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왓 (북쪽 서편-악마와의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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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왓 (북쪽 서편-악마와의 전투)

虛堂 6 1977

이제 북쪽 서편으로 왔다.

이곳도 신과 악마의 전투 장면이 전개된다.

우리 부부외에는 아무도 없어 이곳을 전세를 내어 보고 있다.

 

이곳은 복잡한 신화를 몰라도 되고 다만 석벽부조를 보며 석공이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만 느끼고 다니면

되기에 우리같은 초보여행자들에게는 오히려 좋다.

이곳은 그야말로 그림으로 보는 이야기 책이다.

신들과 악마들간의 장대한 전투 장면이 계속 이어지고 인간들의 표정을 살펴보는 드라마나 같은 곳이다.

석공이 굳이 설명을 하지 않고 가이드가 없어도 만든 사람과 서로 무언의 대화만 하면 되는 곳이다.

그냥 보는 사람 마음대로 해석하고 다니면 되는 편안한 곳이다.

 

힌두교에 등장하는 모든 신들은 그의 전용 자가용과 무기들을 지니고 있단다.

이곳에서는 그런 것들을 유추하며 신들을 찾아 보는 일들이란다.

숨은 그림찾기 하듯 하나 하나 보고 가면 된다.

빙고~~ 겨우 하나 찾았다.

비쉬누가 자가용 가루다 위에 있다.

다시 봐도 가루다가 비쉬누 보다 더 크고 잘 생겼다.

비쉬누는 김연아도 포기한 실익도 없는 고난이도 트리플루프의 착지 자세를 언제까지 계속 할건가.....

가루다 너 마저도? 자네는 트리플더블 자세인가?

보고 배운다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자식을 키우는 사람들은 알아야만 한다.

맹모 삼천지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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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조를 관장하는 브라흐마 신...

그의 자가용은 신성한 거위다.

오랫만에 부조에 등장했다.

자신도 몹씨 기쁜 듯 佳人의 카메라를 쳐다보고 큰 소리로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꼭 올려달라고 부탁한다.

"뭐라카더라? 뭐 노병은 죽지않고 다만 사라질 뿐이라고 하던가? 나 아직 안 죽었어 라고 하던가?"

그리고는 노래를 부른다.

"오~~ 해피 데이~~"

그런데 브라흐마는 늘 부도수표만 남발했다.

히란나야카시프나 라바나에게 영생을 주고 결국 비쉬누가 해결하고.....

선거 때 공약 남발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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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교반에서 아무 일도 않고 중앙 제일 위에서 빈둥 빈둥 놀며 내려다 보기만 하다가 아이라바타라는

코끼리를 그냥 줏어와 무허가 자가용으로 사용한 천둥, 번개의 신 인드라도 찾았다. 

인드라는 쉬바에 대한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다.

쉬바는 자신의 착각으로 아들 가네사의 목을 베고 얼른 옆에 있던 코끼리의 목을 잘라 붙였다고...

사실 인드라도 우유 바다 휘젓기에서 그냥 코끼리 건져 타고 다니는 주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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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전쟁의 신 스칸다다.

쉬바와 파르바티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스칸다는 아름다운 공작새를 탄단다.

푸~ 하하하하~~ 전쟁광인 스칸다가......

 

능력보다는 애비 잘 만나 멋진 공작새를 탄다고 다른 신들이 모두 수근거린다.

세습이란 벌써 태초부터 시작이 되었나 보다.

아무리 법으로 막으려 해도 바뀌어 지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佳人이 다른 신들에게 한 마디 해주고 왔다.

"능력이라는 것도 부모의 능력도 능력이다."

연예인 자식들도 쉽게 연예계에 얼굴 내미는게 현실이 아니냐? 

심지어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까지도 함께 얼굴을 내 밀고......

세상의 일들이 모두 그런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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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무도 없는 조용한 이곳에 우리나라 노래가 들린다.

가만히 들어 본다.

"뱀이다~ 뱀이야~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뱀이다~~"

 

물의 신 바루나는 나가를 타고 나타난다.

자기를 물로 보지 말라고 佳人에게 신신 당부를 한다.

"자네가 타고 있는게 뭐여~"

"나가여~~"

그래서 너는 "나가!!!"라고 딱 한 마디만 했다.

결국 자기는 또 물 먹었다고 투덜거리고 나가더라.... 

나가~ 너는 개구리와 경쟁관계지?

개구리도 몸에 좋다는데....

"나가~ 자네는 우리나라에 오면 개구리와 동급으로 취급 당해~~ 그리고 뼈도 못추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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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신 수르야는 멋진 말이 끄는 마차를 타고 나타난다.

벤허를 흉내내고....

크크크크  자기가 벤허래~~

佳人 : "자네가 벤허를 만나면 뭐라고 할래?"

수루야 : "오~~ 신이시여! 제가 정녕 벤허를 만들었나이까?"

