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남자의 수어스다이 캄보디아(16.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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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남자의 수어스다이 캄보디아(16.끝)

하로동선 3 3986
- 수상시장 투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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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5일 일요일. 일일투어를 위해 아침 6시에 일어났다. 숙소 맞은편의 <와일드 오키드 빌라>에서 해결했다. 메뉴는 카우팟 꿍. 그런데 이 동네 레스토랑의 볶음밥은 맛이 다 똑같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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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풍의 각종 조각상이 눈에 들어온다. 게스트하우스도 겸하고 있어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여기서 머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나저나 태국은 난초(Orchid)하고 무슨 관계가 있는 모양이다. 여기 이름도 그렇지만 타이항공의 상징도 보라색 난초이다.
 

친구들 셋은 “칸짜나부리 일일투어”를 가고, 작년에 가 본 나는 혼자서 “수상시장 일일투어”를 신청했다. 친구들은 먼저 떠나고 좀 기다리니 사람이 온다. 이윽고 <담넌 싸두악>으로 출발. 작년에 <암파와>는 가봤지만 이곳은 처음이다. 잠깐의 휴식시간을 제외하고 내달리니 1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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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Damneonsaduak Floating Market이라 씌어진 아치를 지나자 드디어 수상시장이다. 도착하면 원래는 스피드보트(동력있는 꼬리배)를 타고 인근을 한바퀴 돈다는데, 오늘은 순서를 바꿔서 슬로보트를 먼저 탄다. 요금 150B은 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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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팀 현지 가이드의 배려로 이렇게 맨 앞에 앉았다. 따라서 시장의 모습이 이렇게 한 눈에 들어오고 사진찍기가 너무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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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가 장사를 하신다. 지금 저 아줌마의 가게는 강에 떠 있는 상태다. 이렇게 배를 타고 다니면서 가게마다 정지하면 주인과는 전자계산기를 이용해 물건값을 흥정한다. 이런 것도 일종의 즐거움이다. 물건값은 대단히 비싼데, 흥정을 하게 되면 가격은 급격히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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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직접 배를 타고 다니면서 물건을 팔기도 한다. 주로 과일이나 국수같은 먹는 것을 이렇게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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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배도 저렇게 사공이 뒤에서 저어 주는 것이다. 그런데 저 배는 사공이 아줌마다. 저런 어른들을 10명씩 태우고 다니는 일은 생각보다 많이 힘들텐데..
바로 내 뒤에 앉은 필리피노 2명하고는 서로 사진을 찍어주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들은 얼굴이 희고 무엇보다 영어를 아주 제대로 구사한다. 여기 사람들이 쓰는 영어는 거의 대부분 broken인데, 그들은 확실히 달랐다. 물건 사는 것을 봐도 돈을 엄청 잘 쓴다. 지금 여기의 물가수준은 거의 태국내에서 최고인 것아 나로서는 구입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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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을 상징하는 그림엽서나 영상자료에 빠짐없이 나오는 곳이 바로 여기 담넌 싸두악 수상시장이다. 엽서에는 그럴 듯 하지만 실상 와서 보면 저렇게 생겼다. 이 운하는 라마4세가 사뭇 싸콘 지방의 타친 강과 사뭇 쏭캄 지방의 매끌렁 강을 연결하기 위해 2년에 걸쳐 건설했다. 폭 12m로 32km의 길이를 깊이 3m로 파서 초기에는 농업용수를 공급했고 지금은 수상시장으로 유명해져서 하루에 1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이는 표지석의 내용을 번역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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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보트는 약 40분 동안 타는데, 수상시장의 분위기는 암파와랑 또 다르다. 시장이 물에 떠 있는 느낌은 여기가 훨씬 강하다. 잠시 배에서 내려서 여기저기를 걸어다니고 또 커피 한잔으로 목을 축인 다음 스피드 보트를 탔다.
스피드보트는 엔진을 장착하고 있어서 아까보다 좀 더 멀리 그리고 좀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데, 이렇게 달리면서 보니 언젠가 영화 007시리즈에 나온 장면이 떠 오른다. 제목은 생각나지 않지만 무대가 이곳 방콕이었고, 제임스 본드가 홀로 스피드보트를 타고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이 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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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보트에서 내리면 코브라 쇼를 하는 곳이 나온다. 추가로 돈을 내면 쇼를 볼 수도 있다. 요금은 250B. 나는 뭐 뱀쇼를 보고 싶지는 않아서 생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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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네에서 우연히 본 아가씨. 외모는 영락없는 여자인데, 목소리가 남자여서 깜짝 놀랐다.
 

