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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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드라 0 3774

햇빛이 강해지기전에 서둘러 길을 나섰다
어디를 갈까 생각하는데 갑자기 짠디다사가 떠올랐다
택시를 잡아타고 바뚜블란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베모를 탔다
택시를 타고 버스 터미널로가서 왜 베모를 탔을까...
아무생각이 없었던게다
봉고보다 더 작고 낡은 차 속에는 이미 발리인들로 차 있었다
짠디다사로 가려면 여러번 베모를 갈아타야했다
내리고 타는 발리인들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옆에 자리를 잡은 닭한마리도 뚫어져라 날 쳐다본다
고놈 참 맛없이 삐쩍 말랐다
일 센치의 간격없이 딱 붙어있는..
서로의 체취를 맡으며 어느새 땀과 먼지로 범벅이된 나의 몰골을
옆에 앉은 아주머니가 이쁘게 생겼다고 했다
기분이 좋아져 노래를 불렀다
~당신에게선 꽃내음이 나네요.. 잠 못이룬 나를 깨우고 가네요
싱그런 잎사귀 돋아난 가시처럼 어쩌면 당신은 장미를 닮았네요~~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노래다.
신기한듯 즐겁게 쳐다보는 착하디착한 발리인들
짠디다사로 가는 중간에 고아라와르라는 박쥐사원에 내려 기도를 했다
부디잊게 해주소서....
넓게 펼쳐진 검은 모래사장의 꾸쌈바 비치에 앉아 빈땅을 마셨다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빛.. 넓게 펼쳐져 있는 검은 모래밭...
황금색의 옷을 입은 발리인들....
취기가 올라오면서 잠시 몽롱해지는 이 기분이 좋다
내가 좋아하는 하림 오라버니의 노래를 들었다.
~~기어코 떠나려는 사람만 편안히 가려
날으는 그 하늘에 미련따윈 던져버리고~~~
한시간 남짓 앉아있다가 다시 짠디다사로 향했다
저수지인지 호수인지.. 같은 곳에서 아이들이 낚시를 하고 있다
팔뚝보다 더 큰 고기를 잡아주겠다며 낚시대를 빼았다
20분이 흘렀다. 슬그머니 빠져나오다가 근처 구멍가게에 들러 과자 여러봉지를 사서 아이들한테 나누어 주었다
짜슥들 너무 좋아라 한다
오스트레일리아인이 주인인 식당에 가서 스파게티를 먹었다
이렇게 맛없는 스파게티는 첨 먹어봤다
그치만 내 사랑 빈땅이 허전한 마음을 채워준다
오 내사랑 빈땅이여 빈땅이여~~
날이 저물어간다
노을이 아름답다
실은 그렇게 아름답진 않다
하지만 아름답게 볼줄아는 나 자신이 좋아진다

4년전 발리의 모습이다.
내마음속에 너무나 아름답게 간직된 발리에서의 추억이 떠올라
가슴이 벅차진다....
지금의 푸켓도 나름 만족하지만.......
가끔 바람결에 날아오는 발리의 향기를 맡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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