윌리엄 와일러 감독이 이 소리를 들었다면 뭐라고 할까?

"그래도 벤허의 저작권은 나에게 있어~~ 정신 차려 이 친구야~~"라고 하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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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쟁이다.

신들에게는 평화도 없는가?

휴전도 하지 않는단 말인가.

이렇게 싸움박질만 하니 인간의 역사도 전쟁의 역사일 수 밖에....

그러니 인간들이 신들에게 무얼 배우겠니?

말이 끄는 마차와 마차가 서로 마주보며 사생결단 하듯 달려든다.

마치 국회에서 여당과 야당이 맨날 싸우듯이....

함 해보자 이거지?

너희들도 벤허놀이 하고 있는게냐?

 

자네들은 아직도 분노와 미움의 마음으로 싸우고 있는겐가?

그런 마음으로 싸워서 이긴다고 해도 참다운 승리자가 아니라네....

그것은 마치 죽은자를 상대로 싸우는 것이고 죽은자에게 이긴다는 것은 살인이나 마찬가지라네....

참다운 승리자란 자기 자신의 분노와 미움과의 싸움에서 이긴 사람들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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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진검승부를 보자

상단에 두 명이 서로 목을 잡고 창을 겨누고 있다.

왼쪽이 모자 모양으로 보아 데바의 병사이고 오른쪽이 아수라의 모자로 보여 악신들의 병사인듯 하다.

또 서로의 눈을 향하여 창을 겨누고 있다.

옆에서 누가 또 외친다. "창 피해요~~"

 

그 아래는 네명이서 2대 2의 활 승부를 겨루고 있다.

마찬가지로 왼쪽의 고깔콘 모자이니 선신의 병사들이다.

그래도 이들은 눈을 피하여 상대의 목을 겨누고 있다.

이 정도면 이제 막가자는 거지? 

혼전 중에는 피아 구분이 어렵다.

그러나 석공은 모자만 보고도 구별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알려준다.

우리 같은 배낭여행자는 석공의 지혜에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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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신은 정말 자기 얼굴을 알고나 있을까?

그리고 자기의 진짜 손은?

여러 얼굴의 신이며 손을 가진 미스테리한 죽음의 신 야마...

야마라는 이름보다 염라대왕으로 우리에게는 더 친숙하다.

건너편 지옥계에서 우리 한 번 뵌 적이 있쮸?

나중에 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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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많은 신들이 있으나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다.

정말로?

이실직고 하련다. 사실 佳人의 능력이 모자란다고....

이곳에 오시는 분들이라면 충분한 시간을 갖고 보물찾기 하는 기분으로 찾아야 할 것이다.

3시간도 되지 않는 시간에 앙코르 왓을 모두 둘러 본다는 것은  佳人이 생각해도 웃긴다.

오늘은 비 까지 내려 회랑내부가 더 어두워 초보가 사진 찍는게 여간 어렵지 않다.

 

모든 중요한 부조 앞에 그곳 사진과 간단한 설명을 적어 놓은 안내판이라도 설치 했으면....

佳人의 어줍잖은 희망사항이다.

 

사진 몇장 더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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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를 타고 있으니 물의 신 바루나인듯 하다.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나가 위에 죽은 바루나의 부관이 보인다.

佳人이 궁금하다. 그래서 그 밑에 있는 병사에게 물어보았다.

佳人 : "저기 부관은 왜 빨리 죽었는가?"

병사 : "부관이 달아나는 적을 향해 용감히 화살을 쏘았더랬지요... 그런데 도망가던 적군이 갑자기 뒤로

돌아서서 창을 부관에게 던져버렸어요"

佳人 : "그래서?"

병사 : "제가 부관님~ 창 피해요~ 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佳人 : "그랬더니?"

병사 : "부관이 대뜸 저보고 임마~ 전투 중에 창피한게 어디있니? 등을 보이고 도망가는 적들에게도

인정사정 보지 말고 용감히 창을 던저라 하고 소리지르고는 "핑~ "하고 날아오는 창에 바로 맞았어요"

佳人 : "이 녀석아~ 의사전달이 잘못 되었잖니? 너는 창을 피하라고 했는데 부관은 부끄럽다는 말로..."

그렇다. 세상을 살다보면 의사전달 과정에서 오해를 부를 수도 있다.

이 부관처럼 목숨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게 정확한 의미 전달이다.

아~~ 佳人도 이런 말을 하고보니 창피하다..... 

여러분들이 佳人을 향하여 던지는 비난의 창들이 무수히 날아온다.

그리고 몇 분은 佳人에게  소리친다.

"아이구~~ 창 피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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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중 이미 머리만 몸에서 이탈한 병사도 있다.

어디에 있을까요?

땅바닥에 떨어졌겠지요. 

왜 여기에 있느냐고 물어보아도 말을 할 수가 없다.

