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체력으로 앙코르와트 여행하기
초,중,고 아이들5 엄마3 8명의 소그룹이 패키지가 아닌 에어텔로가서
자유여행을 하기로 한데는 다양한 연령대의 구성원과 저질체력이 큰 이유였다.
태사랑의 회원님들이 주신 알짜정보들과 먼저 패키지로 캄보디아를 갔다온 지인의
추천대로 우리끼리 자유여행을 결정하고 나니 여행코스와 차량 , 가이드 문제가 가장 큰 숙제.
몇군데 견적을 의뢰해보고 받은 답장중에 가장 세심한 설명과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해주신
그린플라워에 예약을 했다. 여행코스는 현지에서도 조정이 가능하니 ABC투어의 기존 코스를
참고로 심플하게 꼭 봐야 할 것들로만 -앙코르 와트, 톰,
룰루오스초기유적지, 반데이쓰레이,
톤레샵 깜퐁플럭 으로 정하고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 조정하기로...
TV에 나온 난생 처음 여행단마냥 들뜬 아이들과 엄마들을 이끌고 씨엠립 공항에 내려
호텔 체크인까지는 잘 했는데 약속한대로 아침 8시에 가이드와 차량이 나타날지 두근거려 잠도 못잔 나.ㅠㅠ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로비에서 기다리는데 5분이 지나니 슬슬 초조해짐..어쩌지??
씨티앙코르호텔은 한국인 단체가 잘 오지 않는 곳이라 다른 호텔에 들렀다 오셔서 조금 늦으셨다는
가이드샘( 마치 역사선생님처럼 설명을 잘 해주셔서 우리끼리 선생님~이라 부름)이 벤과 함께 나타나셨다.
한국어도 영어도 잘 모르는 순박한 얼굴의 운전기사청년과 함께 차를 타고 첫날 초기유적지를 향해 일단 고고~
밤비행기를 타고 와서 다음날 바로 앙코르 와트를 보러 가는건 체력적으로 무리라며
초기유적지를 첫날 보자고 권해주신 가이드샘의 말 듣기를 진짜 잘했음을 여행내내 느꼈다.
여유있게 구경다니자고 했어도 야외유적을 보고 돌아다니는 건 2~3시간이 한계..
무조건 밥은 시원한데서 먹고 점심땐 호텔에 들어와 쉬고 샤워 후 옷갈아 입고 오후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평소 씻기를 너무 싫어하는 정민군 입에서 '씻어야겠어~'라는 말을 들었으니..
작지만 어느 하나 놓칠것 없는 반데이스레이를 보고 저녁은 스마일오브앙코르쇼를 관람.
아이들을 위해 보러간 쇼였는데 불쇼 물쇼 엄마들이 더 열심히 보고 애들은 중간에 졸고..
뷔페는 열무김치며 김밥같은 한식도 꽤 먹을만했다. 전체적으로 중국단체관광객들을 위한 느낌이랄까.
오히려 공연은 둘째날 저녁에 본 평양랭면이 더 볼만했으니 그래도 한민족이란건가? 아이들의 열광적인 환호^^
둘째날 드디어 기대하던 앙코르 와트관람..
구름낀 날씬데 마치 한증막에 온거마냥 너무 더워서 건물안에 있으니 땀이 줄줄 숨이 턱턱 막힌다.
일행중 나이되고 체력되는 사람들만 3층까지 올라가서 탁트인 앙코르와트 전경을 감상했다.
미리 겁먹을 필요까진 없었던 가파른 난간. 천천히 조심하면 다들 오를 수 있음.
이날 점심은 지친 아이들을 위해 블루 펌프킨..(어르신들 취향은 아니지만 젋은 처자,아이들은 대만족)
에어컨 바람아래 소파베드에 드러누워 와이파이 실컷 누린 아이들의 기력충전으로
오후 앙코르 톰- 바이욘의 미소와 졸리언니 나오던 따프롬까지 무사히 관람을 마칠 수 있었다.
우리일행이 느리게 움직이다보니 프놈바켕일몰은 패쓰~정말 6시 땡 해가 진다.
세째날 일출 보려 새벽에 일어나 찾은 앙코르와트는 또다른 느낌
구름때문에 일출은 못봤어도 대만족. 근데 바람막이를 입어도 쌀쌀하다. 스카프구매충동이 마구~
일행들이 춥다고 숙소귀환을 서두르지만 않았으면 좀 더 있어도 좋았을 곳이다.
일주일쯤 머물면서 앙코르와트를 아침 저녁으로 몇번이고 와봐도 질리지 않을것같다.
호텔에서 체크아웃하고 나와 시내에서 가까운 박쥐공원과 와트마미를 본 후
톤레샵으로 이동했다. 아이들에게 맹그로브숲을 보여주려 캄퐁플럭 쪽배체험을 원했는데
음..입구에서 선착장까지 이동할 때와 쪽배를 젓는 너무 어린 아이들,
물위로 라면봉지 막 집어 던지는 위험한 관광객들..이런저런 걸리는 문제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와 단둘이 쪽배를 타고 고요한 숲을 떠다닌 30분은 우리에게 짧지만 큰 힐링의 시간이었다.
K-STORY 한식레스토랑에서 마지막 만찬(고기매니아 아이들까지 만족시킨 삼겹살 정식 짱!)후
럭셔리 아로마마사지까지 받고 새벽 비행기를 타니 정말 기절한 듯 잠이..눈뜨니 한국이라니..
물갈이를 해서 어른 아이 모두 돌아가며 한번씩 설사도 했지만 그래도 다들 하루는 더 있었어야 했는데
한번 더 갈 수도 있는데 하며 아쉬워하는 기분좋은 여행이 되었다.
패키지에서 공동경비로 1인당 내는 돈과 옵션관광으로 지불해야 할 돈보다
더 저렴한 경비로( 비행기 숙소 식비 입장권 차량 가이드 마사지 모두 포함 1인당 85~90만원선)
우리일행만을 위한 차량과 가이드 선생님의 안내를 받으며 여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어서 더 좋았던 여행이다.
물론 3일간 응답하라!캄보디아 드라마 찍는 경상도 여행객들을 위해
아침부터 밤까지 고생하신 '친절한 김쌤'(씨엠립난민님이셨어요)덕분에 가능할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다른 곳은 몰라도 씨엠립은 가족, 친구들끼리 자유여행을 하기에 최적화된 도시가 아닐까.
다음에 가면 시간이 모자라 차로 지나치며 봤던 유적들과 박물관도 꼭 가보고
앙코르와트 일출과 톤레샵 일몰도 다시 도전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