- 씨암 -
 

수상시장에서 돌아오니 12시 반이다. 햇볕은 한참 뜨겁지만 빨리 점심을 먹고 또 돌아다녀야 한다. 오늘은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이면서 동시에 혼자 다니는 날이다. 같이 있다가 혼자 다니니까 이건 또 이 나름의 즐거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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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논 람부뜨리의 펜 타이(Pen Thai) 식당이다. 요리된 음식을 저렇게 진열해 놓고 판다. 내가 진열된 음식을 보고 있으려니 검은 반바지를 입은 주인아저씨가 오셔서 “여기 음식들은 다 맛있다”며 이런저런 음식들을 권하신다. 내가 먹고 싶었던 음식은 <시콩 무>와 <솜 땀>. 하지만 아쉽게도 그것들은 없다. 아마도 내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 같다. 결국 아저씨의 권유대로 <카우 카 무>를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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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족발 덮밥. 막상 나온 음식을 보니 자르지도 않고 덩어리로 준 돼지비계에 약간 기가 질린다. 먹기도 전에 보기만 해도 입안이 느끼하다. 그러나 실제로 먹어보니 조금 많이 “달다”는 점을 빼면 못 먹을 정도는 아니다. 가격은 40B. 역시 아저씨가 추천해 준 얼음을 듬뿍 넣은 타이 커피(20B)로 디저트를 하니 어쨌든 시원하고 기분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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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청 앞의 버스 정류장에서 59번을 기다렸다. 어디를 갈까 고민했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씨암(Siam)쪽으로 나가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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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땟국이 뚝뚝 떨어지는 로컬버스가 오셨다. 다행히 사람이 적어서 자리를 잡고 앉으니 사진 속의 차장 아줌마가 돈을 받으러 왔다. 요금은 6.5B 우리 돈으로 300원이 안 된다. 내가 <씨암 디스커버리>에 간다고 하니 알았다고 하신다. 영어라고는 전혀 못 하시는 아줌마. 하지만 너무 마음이 좋아서 내가 나중에 돌아가야 할 위치까지 친절하게 가르쳐 주신다. 관광 태국의 이미지는 이런 분들이 만드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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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하차. 바로 씨암센터의 정문이다. 이곳에는 씨암 디스커버리, 씨암 센터, 씨암 파라곤 이렇게 3개의 대형 쇼핑몰이 나란히 서 있는데, 길가에는 사람들로 붐비고 여기저기서는 길거리 공연도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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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들어가봤다. 방콕에도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만큼 초현대식으로 꾸며진 내부는 서울의 어느 대형쇼핑몰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세련된 모습이다. 다만 화장실만큼은 예외여서 이곳에도 따로 요금을 받는다. 2B. 위의 사진은 Game World라는 회사에서 고객들을 대상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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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하는 공연이다. 난 혹시 한류 열풍이 거세다고 해서 우리 노래를 부르나 했는데, 하필 이 아가씨들의 공연은 일본 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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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말한 세 쇼핑몰의 대각선 방향에는 <마분콩>이라는 또 하나의 쇼핑몰이 있다. 여기는 우리의 동대문 시장(두산타워)같은 분위기이고, 냄새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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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분콩(MBK)의 내부이다. 여기를 돌아다니니 내가 왜 진작에 여기를 몰랐나 싶다. 앞으로 쇼핑이라면 고민할 필요 없이 이리로 오면 될 것 같다. 예를 들어 폴로(POLO) 매장에 가보니 할인 행사를 하고 있었는데 590B 짜리 티셔츠 5장을 사면 하나가 공짜였다. 따라서 6장에 2,950B. 한국돈으로는 2,950 * 37원 = 109,150원. 따라서 한 장당 가격은 18,190원이다. 폴로 티셔츠가 한국에서 얼마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여기가 싸지 않나? 다만 유의할 것은 태국인들의 사이즈에 맞게 나와서 우리한테는 작다. 내가 입어도 보았는데, 한국에서 100사이즈를 입는 내가 여기서는 2XL 입어야 맞는다. 내가 배가 나와서 그럴 수도 있겠으나 하여간 감안해야 한다. 초등학교 3학년 올라가는 딸아이 옷으로 M사이즈를 샀는데 맞는다. 우리 애의 체구가 또래에 비해 작은 편인데 그렇다.
 

