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앙코르와트로! (4)
나와 우리의 차이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6시50분에 일어나서 잠시 배회합니다.
원래는 룰루오스유적을 볼 계획이었는데 어제 밤의 의기투합으로 단체로 앙코르톰을 보기로 한 날이죠.
8시에 10명이 같이 출발!
다른분들은 첫날이기 때문에 표를 끊고 앙코르톰으로 향합니다. (첫날은 아침 일찍가는 것이 확실히 좋은 것 같아요. 8시 조금 넘어서가니까 매표소일대는 사람들과 차들로 완전 시장판입니다)
‘앙코르와트에서 살아남기’ 만화책에서도 나왔던 남문입구, 좌우에 신과 악마가 바수키라는 뱀을 잡고 줄다리기를 합니다. 만화책에서 우유바다휘젓기에 많은 흥미를 느꼈기 때문에 얼굴을 하나하나 뜯어봅니다. 확실히 신의 얼굴은 크메르족을, 악마의 얼굴은 참족(베트남)을 닮은 것 같습니다. 좀 더 많은 얼굴이 제대로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고푸라를 지나서 다시 차를 탑니다.
(앙코르톰 입구에서 - 다른분들 얼굴이 나와서 미안해요, 싫으면 쪽지주세요, 삭제할께요)
다시 차를 타고 가니 바이욘이 나옵니다. 오기 전 앙코르와트 다음으로 보고 싶었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하고 안으로 들어갔어요. 첫 번째 외벽회랑에 있는 부조를 보고, 두 번째 회랑은 건너뛰고 철계단위로 올라갔더니 크메르의 미소라고 하는 54개의 4면상이 나를 반깁니다. 많이 부서진 것, 무표정한 것 멀어서 잘 안보이는 것 등 다양하더라구요. 사진에 잘나오던 예쁜 사면상을 찾기 위해 한바퀴 도는데 눈에 확 뛰는 얼굴이 미소를 짓고 버티고 있네요.
아주 잠시동안 그 앞에서 나혼자 얼굴을 마주봅니다. ‘나도 저렇게 온화하게 미소를 지을수있을까?’ 40여년의 삶의 세월에 찌들어서 예뻤던(^^) 미소를 다 잃어버린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상념에 잠기는 것도 잠시, 중국관광객 무리가 그 사면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왁자지껄합니다. (여러후기에서 외국에 관광가서 떠들며 추태부리는 추잡한 한국관광객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번 여행을 통해 느낀 것은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각국 단체관광객들은 다 소란스러운 것 같아요. 그런데 유달리 우리가 그렇다고 인식하는 것은 말을 알아듣기때문이 아닐까요?)
조금 더 머물면서 차근차근 보고 싶었지만 나혼자가 아니였기 때문에 전체일정을 따를 수밖에 없었죠. 물론 제가 머물자고하면 머물겠지만 괜히 피해를 주는 것 같은 그런 기분, 쉐어를 하셨던 분들은 느끼셨을꺼예요.
바이욘 밖으로 나와서 우리 봉고차를 찾느라 한바퀴를 돌았어요. 바이욘에는 차를 세울수 없어서 코끼리테라스 쪽의 주차장까지 가야한다는 것을 몰랐던거지요. 10명중 8명이 처음이었고 2명이 와봤었는데 4,5년전에 와봤던 거라서 헷갈렸던거죠.
다행히 기사와 전화통화가 돼서 방향을 잡았지요.
공사중인 바푸온을 지나서(못들어가는 것 같은데 몇몇 서양인들이 그안에서 사진을 찍고있더라구요)
왕이 매일 저녁 올라가서 뱀과 잠자리를 했다는 피미아나까스를 올라가고,
코끼리테라스, 문둥이테라스를 보고 차를 탔어요.
걷기는 많이 걸었는데 초반에 많이 헤매서 지치고 힘들어서 좀더 세밀하게 못본 아쉬움이 남더라구요.
점심은 크메르키친에서 먹기로 하고 올드마켓으로 이동했어요.(11시도착)
커리와 아목, 파인애플로 된 덮밥(?) 시켜서 나눠먹고, 와인도 하나시켜서 먹고, 50대 어르신 한분이 소주를 좋아하셔서 어제갖던 H마트를 가서 소주도 왕창 사와서 배터지게 먹었습니다. 밥이 리필되는게 무엇보다 마음에 들더라구요.
