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발리인의 어머니 브로모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 인니
여행기

[토미]발리인의 어머니 브로모

Tommy 0 2697
2007년 11월 20일(화)
족자카르타 - 째모르 라왕(브로모 화산)
▶교통비
미니버스(족자 - 째모르라왕) 130,000
▶숙소(카페 라바 호스텔) 185,000
▶저녁 65,000
▶기타 잡비(식사 및 간식)

2007년 11월 21일(수)
자바(째모르 라왕 - 페나자칸1 전망대 - 브로모화산 - 째모르 라왕 - 쁘로볼링고) - 발리(덴파사 - 꾸따)
▶브로모 화산 입장료 50,000
▶투어
트렉킹투어 가이드비용(째모르 라왕 - 페나자칸 전망대) 50,000
말 타기(Hores Trekking) 30,000
▶교통
베짝(째모르 라왕- 쁘로볼링고) 25,000
버스(쁘로볼링고 - 덴파사) 100,000
택시(덴파사 - 꾸따) 40,000
▶숙소(AP INN - A/C) 215,000
▶기타 잡비(식사 및 간식)


어제 소소로자와에서 예약한 여행사 미니버스에 몸을 실었다.
오늘은 브로모를 보기위해 째모르라왕으로 가는 길이다.

웬만하면 로컬 교통을 이용해 가렸으나, 터미널에서는 생각보다 비싸고, 논에어컨에 출발 시간도 맞춰야 하기에, 그냥 협상을 잘 해서 여행사 미니버스를 타기로 했다. 한 10시간 이상 가야한다.

10시간 이상의 거리를 미니버스에서 버티기 쉽지 않다. 옆자리에 프랑스 친구, 이태리 친구가 함께 했다. 프랑스 친구들은 제법 여행한 티가 난다. 영어도 잘하고, 체력도 좋아보인다. 역시 나이만큼 진진해 보이기도 한다.

반면 이태리 친구들은 뭔가 어설프다. 그래도, 젊은 나이에 또래들처럼 발리의 꾸따에서 서핑과 환락보다 탐험 여행을 하는게 기특해 보인다.

쉼없이 달려 밤이 되서야 쁘로볼링고를 거쳐 째모르라왕에 이를 수 있었다.
오자마자 케케한 화산 냄새가 코와 목을 가로 막는다. 이래저래 좀 더 풍경이 좋을거 같은 숙소로 이동하다, 결국 처음 봤던 입구의 라바 호스텔에 자리잡았다. 지대가 높아서 그런지, 라바 호스텔 레스토랑에서 숙소까지 오르락 내리락 하기가 쉽지 않다. 운남의 중띠엔 여행 이후 간만에 고산의 병 맛을 느끼고 있다.

함께 왔던 프랑스 친구들과 이태리 친구들도 함께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라바 레스토랑서 저녁을 먹으며, 현지 산악 가이드가 선라이즈 포인트까지 트렉킹을 통해 가자고 한다. 이미, 유러피안들은 서로에게 별 어려움 없이 친해져서 트렉킹을 신청한 상태다. 우리도 곰곰히 생각하다가,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만으로 쉽게 갈 수 있을거 같지 같아 트렉킹에 동참하기로 했다. 또한 간만에 현지인들과 친해지기 위해 살짝 맥주도 마셔주며 노가리를 풀다 잤다.

새벽 2시반에 일어났다.
새벽이라 잔잔하게 깔린 화산냄새, 아예 숨을 못쉬겠다. 눈도 무지 따끔거린다. 으흑 죽겠다. 그래도 걸었다. 아무것도 보이지않는 산길을 걸었다. 힘들었다. 내 체력이 이정도로 허약해졌나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 친구와 이태리 친구는 잘 나간다. 구토까지 한 나는 아무래도 어제 밤에 먹은 음식과 술이 문제였다는 생각이 든다.

현지 산악 가이드 키도 조금하고 새까만 토종 인니 친구인데, 무지하게 재촉한다. 괜히 나 때문에 늦어지는것도 싫다. 남자들끼리 트렉킹이니 속도도 무지 빠르고...

결국 일행들은 가장 피크 포인트인 페나자칸2로 가고 나는 그냥 피크 포인트인 페나자칸1에서 일출을 봤다. 이렇게 힘들게 온거 치고는 그냥 그렇다. 내 몸이 그냥 그래서, 느낌이 그런건가 모르겠다.

페나자칸1으로 다시 돌아온 일행과 실제 브로모 화산에 오르기 위해 현지인 마을도 지나 씨샌드를 걸어 화산 입구까지 갔다. 이곳에 사는 현지인들은 탱거(Tennger)족인데, 이슬람을 믿는 자바섬에서 이들은 힌두교를 믿는다. 자바섬에 이슬람 왕조가 생겼을 때, 발리로 가지 못한 민족이 이곳에 남아 힌두를 지킨다고 한다. 그래서 이 산을 '발리인의 어머니'라고 한다. 브로모 앞에 보면 실제 씨샌드에 유일한 건물인 힌두사원도 있다.

암튼 씨샌드 직접 밟아보는건 그냥 그렇지만, 멀리서 보는 모습은 정말 화성같다는 느낌이 든다. 브로모 화산까지 모두 보고, 숙소까지 돌아오니 한 9시정도 됬다. 이렇게 쉽지 않은 길을 다른 여행자들은 어떻게 그리 쉽게 갔는지 모르겠다.

어두 컴컴한 길을 랜턴 하나 없이, 달빛에 의지해서 갈려고 했던게 넘 이번 트렉킹을 쉽게 봤나보다. 숙소에서는 바로 뻗었다. 아침이고, 뭐고 아무 생각도 없다. 그냥 무지하게 숨이 차다. 온몸엔 화산 냄새에, 숙소엔 먼지같은 화산재들로 수북하다.

이로서 인도네시아의 탐험형 여행은 끝난것 같다.
아침을 대충 먹고, 째모르라왕에서 쁘로볼링고로 왔다.


토미의 여행사랑 - http://www.travelove.net/
0 Comments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