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방비엥 가는 길 - 2008 laos & cambo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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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방비엥 가는 길 - 2008 laos & cambodia

mily 1 3160


우리는 라오스의 첫 도시로 방비엥을 선택했고 방비엥으로 향하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흔들리는 기차에서 고양이 세수를 하고  남은 빵조각으로   허기를 체운뒤 다른 여행자 무리를 따라 국경으로 향했다. 국경은 많은 여행자들로 붐비고 있었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짐작컨데 대부분 유럽에서 날아온 젊은 배낭여행자들  이었다.  그들 틈에 끼어 줄을 서고 비자 신청서를 적는다.  3년전만해도 이런경우  신청서는 1장만 적어내도 되었다. 두 아이는 내 여권 동반유아로 올리면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언제부터 법이 바뀌었는지 두 아이것까지 3장 모두 적어내란다.... 헌데 라오스의 비자 신청서는  그  디테일 면해서  녹녹치 않다. 내가 경험해본 신청서중 최강의 집요함으로 날 지치게 한다...줄은 현우에게 맡기고 구석 난간에 기대어 비오듯 떨어지는 땀을 닦으며 3장의  종이를 가득 채운후 창구 에 접수하고 기다린다...이렇게  두어시간의 기다림끝에 우리는 라오비자를 손에들게 되었다.. 

돌이켜 생각하니 그때 그 국경에서의 지루한 기다림은 앞으로 우리가 감당해야할 수많은 기다림의 전주곡이었던것 같다...

그리고,  드디어  ...우리는 라오땅으로 들어왔다.

 

 

여기부터 대부분 여행자들의 루트는 비엔티엔 - 방비엥 -루앙파방.....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난 비엔티엔을 패스하고 방비엥행을 결정했다. 아이들에게는 약간의 무리가 따르는 여정이었지만  아이들의 컨디션도 좋아 보였고 무엇보다도 빨리 방비엥의 하늘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국경에서 만난 한국인 장기 여행자 ( 한눈에도 사고의 폭이 넓어보이는 청년이었다)와 그가 섭외한 독일인 여행자 그리고 우리 셋..이렇게 다섯명이 뚝뚝 비용을  쉐어하기로 하고 비엔티엔 시내로 향했다.

시내에 도착하고 서로의 안위를 축복하며 각자의 여정으로 흩어진다..

여행을 하면서 이렇게 만나고 헤어지며 서로의 행운을 빌어주는  패턴이 끊임없이 계속되지만 ...난  그런종류의 헤어짐을 나눌때마다  뱃속의 위장이 비어버리는 듯한 허기짐을 느끼곤 한다...

 

 

우리셋은  조금 걸어 딸랏사오 버스 스테이션에 도착했다.

이곳은 여행자들보다 현지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터미널이였는데 ..바로 옆에 시장이 붙어있어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각각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되돌아 가기 편하게 되어 있었다.

그곳의 풍경은 나에게 너무나 익숙한 모습이었다.

내가 어렸을적 경험하고 보아왔던  바로 그 풍경이었던 것이다.

모든 사람과 사물은 바닥과 맡닿아 있다.

언제 출발할지 모르는 버스옆에서 혹은 버스 안에서 그저 앉아 있기만 한다.

물얼 보고 있는지 무슨생각을 하는지 그저 앉아서   기다린다.  어린 아가들도 어린엄마들과 함께하지만 이미 그들에게  조용한  기다림은 익숙해져버린듯하다. 

근처 노점에서 간단한 국수로 점심을 먹은후 우리도  그들과 함께 다가올 시간을 가다렸다.

 

 

 

버스가 출발하자 우리는 설레이기 시작한다.

특별한 정류장도 없고 탈사람이 있으면 서고 내릴사람이있으면 선다.

4시간의 장거리 여정이라 여원이의 화장실이 걱정인나는   커다란 수건을 샀다 . 정말 급한 상황이 오면 수건에 쉬를 뉘이고 비닐이 싸서 버릴 생각이었다...하지만 수건이 사용될 상황은 여행내내 오지 않았다.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큰소리로  "토일렛 ..플리스" 만 외쳐데면 된다..

그이후에는  차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토일렛 토일렛 합창을 하고 차는 서고  우리는 내린다...

짜증내는 사람도  찌푸리는 얼굴도 볼수 없다.

그저 미소뿐이다.

 

 

 편안한 여행자 VIP버스를 외면하고 그들과 함께 해서  좋았다.

비좁은 자리에 한쪽 궁둥이만 걸치고 4시간을 달렸어도 좋았다.

옆자리 아이 엄마가 내민 다  녹아내린 사탕 하나로 ... 그  따뜻한 마음하나로  우리의  라오스 여행은 충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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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행기는 철부지 엄마와 8살 6살 두아이가  2008년 6월 29일 부터 7월 29일 까지 한달간  라오스와 캄보디아에  머물다온 기록입니다. 
태사랑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저또한 라오스여행을 계획하신분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여행에관한 궁금한 사항이 계시면  제 블로그에 질문해주세요.... 제 경험의 한도내에서 성의껏 조언해 드릴께요...

http://blog.naver.com/sangsang1972


^^




 

1 Comments
우사랑 2009.02.01 14:47  
대단하시네요...
아이둘을  데리고  그것도  로컬버스로...
많이도  불편했을텐데...
몇년전에는  산적도  나왔다고  해서  운전수옆에는
장총을  들은  보안요원도  타곤  했었는데...

우리네  옛날  시골  모습이죠?
불편함을  즐길수  있는땅  라오스..
그  라오스가 항상  그립네요..

항상  라오스  땅에  가서  비어라오  마시는  꿈을  꿉니다..
지금은  너무  멀리  떠나  왔네요..
엘에이보다  먼곳  아틀란타까지  와  있으니...
글  잘보구  갑니다..

딸랏사오  시장이  그립네요..
안개처럼  뿌옇게  떠오르는  그곳의  기억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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