀리 있는 반띠스레이 정도만 하루 뚝뚝을 대절해 갔습니다.


가기전에 자전거 여행기라던가 자전거로 여행하신 분들의 팁을 이곳 사이트에서 많이 참고했고

일정 잡는데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자전거 여행을 강추하신 분들...정말 감사드립니다.

평생 못잊을 여행을 또 하나 추가하게 되었네요.


혹시라도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에게 도움이 되거나

자전거 여행은 생각지도 않은 분들이라도 하루나 반나절 정도 투자해 자전거 여행을 해보셨으면

하는 마음에 여행기 형식으로 캄보디아 여행기를 올려볼까 합니다.


그럼 시작.



18일 오후 7시 15분 방콕 행 제주항공을 타고 도착한 시간이 밤 11시 30분 정도. 짐을 찾고 나오니
 
룸피니 공원으로 출발하기 까지 약 3시간 이상이 남았습니다.
 
딱히 시간을 죽일 장소가 마땅치 않아 카트에 짐을 싣고 처량하게 공항 여기저기 배회하다가 
 
3층 푸드 코트의 왼쪽 편으로 가보니 출발비행기를 기다리는지 여행자들이 아무렇게나 누워 잠을

청하거나 책을 읽고 있길래 저도 전기 선 코드가 있는 한쪽 벽면에 기대앉아서 노트북을 꺼내 연결하고

캄보디아에 관련된 몇 가지 동영상을 보면서 시간을 죽이기로 했습니다.

 
사전 지식 없이 앙코르 와트를 보면 단지 거대한 돌무더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을 들어왔던 터라

아는 만큼 보기 위해 강박관념에 시달리며 여러 책이나 자료를 준비했지만, 정작 태국 국경을 넘어

캄보디아로 넘어가는 일이 신경이 쓰여 준비한 자료는 반도 보지 못하고 출발했었죠.

하지만 여행관련 동영상을 본 뒤 20여분 지나자 쏟아지는 잠 때문에 도저히 집중을 할 수 없었습니다.

무리도 아니지. 전날 여행준비 한답시고 새벽에 잠든데다가 현재 시각이면 한국 시간으로 2시가 넘어

가는 시간이니 졸릴 수밖에 없었죠. 홀로 여행을 온 터라 잠들면 깨워줄 사람도 없어 잠을 깨기 위해

또다시 카트를 밀고 공항을 왔다 갔다 했습니다. 문득 미국 영화에 나오는 카트를 밀고 다니는 거리의
 
노숙자가 떠올랐습니다 -_-;. 에스컬레이터만 10번은 탄 것 같네요. 아마 공항 직원들은 나를 보고

뭐하는 녀석인지 궁금해 했을 겁니다.

기적처럼 새벽 3시가 다가왔습니다. 4층으로 나서니 멀리서부터 택시 기사가 손짓해 부릅니다.

“룸피니 공원 근처 카지노 버스 정류장으로 가주세요, 미터로”

“오케이 오케이”

“캄보디아 갈껀데 카지노 버스 정류장 알아요?”

“알아 알아”

자신있게 대답하는 택시 기사를 믿고 택시를 탔는데 공항을 빠져나와서 하는 말이 대뜸

“스쿰빗 소이 몇으로 가는거지?” 하고 묻습니다.ㅜ_ㅜ

뭔가 이게 아니다 싶어 난 캄보디아를 갈꺼다 카지노 버스를 타야한다고 말해도 못알아 듣는 눈치.

그러더니 택시기사는 어디론가 핸드폰으로 전화를 겁니다.

몇 번 시도 끝에 연결된 전화를 택시기사가 건네주자 누군가 영어로 말을 합니다.

“캄보디아로 갈껀데 카지노 버스를 탈꺼니 그렇게 택시기사에게 통역해 줘요..”

드디어 해결이 되었나 싶었습니다.

방콕 시내에 들어서 이윽고 창밖으로 hooker들이 드문드문 서있는 걸 보고 룸피니 공원 근처에 왔다는
 
걸 알았지만 정작 택시기사가 세워준 곳은 룸피니 호텔 앞이었습니다.

............

정말 미칠 노릇이었죠. 카지노 버스를 놓치고 룸피니 공원 근처에서 노숙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기 때문에 내가 아는 모든 캄보디아라는 단어를 동원해서 택시기사를 이해시키려고 했습니다.

