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안 접히는 남자의 태국 여행 일기 '08.11.16
안녕하세요.
오늘로서 2박 4일의 짧은 일정의 여행 일기를 마칩니다.
꼴같지 않은 글에 격려차 리플 달아주신 회원님들께 특히 감사를 드립니다.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길 빌며
언젠가 태국에서 스치는 인연있다면
아는 척 하고 인사 나누기로 해요~!
(뒤에서 후광이 느껴지면 뒤돌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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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서 있습니다.)
미리 크리스마스 인사 드립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somewhere on this planet
it must exist
a place
an experience
an encounter
that changes everything
모든 분들 꼭 이런 섬을 찾는 경험하시길...
지갑 안접히는 남자의 태국 여행일기
***2008년 11월 16일***
이넘의 저질 체력이 문제다.
어제 마사지를 두번이나 받고 일찍 잠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어나보니 아침 10시를 훌쩍 넘겼다.
볼이 축축해 깨어났다.
입다물고 자고 싶다.
이틀동안 회사를 비웠더니 여간 불안하다.
DDM 이라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인터넷으로 업무를 체크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30분에 20밧, 속도는 크게 기대하심 안되요)
사장님께서 "어휴~! 이 쓸모 없는 넘~!" 이라 하신 말이 맘에 와닿는다.
이 넘의 회사
나 있을 때보다 더 잘 돌아간다.
친구와 센트럴 삔까오에 있는 레코드샵들렀다가 MK 수키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사장님 말씀으로는 '센트럴 삔까오 MK' 가 MK 수키중 그곳이 가장 낫다고 한다.
'센트럴 삔까오'에 있는 레코드 샵
해외 유명아티스트들의 태국한정판 CD도 많이 보인다.
가격대는 우리나라와 거의 동일하다.
(250밧 ~ 450밧 수준)
MK 수키에선 메뉴판이 모두 선명한 이미지화 되어 있어 태국어를 몰라도 대충 어떤 재료인지 알기 쉽다.
하지만 친구와 나는 결정력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래도 난 친구보단 낫다.
어릴적 친구의 꿈은 9급 공무원이었다.
시키는거 대충대충하고 뒷돈챙길 심산이 분명하다.)
모든게 다 맛있어 보여 결정을 못하곤 끝내 세트로 시킨다.
(야채모듬세트 + 고기모듬세트 + 녹색면)
(TOTAL 550밧)
월텟 빅C에 가서 저렴한 선물을 사기로 했다.
막상와보니 환율이 너무 많이 올라 국내 가격과 별반 차이가 없다.
예전 기억으론 '로레알'이나 ''올레이' 가 좀더 저렴했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차이가 없다.
여자친구가 없으니 겨드랑이 데오도란트는 살 필요 없고...
(태국은 데오도란트 천국이다. 가격도 싸고, 종류도 많고 냄새도 여러가지다.)
왓슨(WATSONS)에 가서 '오일 컨트롤 필름'을 10개 샀다.
(왓슨에서 제작 , 50장들이, MADE IN JAPAN, 한국돈 3000원 미만)
다른 브랜드 (존슨앤존스라던가 갸스비 등) 기름필름은 한국보다 비싸졌다.
(개~환율이 문제다)
빅C를 나와 센트럴 월드 플라자 앞에서 젊은이들을 구경하며
리어카에서 파는 20밧짜리 생과일 주스를 먹어본다.
예전환율이라면 600원인데 지금은 800원이 되었으니
환율이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다.
"이명박 형님 힘써주세요~!"
나의 황금 신발은 '김유신' 장군의 말과 같다.
무의식적으로 걷다보니 어느덧 여대생의 '특구' 시암 스퀘어에 와있다.
('김유신'장군이 소시적 하두 기생집을 내집마냥 드나 들었더니만 어느 하루는 말이 잠든 김유신을 태우고 자동적으로 기생집앞으로 갔다가 목 베여 죽임을 당한 아주 슬픈 이야기)
태국인들의 날향한 뜨거운 시선은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이 없다.