- 쭐라롱껀 대학 -
 

원래 쇼핑센터는 대충 훑어보고 마분콩의 뒤에 있는 국립경기장에 가보려고 했었다. 여기는 바로 지난달에 킹스컵 축구대회가 열렸던 곳이다. 하지만 시간을 많이 허비하는 바람에 생략하고 곧바로 쭐라롱껀 대학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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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물으니 마분콩 앞에서 길을 건넌 다음, MBK를 오른쪽에 두고 이렇게 생긴 대로를 따라 10분 정도 내려가라고 한다. 가는 길에 왼쪽으로 두 개의 다른 학교를 지난다. 그리고 마침내 쭐라롱껀 대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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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으로 들어오면 한 눈에 들어오는 모습이다. 이곳은 1899년에 개교한 태국 최고의 명문 쭐라롱껀 대학이다. 일요일 오후 나절이라 캠퍼스에 학생은 없어서 고즈넉한데, 중앙 호숫가에 남녀학생이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다. 그 모습이 너무 좋아서 카메라에 담으려 했으나 그 학생들이 나를 쳐다보는 바람에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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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의 진입로. 아까 학생들에게 다가가서 말을 붙여볼까도 했지만, 방금 전에 한 행동이 마음에 걸려 공연히 민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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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의 호수를 지나 잔디밭 가운데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동상을 가운데 두고 양 옆에는 분수대가 있다. 동상의 뒤로는 국기게양대에 태국 국기가 펄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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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의 주인공은 라마5세와 6세. 이 대학은 1899년에 라마5세 쭐라롱껀 대왕이 왕궁에서 근무하는 신하들을 교육하기 위해 만든 교육시설인데, 라마6세 때 정식 학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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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앞 제단의 모습. 향도 피워져 있고, 음식과 물이 놓여 있다. 물에는 빨대도 꽂아 두었으며 음식도 더러 포장이 벗겨져 있다. 앞에서 탐마삿 대학에 갔을 때도 그랬지만 여기 사람들의 마음씀씀이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캠퍼스가 좋으니까 여기저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몇몇 보였다. 그 중 남학생 두 명이 사진을 찍어주는 파란색 원피스를 입은 여학생이 눈에 들어오길래 말을 붙여봤다.
“Excuse me. Are you a student in this university?"
이렇게 교과서에 나오는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하는데, 가까이서 보니 말을 붙이기를 정말 잘했다고 여겨질 만큼 아주 미인이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 아가씨는 이 학교의 학생이 아니었다. 난 이 아가씨가 모델이거나 아니면 배우이거나 그렇지 않을까를 생각했다. 그만큼 아주 미인이었다. 내가 배가 고파서 그러는데 어디에 뭐 좀 먹을만한데가 있느냐고 물어봤다. (물론 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거짓말이다) 그랬더니 자기는 잘 모른다면서 저 학생들이 이 학교 학생들이니 쟤네들한테 물어보라고 한다.
 

