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내게 준 선물 - 1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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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내게 준 선물 - 1탄

이리니 1 4959


아침. 봄비가 촉촉이 내려 앉은 인천 공항 활주로를 따라 비행기가 매끄럽게 착륙한다. 부산 스럽게 내릴 준비를 하는 사람들 속에서 호치민 공항에서 어머니인듯한 중년여인과 눈물로 이별하던 푸른 아오자이의 그녀가 살짝 화장을 고치는 듯 하다. 잠시 후 공항 화장실에서 마주친 그녀가 이곳 날씨는 어떠냐고 묻는다. 조금 쌀쌀하다고 하니 약간 표정을 찡그리고는 아오자이위에 옷 하나를 덧입었다.

한국으로 시집오는 여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머리를 스친다. 그러고 보니 젋은, 나보다 훨씬 어려보이는 베트남 처녀들이 많이 타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 그녀들 중 몇몇이 아까 공항에서 눈물을 펑펑 쏟으며 가족과 이별하던 그네들일 것이다.

호치민 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할 때 뒤에 서있던 남자 두분의 대화도 그곳에서 선을 보고 돌아 간다는 거였다. 한분은 잘되었고 또 한분은 마음에 드는 분을 못 만났다는 이야기 소리가 소곤소곤 들렸었다. 역시나 입국장에는 꽃다발을 든 남자들과 그들의 어머니 인듯한 할머니들이 몇분 서계신다. 푸른 아오자이의 여인을 반갑게 맞이한 할머니는 연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와주어서 고맙다는 말씀을 계속하셨다. 멋쩍은 듯 옆에 서있던 남자도 평생 처음인 것 같은 어색한 꽃다발을 건네는 모습이다.

직원들이 주차장에 차를 가지러 간 사이 공항내에 머무르면서 아직도 남편을 만나지 못하고 서성이는 여자들과 늦게 마중나와 뛰어 오던 몇몇 남자들을 보게 되었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져 별로 낯설지도 않은 외국인 신부들이지만 그 광경을 직접 보고 있노라니 슬픔도 아니고 서글픔도 아닌 미묘한 감정들이 섞이며 그들 속에서 살았던 6박 8일간의 소박했던 내 여행길이 떠올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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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월 17일(토) 새벽 3시 30분 인천공항 출국장

새벽. 하루 중 가장 어두운 시간은 동트기 직전 이라는데 딱 그 무렵에 공항에 도착해서인지 공교롭게도 이번 여행의 출발부터가 힘겹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잠은 오지를 않고 가이드북을 뒤적이다가 빈 공항을 어슬렁 거린다. 출발할 때 날이 흐려서인지 건물 너머로 살짝살짝 보이는 이곳 인천도 뿌옇기만 하다. 그러나 우리 서바이벌팀의 앞길은 그렇지 않으리라.. 뜬눈으로 새벽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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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정>


*3월 16일 23시 사무실 집합(대구시 달서구 소재)
23시 30분 출발
24시 홈플 잠시 들림(백세주, 매실주 1병씩, 참소주 2병 구입)
17일 03시 30분 인천공항 도착
장기주차장 차 맡김(1일 8,000원 / 7일 이상 10% off)


*베트남항공 타고 가며.. 기내에서 마신 맥주다. 코끼리 그림이 그려진 베트남 맥주였는데 맛났다. 맥주자체가 맛있었는지 여행의 즐거움이 더해져 맛있었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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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시골길 2007.04.09 22:12  
  대구분들이 참소주 사들고 앙코르에 진출하시는군요..부드러운 '화랑'도 한병 가져가셨으면 좋은디..^^ 다음편 기대되어 바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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