더 늙기전에 또 와야하는데...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우선 마사지를 한 번 더 받기로 했다.
(1시간 300밧)
오늘 마사지 하는 아줌나는 늙으셔서 노안이신지 나에겐 아무 관심이 없다.
대신 내 친구의 마사지 선생님께서 관심을 보이신다.
한국말을 곧잘 하시는 선생님으로 약간 늙으셨다.
선생님은 한국드라마를 너무 좋아하신다며
대장금부터 이준기 나오는 영화까지 설명해주신다.
날 변태에 바람둥이로 보시길래 따끔히 한 마디 해줬다.
"마이 녹짓! 마이 자오슈~ 콘 타이 푸잉 자오슈~"
(저 변태아녀요, 저 바람둥이 아녀요, 태국여자가 바람둥이에요~")
마사지 선생님께서 어찌나 말을 거시는지 편히 쉬지도 못하고 나왔다.
아마도 선생님은 우리에게 한국어 실력을 뽐내고 싶었던 것 같다.
한국어 실력으로 보아 분명 한국에서 일을하다가
이미그레이션에 걸려 강제출국된 경험이 있는 것 같다.
아이스베리와 망고탱고 중 어느 곳에 갈까 생각하다가 좀 더 가까운 '망고탱고'로 갔다.
(망고아이스크림 100밧)
데이트 중인 젊은 태국연인들이 좌석에 가득 찾다.
입구에 들어서자 모든 연인들 시선이 우리에게로 쏠린다.
일부러 안접히는 지갑 살짝 떨어뜨려 준다.
'퍽'
짐을 싸기 위해 다시 숙소로 향한다.
출국비행시간은 밤 11시다.
체크아웃하는 지금 시간 다섯시를 향해 가고 있다.
프론트 언니 어디로 가는지 물어본다.
'응 바람따라 구름따라 가볼려구....' 말하고 싶은데 갚자기 '영어'가 막힌다.
"I'LL GO WITH THE WIND~! YOU KNOW? YOU SUAI MAKMAK"
'응 난 바람과 함께 사라질꺼야~! 글구 너 알아? 너 수워이 막막~"
.
이후 람부뜨리로드에서 카오산 로드까지 느리게 걷기 하며 몇 번 스처지나갔던 상인들과 직업 여성들께 작별 인사를 하고 태국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하러 갔다.
난 카오팟을 마지막으로 먹기로 하였고
친구는 팔라펠 (중동식 야채 샌드위치)을 먹기로 하였다.
우선, 마마 샌드위치로 간다.
이곳은 샌드위치 빵의 사이즈를 선택한 뒤
튜나, 달걀과 치즈, 닭 중 하나의 메인 재료를 정하고
앞에 보이는 갖가지 양념과 소스를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넣어서 먹을 수 있는 곳이다.
(가격은 70밧 균일가)
카오산 끝자락 (버거킹 방향)에 있는 CHIVAS에 가서 카오팟을 시켰다.
아까부터 바람이 선선하고 구름이 잔뜩끼어 있었다.
바깥의 날씨를 보니 금세 비가 올 듯 하다.
이곳 음식 그닥 맛있지도 않으면서 가격만 비싸다.
(about 80밧)
그래서 그런지 유난히 이곳은 사람이 덜하다.
대충 배만 체우곤 밖으로 나와 에까마이로 가는 택시를 잡아본다.
러시아워 시간대이고 에까마이가 멀어서 그런지 다섯번 정도 승차거부 후 겨우 택시에 짐을 싣고 에까마이로 향 할 수 있었다.
택시를 타고 얼마 안되 소낙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기사 : "너희 어디서 왔어?"
우리 : "우리 한국에서 왔어! 에까마이까지 얼마나 걸려?"
기사 : "러시아워야! 좀 만 기다려!"
우리 : "에까마이 클럽 오늘 문여냐?"
기사 : "오늘 안 열어. 어제부터 클럽 할리데이야? 춤 추고 싶구나?"