조금 떨어진 길가에 학생들 셋이 앉아있었다. 난 그쪽으로 가서 이번에는 남학생한테 말을 붙였다. 그는 보통의 여기 학생들처럼 군살없고 약간 마른 체형인데 얼굴이 유별나게 희다. 대체 태국인인가? 그인가? 아니면 나인가?
조금 전과 같은 내용의 질문에 학생이 답을 해 주는데, 그의 유창한 영어실력이 나를 감탄하게 한다. 일요일이라 학교식당은 문을 열지 않았으며 밖으로 나가서 왼쪽으로 내려가면 뭔가를 먹을만한데가 있을 거라고 한다. 용건을 해결했으니 더 이상 이야기를 이어나가기도 그렇고, 책에 나오는 기본대화밖에는 못하는 내 실력에 스스로 위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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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돌아서려는데 너무 아쉬워서 이번엔 멀리서 카메라에 담았다. 저 학생들 중 맨 왼쪽이 나랑 이야기를 나눈 남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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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입구의 계단에는 나가(Naga)상이 있다. 그리고 학교의 게시판에는 여느 대학들처럼 이런 저런 홍보물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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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수 한 병으로 목을 축이고 오랫동안 벤치에 앉아 있었다. 해는 뉘엿뉘엿 져서 어둠이 드리우고 호숫가에는 달리기 하는 남학생들 몇몇이 보이다. (동남아 여행하면서 서양인말고 현지인이 조깅하는 것은 여기서 처음 본다) 그냥 그렇게 한참을 앉아 있었다. 이제 내일이면 나는 돌아가야 한다.
 

- 쏘이 람부뜨리에서의 마지막 밤 -
 

아까 버스에서 내린 <씨암 디스커버리>로 돌아오자 날은 이미 어두워졌고, 거리는 인산인해이다. 버스에서 내린 반대방향에서 59번을 탔더니 민주기념탑을 지나 <랏차담넌 끄랑>거리의 10월14일 기념관 앞에서 내려 준다. 터덜터덜 숙소로 돌아오니 칸짜나부리로 간 친구들은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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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완하우스의 복도에 있는 내 명당자리이다. 우리 숙소는 방안에서 금연인지라 여기 앉아서 쉬고 담배도 여기서 피워야 한다. 이것 저것 여행을 정리하고 있으니 친구들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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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복장의 아가씨가 맥주 좀 마셔달라고 홍보하는 <오 헝그리>로 갔다. 일요일 저녁이라 TV에서는 EPL 경기가 한창이다. 태국 사람들도 축구경기를 엄청 많이 본다. 태국 사람들이 보는 건지 아니면 여기 와있는 서양사람들 때문에 틀어 놓은 건지 약간 헷갈리는데 하여간 어떤 곳은 거의 하루 종일 축구만 보여준다. 유감스럽게도 박지성 선수는 결장이다. 맨유의 경기가 중계되고 있으나 박지성은 없다.
 

어제 홍익여행사에서 이곳의 바우처를 구입했다. 동대문에서 마사지 잘하는 데를 물어보니 사장님말고 거기 와 있는 다른 여행자 분이 여기를 권했었다. 그래서 저녁을 먹고는 택시를 타고 갔다. 헬쓰랜드 삔까오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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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은 이렇다. 카오산의 마사지 집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홍익여행사 사장님 말씀에 따르면 이곳은 실력이 없으면 취직 자체가 안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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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앉아서 기다리다가 안내를 받고 방으로 입실. 옷을 벗고 준비된 가운으로 갈아입는다. 그러면 마사지사 입장. 다들 나이가 있어뵈는 분들이다. 넷이 나란히 누워서 전통 마사지를 받았다. 2시간 코스라고 했지만 실제 소요시간은 90분. 여기의 특징은 사람을 강제로 꺾거나 비틀지 않고 편안하게 해준다는 점. 따라서 사람을 아프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편안해서 잠이 쏟아지고 실제로 한 친구는 코까지 골아가며 잤다.
 

요금은 400B. 하지만 팁을 100B을 줘야 하는데, 이게 사실상 요금이나 다름없이 강제적이다. 여기서 이분들한테 팁을 주지 않는 것은 “내가 널 컴플레인 하겠다”는 의미이고, 50B을 주면 “넌 꽝이야”란 의미라고 한다. 따라서 100B의 팁은 기본인 것이다. 마사지가 끝나고 마사지사가 퇴장하면 우리는 옷을 갈아입는데 복도로 나오면 마사지사가 기다리고 있다. 팁은 이 때에 주는 것이다.
 

당연히 비싼 만큼 좋았다. 여기를 알고 나면 다른 데는 못 갈 것 같다. 가격보다는 택시를 타고 가야 하므로 약간 번잡스러운 것이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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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서는 <포피앙 하우스>에서 아쉬움을 달랬다. 안주는 새우, 오징어, 붉은 돔(Red Snaper). 이제는 익숙해져서 그런지 이 동네의 안주는 맛이 다 똑같은 것 같다.
 