배불리먹고 숙소로 이동해서 푹 쉽니다. 이때 좀 자둬야하는데 여행때 자는 것은 괜히 시간을 버리는 것 같아서 또다시 거리를 배회합니다. 이것저것보고, 숙소1층에서 인터넷도하고, (인내만 가지면 속터질정도의 속도는 아니더라구요.)
내가 자리를 비워도 세상은 잘 돌아갈 것 같더만, 캄보디아는 어제 물축제 사고때문에 400여명이 죽고, 우리나라는 연평도에 북한군포격으로 일촉즉발의 위기사항이 오고, 개인적으로는 직장이동문제가 걸려서 잘 안되는 핸드폰으로 이리저리 전화합니다.
오후2시, 오후일정의 시작입니다. 휴식때 옷을 갈아입기 때문에 티켓을 놓고 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꼭 챙깁시다^^
성스러운 칼이라는 프레아칸,
반떼아이크데이처럼 기네요. 이제는 길면 갔다가 어떻게 다시 돌아오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오전에 많이걷기는 했지요ㅠㅠ
다음은 니악뽀안, 이동하는 중에 딸이 너무 힘들어합니다.
약간 마음이 찝찝하기는 하지만 뭔일이 있겠나싶어 차에 두고 니악뽀안을 보러갑니다. 입구부터 다른 유적과는 다른 느낌이 물씬드네요. 물위에 놓여있는 긴 나무다리, 다섯 개의 연못, 동서남북 각자를 대표하는 코끼리, 사람, 원숭이, ? (기억이 안나네요^^)
차로 돌아오니 걱정했던 딸은 말짱해졌어요. 속이 안좋아서 오바이트를 했는데 말짱해졌데요. 점심때 와인반잔 먹더니 효과가 나타났나봐요^^
오늘의 마지막 일정 프놈파켕으로 갑니다.
올라가는데 15분, 코끼리타고가면 20불, 그렇게 힘들지않구요. 내려올때 해는 떨어져 어두컴컴한 숲길이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냥 따라 내려 오기만하면 되요. 다만 밑에서 만나기로 한 뚝뚝이나 승용차의 위치만 잘 파악해두면 걱정없겠어요. 일몰은 뿌레룹에서 그제 본 것보다 좀 더 괜찮네요. 넒은 밀림속으로 저가는 해를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이 차분해지는 그런 느낌.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렇지 아무도 없이 우리 일행만 정상에 있었다면 진짜 괜찮았을것 같아요.
돌아오니 6시30분(25분이동)
호텔1층에서 삽겹살을 구워먹을까 하다가 지배인에게 민폐를 끼치는것 같아서 가까운 청기와식당으로 이동해서 맛있는 저녁을 먹습니다. 돼지갈비, 갈비찜, 삽겹살, 된장찌께, 계란탕, 이슬 등 종류별로 배터지게 먹고, (12명이서 술포함54불) 50대어르신이 다시 발동을 거셔서 호텔1층로비에서 또 2차를 합니다. 젊은 사람들(딸 포함)은 나이트마켓으로 밤마실 나가구요.
오늘도 어김없이 12시 넘어서까지 술잔을 기울입니다. 뭐 그렇게 할 얘기가 많은지^^
내일은 오후 일정이 서로 달라서 우리둘만 따로 하기로하고 방으로 올라왔어요.
벌써 마지막날입니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며칠 더 있고 싶다는 미련이 남는것은 어쩔수없군요.
☞ 여행에서 사람을 만난다는것은 참 좋은거같아요. 내가 그동안 현실에서 부딪쳐던 사람들(강사, 재수생 등)과는 전혀 다른 부류의 사람, 배낭여행이라는 것을 통해서 돌아다니기 때문에 조금은 더 개방적이고 도전적인 사람들, 열린 마음으로 사람을 대할수 있는 사람들, 이맛에 전혀 모르는 미지의 세계를 즐겁게 여행을 하는것 같아요. 어제까지는 생면부지였지만 이 여행을 통해 서로 알아나갈수 있는 그런..
단체이기 때문에 각자의 생각을 좀 죽여야하는 손해가 있지만 그 이상으로 서로를 느낄수 있기에 이런 여행도 좋을것같아요.
지금 처음 여행이라서, 혼자라서, 겁나서 등으로 고민하시는 분들, 걱정마시고 떠나세요. 이 까페에 들어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벌써 여행 준비는 시작된거니까요. 다만 준비는 철저히 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