죽은자는 영원히 입을 다물고 있다.

 

그대...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겠는가? 

죽음을 목전에 둔 것처럼 무섭고 두려운 일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겠는가?

죽는 순간......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달관한 자세로 죽을 수만 있다면 그것은 참 행복한 일이라네....

 

그런데 죽은자 머리 위에 있는 병사의 얼굴을 자세히 보면 2중 3중의 모습으로 그렸다.

마치 살아 움직이는 모습으로 보여진다.

실수로 이렇게 만들었는지, 두 세명의 병사를 겹쳐서 표현했는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움직이는 역동적인

모습으로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佳人이 보기에는 당시의 석공의 기술이 놀랍다라는 생각이다.

마치 병사가 움직이고 있는 착각이 빠지게 한다.  

움직이는 듯한 다리의 모습에서 볼 때 석공은 후자의 의도로 만들었으리라....

비록 佳人이 틀렸더라도 보는 사람 마음에 따라 그렇게 보면 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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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전투도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너 죽고 나 살자다.

창피한것도 없다.

인간하고 다른게 뭘까?

그런데 왜~ 왜~ 인간은 신을 닮고 싶어 할까?

신들은 인간을 흉내내고 있는데.... 

그리고는 왜 신들은 인간들에게 자신들을 배우라고 하고 공양하라고 만 할까?

이런 생각이 들면 또 지쳤다는 이야기다.

잠시 쉬며 물 마시고 가야한다는 신호다.

 

도대체 오른쪽에 있는 마차를 끌고 있는 짐승의 발은 몇개나 될까?

저런 녀석하고 식사하고 같이 나오면 속 터진다.

저놈은 신발 신는데만 반나절도 더 걸린다.

설령 발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보고 느끼는게 배낭여행자의 특권이다.

 

이곳에서도 적군과 아군의 구별은 모자로 구분을 하면 된다.

그런데 가끔 모자를 쓰지 않은 이상한 병사들이 있어 한참 고민하게 하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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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부조를 살펴보면 신들은 크게 그려져 있고 병사들은 장기판에 졸처럼 작게 그려져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장기만 그렇게 3가지 크기로 장기 알이 만들어졌다.

중국이나 베트남 사람들은 무척 장기를 즐긴다.

심지어 음식점 플라스틱 식탁에도 장기판이 만들어져 출고된다.

베트남의 길거리를 걷다보면 어디에서나 장기를 즐기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런데 그곳의 장기 알들은 졸병이나 장군이나 왕이나 모두 크기가 같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평등해서일까?

 

아래 사진은 뭘 하고 있는지....

아마 새의 날개를 가진? 모르겠다.

마치 탱고춤을 추고 있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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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라사 산에서 명상에 잠겨있는 쉬바의 모습이다. 

이번에는 수염으로 목에 생긴 흉터를 감추었나?

마치 토굴 속에 들어가 동면을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쉬바신이시여~~ 그 모자는 아수라 패션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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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랑카의 전투다.

그러면 1층은 모두 한바퀴 도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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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佳人

사진도 : 佳人
큰 사진은 개인 블로그로 : http://blog.daum.net/nhk2375 

오늘의 佳人 생각 : 인간은 신을 숭배하고 따른다.

                        그러나 오히려 신은 인간을 닮고 싶어한다.

                        종교란 신을 찾기 위한 인간성의 반응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신들이 인간들처럼 싸움을 즐긴다면 인간으로의 회기를 원하는 것일까? 

6 Comments
홀로남 2009.02.13 14:40  
"부관님~ 창 피해요"에서 넘어 갔습니다
虛堂 2009.02.13 21:34  
혹시 저에게 창을 던지시지는 않으시겠죠? ㅎㅎㅎㅎ
그러면 저 창피해요~~
뢰글란 2009.02.13 14:51  
글자는 읽고나면  "!"
그림은 보고나면  "?"
마지막 두 부조의 선각은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듭니다.
중간에 불~쑥 불~쑥 나오는 고수장단과도 같은 추임새는
읽는 흥을 부채질 합니다. 
오늘도 감사히 잘 봅니다.

虛堂 2009.02.13 21:38  
너무 제 개인 이야기들이 많아서 글을 읽으시면서 혼란을 주고는 있지나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신화의 내용을 안다면 이런 글은 쓰지 않았을텐데.....
그래도 함께 한다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내어 계속 쓰고 있습니다.
만약 길벗이 없는 여행길이라면 무척 힘들고 어려운 여정이 될겁니다.
홀로남 2009.02.13 23:56  
내용대로만 보면 너무 딱딱해지지요.
항상 재미있게 보구 갑니다.
虛堂 2009.02.14 00:24  
늘 곁에서 끊임없이 격려를 하여 주시는 홀로남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치 님과 함께 이곳을 둘러보고 있는 느낌입니다.
얼치기로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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