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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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출발을 앞두고

개굴아빠 2 2231
첫 기착지가 베트남(상해는 오버스탑으로 1박)이라 베트남 게시판에 적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원래 주 목적지가 앙코르왓인 관계로 이곳에서부터 적어 나가려고 합니다.

아직 출발도 하지 않은 여행기를 쓰느냐고 허물잡으실 분도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행은 준비할 때가 가장 설레는 법이라고 하죠.

여행은 떠나는 시점보다는 준비하는 시점부터가 시작이라고 보기에 준비를 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하는 마음과, 또 적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이야기가 있어 몇 자 끄적거려 봅니다.

아니, 몇 자가 아니라 조금 길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 해외를 나간 것은 9년 전입니다.

결혼 10주년이었죠.

하지만, 당시 제 상황은 최악이었습니다.

IMF를 갓 지난 상태라 월 25만원의 사무실 임대료조차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그나마 집사람이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있어 기본 생활비는 겨우겨우 꾸려나가는 상태였었습니다만, 결혼 기념일을 서너 달 앞둔 어느 시점부터 집사람이 굉장히 피곤해하더군요.

어느 날 집사람과 함께 간단히 치료할 게 있어 동네 병원에서 간단한 검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있는데 30분도 지나지 않아 병원에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집사람의 뇨단백 수치가 일반인의 1000배 가량 나오니 큰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예상대로 신장에 큰 문제가 생긴 것이더군요.

의사 말로는 치료약도 없다고......


더 자세히 쓰려면 한도끝도 없을 것 같아 그 이후의 과정을 조금이라도 줄여 쓰자면,

여행을 좋아하는 집사람과의 마지막 여행(그때만 해도 그 생각 외에는 떠오르지를 않았습니다.)을 준비하기 위해 마침 회사로 들어올 예정이던 돈(결제해야할 돈은 기천만원)으로 태국을 가려하다 돌아다니는 여행은 집사람 건강상 힘들 거라는 생각에 보라카이로 변경을 하게 되었죠.

처음가는 외국, 그것도 서바이벌 영어도 제대로 되지않는 상황에서 겁도없이 자유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우리 가족 여행 스타일이 남 뒤를 쫄쫄 따라다니는 것은 딱 질색인 터라 그랬죠.

지금 생각해도 좀 무모하긴 했습니다만 결과적으로는 정말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7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불과하지만 패키지로는 느낄 수 없는 자유로움을 만끽한 여행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여행 마지막날 필리핀 공항을 이륙하는 비행기 창밖으로 보이는 야자수를 보며 이제 다시 암울한 현실로 돌아가야한다는 생각에,

'내가 저 야자수를 다시 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집사람과의 소중한 추억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여행기(http://aq.co.kr/boracay/write_new/2002/geguri.htm?al_id=317)를 며칠에 걸쳐 적고 있으려니 곁에서 지켜보면서 보라카이에서의 추억을 되새기는 집사람의 표정이 갈수록 달라지더군요.

"그래, 맞아. 그랬었지. 정말 재밌었어."

"다시 가 볼 수 있다면......"

그랬습니다.

그것은 희망이었습니다.

그 당시 여행을 준비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던 홈페이지의 많은 분들이 보시는 게시판에 이렇게 썼습니다.

"3년 안에 집사람이 다시 해외를 나갈 수 있는 형편이 되도록 나 자신을 만들겠다."



예, 약속 지켰습니다.

작년에는 집사람과 아들과 세 명이서 서유럽도 다녀왔고요.

이번에 인도차이나 반도를 여행하는 것도 원래는 인도를 가려고 했지만 이번 봄에 집사람이 직장 동료들과 베트남, 캄보디아를 다녀왔기 때문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방향을 선회한 것입니다.


언젠가 어디에든 쓰려고 했던 이야기이지만 서론이 길었던 점 양해 바랍니다.


저는 남쪽 지방의 소도시(?는 아닌 듯)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행기도 부산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정하는 편이 좋아 여러모로 알아본 끝에 온라인투*에서 제가 원하는 코스(제 3국 경유-간단하게 스톱오버할 목적과 인 아웃이 다른 여정)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out : 부산 출발 - 상해 경유 - 호치민 도착

in : 방콕 출발 - 상해 경유 - 부산 도착

\674,700원(동방항공)

비행기표는,

1. 다음 사이트에서 "할인항공권"으로 검색
2. 밑에 있는 항공권 검색 프로그램으로 스케줄 검색
3. 검색된 항공권 판매 회사가 나오므로 해당 회사에서 항공권 구입

하시면 편할 겁니다.

저렴한지에 대해서는 확신은 안 갑니다만 아마 저렴할 겁니다.


24일간의 여정은,

부산 - 상해(1) - 호치민(1) - 무이네(1) - 호치민(1) - 프놈펜(1) - 씨엠립(4) - 방콕(1) - 치앙마이(5) - 방콕(나머지) - 부산

으로 잡아둔 상태입니다...만 상해를 제외하고는 내키는대로 움직일 겁니다.

말 그대로 자유 여행이니까요.


배낭 여행은 처음이라 적당한 배낭을 구하기 위해 알아보니 트레블메**라는 국산 브랜드가 있더군요.

대한항공 회원의 경우 매월 발송되는 대한항공 메일에 7% 할인 쿠폰이 지급되니 그것을 이용하시면 더 싸게 구입하실 수 있겠죠.


카메라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DSLR을 가져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RAW 포멧으로 사진을 찍을 거라 메모리는 넉넉하게(?) 64GB를 준비습니다.

SD타입 카드 쓰시는 분들은 G*켓에서 8GB를 저렴하게 파는 행사가 있으니 참조하시길......


숙소는 상해와 호치민 첫날 숙소만 예약해둔 상태입니다.

trunkasia 와 agoda 사이트 중 저렴한 쪽에서 선택했고요.

상해에 관한 정보는 "다음"의 "중국여행동호회"에서 구할 수 있었습니다.


시티은행 체크카드를 이용하면 ATM 수수료가 1,000원이라기에 시티은행에 계좌를 개설하고 여행경비를 이체해 둔 상태입니다.

환전은 300$ 정도만 해서 가져가고 나머지는 필요할 때 인출해서 쓰려고 합니다.

시티은해 ATM 기기를 찾는 앱이 있긴 한데 잘 작동이 안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만 안되면 그냥 수수료 좀 더 주고 찾는 것이 많은 돈 들고 다니다 잃어버리는 것보다는 낫겠죠.


출발은 다음 주 토요일인 23일입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상해에서부터 시작될 예정입니다.

혹시 준비과정에서 더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있으면 다시 추가해서 기록하도록 하겠습니다.
2 Comments
죽림산방 2011.07.16 10:00  
비행기 티켓을 사는 순간부터 절반의 행복인듯 합니다

근데 캄보디아에는 시티은행이 없습니다......흑흑흑

아깝지만........달러를 좀더 준비해 오시는게 좋을듯..
천둥벌거숭이 2012.12.29 20:32  
위기의 순간에 선택한 길이 기회가 된 듯 하군요..
좋은 글 기분좋게 잃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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