우리 : "응 우리 춤추길 원해. 하지만 오늘 밤에 한국돌아가야만 해."
기사 : "그래? 음...너희 춤추고 싶어? 알았어.. 여기서 춤춰."
밖은 어둑칙칙한고 비는 무섭게 쏟아져 앞이 잘 보이지도 않는데 이 친구 음악 볼륨 크게 올리더니 허벅지로 핸들을 고정하고는 손을 미친듯 흔들어대며 춤추기 시작한다.
휴대폰 동영상이라 소리가 작게 나오는데 무지 크게 틀어놓았었다.
~~~♬~♩♪~♩♩ ♬~♩♪~♩♩ ♬~♩♪~♩♩ ~~~~
우린 그토록 원하던 나이트 문화를 라차다도 에까마이도 아닌
카오산에서 에까마이까지 가는 이 곳 택시안에서 즐길 수 있었다.
(사실 이 친구 음악 태국의 트로트밖에 없다..ㅡ.ㅡㅋ)
두 곡을 연달아 쉼없이 흔들어댄 후 그에게 음악을 바꿔달라구 요구했다.
"어이 태국친구.. 너 빠미라는 가수 알아? 미루어 뺑유크라~ 막 이렇게 시작되는 ..."
(혼혈 여자 가수로 노래 좋아요^^)
"아! 그노래 알아! 나 그거 있어. 잠시만..."
그가 택시안 보조 콘솔에서 빠미의 CD라면서 한 장 꺼내 준다.
요 곡이 빠미의 노래입니다.
"여기 빠미 노래 있어.. 기다려봐"
CD 교환하고 재생버튼을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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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바~ 장난해? 또 이름 모를 가수의 태국 슬픈 트로트다.
이색휘 우리 표정 보더니 혼자 낄낄 거리더니 또 춤추기 시작한다.
이런 느려터진 노래에서 저렇게 활동적인 손 동작을 하는 것을 보니 여간내기가 아닌게 분명하다.
몇 분 지났을까.... 맥도날드 무지하게 큰곳에서 차를 세운다.
"너희 여기 온적있어?"
주위는 비가 와서 잘 보이지도 않고 달랑 맥도날드 마스코트인 로날드만 보인다.
"아니 우리 한 번도 이곳에 온적 없어~!"
"응 여기가 에까마이야! 여기서 내려. 글구 팁 부탁한다. 친구야~!"
대놓고 팁달라는 놈 처음 본다.
미터기 요금을 보니 80밧 조금 넘게 나왔다.
"옛다 여기 백밧이야~ 나머지 팁해~!"
우린 택시에서 내리자 마자 비를 피해 쏜살같이 맥도날드로 뛰었다.
'철퍼덩'
이 와중에 내 친구 미끄러져서 쓰러졌다.
참 쪽 팔린 친구다.
안 아픈척 바로 일어났지만 표정은 디게 쓰라린 표정이다.
맥도날드 안...
친구의 표정이 밝다.
친구 : "야 에까마이라서 그런지 좀 있어보이는데? 이쁜 애들 이곳으로 옮겼나봐"
나 : "글게 말이야 우리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도 씨암에 있지말고 이곳 에까마이로 올껄...봐봐 저 높은 빌딩들을...에까마이 이곳도 디게 발달되 있어..씨암저리가라다."
친구 주위를 두리번 거린다.
"응..글게...^^ 응?..응?... 너무좋은데~ ㅋ"
한 2분여 지났다...
"야 근데...이 동네 저 빌딩은 어디서 본 것 같지않냐.."
"응? 아! 저 빌딩? 음~~!?? 그러네? 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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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자주 온 느낌이든다.
집중하여 밖을 자세히 보니 어제부터 오늘 낮까지도 보았던 이세탄 백화점, 센트럴월드백화점 등이 바로 눈앞에 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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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배~리아 개~새~마네 동산 같은 댄스돌이쉑히
우리가 멍청한거 눈치까곤 차 막히니까 씨암에 내려 준것이다.