- 다시 일상으로 -
 

2월6일 아침 5시30분에 일어나서 밥도 먹지 않고 숙소를 나와 택시를 탔다.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택시비는 243B. 톨비 70B은 별도이다. 이른 새벽시간이어서 그런지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았다. 여행 후 남은 경비를 넷으로 나누니 1인당 1,500B이다. 공항 면세점에서 아이들을 생각해서 티셔츠와 초콜렛을 구입하고 났더니 20B 지폐 하나가 남는다.
 

광저우 공항에서의 환승시간은 5시간. 처음에는 끔찍하게 여겨졌는데, 조용히 바닥에 앉아 의자를 책상 삼아 여행기를 정리하니 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다만 공항에서는 자주 안내 방송이 울려 퍼졌는데 여자 아나운서의 음성이 정말 매력적이다. 무슨 말인지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데도 음성에 높낮이가 있어서 그런지 듣고 있으면 빨려들 것만 같았다.
 

사족:
 

1) 저는 이렇게 11박 12일의 여행을 끝내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여행기도 이렇게 마무리 짓습니다. 이번 여행기는 쓰면서 참 길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고, 일정이 급박하게 진행된 탓도 있습니다.
 

2) 이번 여행의 압권은 단연 <킬링필드>입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그토록 잔혹할 수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사회 전체가 집단적인 광기에 빠져 살인을 저지르는 모습에 전율이 느껴집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의 머리를 나무에 내리치고 웅덩이에 던져서 죽였다는 대목에선 소름이 끼칩니다.
 

3) 나중에 어떻게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캄보디아에서 근무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은 그렇지만, 제 월급으로도 정말 풍요로울 수 있는 곳이 캄보디아입니다.
 

4) 지금은 너무 어리지만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 뭔가를 생각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캄보디아는 다시 한번 가고 싶습니다. 그냥 보여주고 싶고 들려주고 싶은 것들이 많습니다. 옛날에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에 우리 부부가 묵었던 <앙코르톰 게스트하우스>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때까지 망하지 말고 있어줘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5) 쭐라롱껀 대학에서 맞은 저녁 무렵의 풍경도 좋았습니다. 저는 어디를 여행하던 꼭 그 곳의 대학을 가보는 편입니다. 그냥 이유없이 좋더라구요. 대학...
 

6) 저는 내년도에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혼자 다녀온 것이 너무 미안하여 가족들을 데리고 싱가폴 - 말레이시아(KL) - 태국(푸켓)을 가려고 합니다.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특히 그때는 이동할 때 야간 기차를 이용할 생각입니다. 야간 기차하면 김경린 님의 시 <국제열차는 타자기처럼..>도 생각나고요. 참 종습니다.
 

7) 다른 사람들은 돈을 벌면 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가족은 넓은 집과 좋은 차 대신에 여행을 추구하며 삽니다. 모쪼록 건강하십시오. 그동안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3 Comments
열혈쵸코 2012.03.05 02:57  
하로동선님, 이번에는 캄보디아를 다녀오셨군요. ^^
저도 넓은집과 좋은차 대신에 여행을 추구하며, 살고싶습니다.
아직 캄보디아쪽을 다녀오지 못했지만, 하로동선님 이야기를 읽으면서 배우고 갑니다.
내년의 가족여행 또한 즐거운 시간 되십시요~ ^^
하로동선 2012.03.05 08:15  
네.. 감사합니다. 내년에는 어머니도 모시고 다녀올 생각입니다. 열혈초코님께서도 좋은 여행 많이 하시고 글도 많이 올려주시면 제가 정독하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이굽실 2012.04.29 14:08  
저도 약2년전에 혼자서 다녀왔는데요 (물론 친구가족이 캄보디아에 거주하지만요..^^ 씨엠립은 혼자 다녔거든요~^^) 이렇게 자세히 글올려주시니 그때 추억이 새록새록 느껴지네요 ~ 마침 제가 진짜 다시 캄보디아로 간거 같습니다. ~^ ^  늦게라도 이렇게 멋있고 즐거운 여행기를 볼 수 있어서 엄청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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