“ 캄보디아..캄푸치아..캄보쟈?” 내 발음이 아주 최악이었는지 택시기사의 얼굴도 점점 초조해 졌고
 
급기야 지나가는 택시기사에게 물어봤습니다. 다행이 영어를 조금 하는 기사라 내말을 알아 듣고
 
HSBC빌딩 반대편 위풍당당하게 서있는 카지노 버스 앞에 마침내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ㅜ_ㅜ

어찌나 기쁘던지. 세워놓은 카지노버스 이층으로 가서 담요를 하나 집어 들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벌써 탄 몇 명의 여행자들은 차 뒤편에서 이미 곤히 잠들어 있었고, 저는 약간의 흥분과 안도감으로
 
극도의 피곤에도 불구하고 버스가 출발할 때 까지 깨어있었는데 버스비를 걷으러 온 여자애가 깨울
 
때 까지 깜박 잠이 든 것 같습니다.

몇 시간 정도 흐른 뒤 버스 에어콘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에 잠을 깨어보니 8시쯤 되어 있었습니다.

곧 국경에 도착할 시간이 되었다 싶어 그대로 창밖을 보며 가노라니 곧 엄청나게 붐비는 시장에 

도착했습니다. 전 그곳이 국경인지도 모른 채 버스가 정차해도 가만히 앉아있었는데 버스기사가 국경

이라고 나오라고 소리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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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리니 엄청난 인파가 캄보디아 쪽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초행 티를 내며 두리번 거리고

있자니 목에 뭔가 카드를 건 안내원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접근해옵니다.

“캄보디아 갈꺼죠?”

그러면서 출국 심사는 저쪽에서 비자는 어떻게, 입국 심사는 어떻게 해야한다고 말해줍니다.
 
직감적으로 이들이 택시 기사 내지는 커미션을 받는 사람들이라는 걸 눈치 챘습니다만 그래도 별 상관

없었습니다. 그들이 알려주는 대로 고분고분 출국심사장 까지 따라갔죠.

출국장 앞에 오자 역시나 그들이 말을 꺼냅니다.

“여기서 출국 심사를 하고 나오면 내가 기다릴께요. 캄보디아 까지 45달러에 태워줄께요.

이건 사실 당신을 위한 특별한 금액이에요”

하하하.-_-

난 정중하게 사양하고 그냥 출국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냥 필요없다고 가버리는 나의 모습을 보고 멍한
 
표정들이었죠. 아마 내가 이정도의 도움을 받았으니 사양하지 못하고 그들의 택시를 탈 것이라고 생각

한 모양입니다.

태국 출국심사를 마치자 마자 출국장 뒤에서 또 다른 택시기사가 접근해 옵니다.

40달러를 요구했습니다. 사실 너무 피곤했고 조금이라도 빨리 가고 싶은 마음에 떠나올 때부터

국경에서 개인 택시를 이용하기로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딜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에 25달러를

불렀더니 곤란한 얼굴입니다. 그럼 30달러.

30달러로 결정이 나자 이 택시기사 내 짐 하나를 집어 들고 성큼성큼 앞서 걷습니다. 뭐가 그리 급한지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로 길을 터주며 쏜살같이 입국장 까지 가서는 그곳 직원들에게 서류까지 받아와

볼펜까지 건내주었습니다.

입국을 위해 줄을 서 있자니 어떤 사람들이 직원들에게 몇백 바트씩 돈을 건내면 줄과 상관없이

직원들은 창구에 서류를 내밉니다. 아마 태국인들을 위한 급행료인 것 같았습니다. 어쨌든 미리 끊어
 
놓은 E VISA와 안달난 택시기사 덕분에 10분도 안되어 쏜살 같이 입국 심사를 마쳐버렸습니다. -_-

출발 전 그렇게 신경 쓴 입국인데 뭔가 쉽게 끝나버리자 허무했습니다.

어쨌든 이제 씨엠립으로 가는 일만 남았군요.









4 Comments
동쪽마녀 2010.09.11 18:59  
저도 입국 때 가장 긴장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우리나라에서 미리 비자를 받아간 일은
다시 생각해도 백 번 잘 한 일 같더구먼요.
택시 기사와 흥정을 무척 잘 하셨네요.
전 그것도 자신이 없어서 우리나라에서 다 미리 예약을 하고 갔더랬습니다.^^
꾸용 2010.09.12 12:37  
오.....저로서는 정말 부러울정도로 기~일~게 다녀오셨네요.
저도 다음번에는 더욱더 여유있게 가보고싶습니다..동남아 1달코스정도로..ㅡ,.ㅡ;;
Harriet 2010.10.18 18:58  
저도 제주도 자전거여행했었는데, 님 글보고 자전거여행을 계획하게됩니다!!^^ 난이도는 어느정도인가요>? 초보들이 타기에도 수월한가요? 초보 친구한명과 같이가느라고... 참고로 저희는 22살 여자 배낭여행 초보 여자입니다.^^
bie1977 2010.10.23 18:47  
저도 12월에 앙코르왓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님의 글을 보고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정보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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