어제 그리고 몇 시간 전까지 하루 왠 종일 이곳에 와놓코는 겨우 30도 방향틀어 내려줘서 새로운 동네로 착각한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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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였다... 쉼없이 춤추던 에너자이저 댄스돌이에게...
에까마이 맥도리아인 줄 알고 찍었던 사진...
에까마이는 젊음의 거리라는 둥 이때까진 무척 흥분했었다.
그토록 입이 마르게 칭찬했던 이곳이
이틀동안 물 안좋타구 계속 욕만 해대던 씨암이란 것을 알고 우리의 이중인격에 서로를 부끄러워 했다.
다음에 올 때를 대비해 노트에 특이사항을 적어 놓는다.
'춤추는 택시기사와 친해지지 말기'
밖을 보니 비는 금세 그쳤다.
친구는 옷을 갈아입었고 (아까 자빠졌을때 찢어졌다.) 시간이 얼추 공항에 도착하기 두시간 전인 듯 싶어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출발하였다.
공항 도착 후 타이 항공 간판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내 앞 쪽으로 한 태국소녀가 짐을 한 아름 안고 낑낑거리며 카트를 밀고 있는게 보였다.
나이는 20대 초반인 것 같고 치아교정기를 낀 귀여운 외모의 아가씨다.
나 지갑도 안 접히지만
예의도 바르고
인사성도 바르고
매너도 훌륭한
소위 엄친아 아닌가...
"아가씨 제가 도와 드릴께요~!"
"아! 감사합니다.~!"
그녀의 카트를 밀고 공항 실내까지 안전히 모셔다주곤 타이 로얄 퍼스트 휴게실 앞 포토월에 서서 사진을 찍어본다.
사진에 보시면 짐 들어주느라 리본이 다 풀린 거를 볼 수 있습니다.
'이젠 드디어 마지막이구나!'
체크인 하기위해 줄을 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뒤에도 꽤 긴 줄이 서있다.
뒤를 보니 아까 만났던 그 귀염둥이 소녀가 이곳 인천행 줄에 서있는 것이 보인다.
가슴이 '콩닥콩닥' 한다.
친구에게 줄을 부탁하고 그녀에게 갔다.
"어 또만났네! 한국가세요?"
"네, 친언니가 한국 남자와 결혼해서 그곳에서 살고 있어요~!"
"아! 그러시구나! 저랑 같이 앞에 서세요"
"안그래도 되요...친오빠가 지금 오기로 해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에요"
"이름 좀 알수 있을까요? 저 좋은 사람일걸요."
"저 여기 살아요. 이건 제 연락처구요. 오빠가 지금 오고있어요. 아마 남자랑 있는 것 보면 싫어할 거에요! 한국에서 연락주세요~"
그녀 불안한듯 계속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한다.
"그럼 한국 가서 연락드릴께요~"
그녀에게 인사를 나눈 후 자리를 피해줬다.
아슬아슬하게 그녀의 친오빠가 나타났다.
친구가 부럽다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연락처 땃냐?"
친구에게 그녀가 적어준 쪽지를 보여준다.
(이 색휘 전번외우는 것 같다.. 몇 초간 같은 숫자를 중얼거린다.)
한줄 양보하여 젋은 언니있는쪽에서 체크인을 한다.
"사와디캅~"
"응. 안녕! 너희 수하물 없어?"
"응 없어"
"원하는 자리 있어?"
"응 친구랑 단 둘이 앉고 싶어!"
"뒷쪽 창가라도 괜찬으면 둘이 앉을 수 있어"
"콜~! 고마워"
이 직원분도 참 미소가 이쁘다.
내가 이 매력에 빠져 태국을 또 찾게 되는 것 같다.
언제 다시 이곳에 돌아올 지 기약 없지만
다음 번에도 이 미소의 매력을 얻어갈 걸 확신하며 수속을 받으로간다.
감사했습니다. thailand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