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박9일간의 씨엠립 자유 여행기 -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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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박9일간의 씨엠립 자유 여행기 - 마지막

숙훌드 18 4054
8일차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자전거를 하루 쉬었더니 무릎이 다시 쌩쌩해졌습니다.
사실..쌩쌩까진 아니구..;;
 
9시경에 뚝뚝을 예약을 했기때문에 8시경에 일어납니다.
샤워를 하고 준비를 하고 아침으로 스타마트 커피숍에서 파는 빵을 사먹으로 갑니다.
어제 사놓은 캔커피가 있어서 챙겨들고 스타마트로 가는데 김꼬살씨가 한량(?)처럼 뚝뚝에 누워있으십니다.
저를 보곤 '얘가 왜 벌써??' 라는 표정으로 급하게 일어납니다.
아침먹으러 온거라고 하니 멋적은 듯이 웃으시네요.
들고있던 캔커피를 드리고는 금방 먹고 나오겠다고 하곤 빵먹으러 갑니다.ㅎㅎ
 
밖에서 기다리고 계시는 김꼬살씨를 위해서 번개같은 속도로 빵을 흡입합니다.
9시에 딱 맞춰서 나와 반띠아이 쓰레이로 향합니다.
이미 어제 가고 싶다고 얘기도 해놓았고 흥정을 하지도 않았는데 김꼬살씨가 원래 20불인데 18불에 해주겠다고 합니다.
 
익숙한 앙코르왓 가는길을 타고 가다가 쓰랑쓰랑 가는길로 접어듭니다.
그랜드 투어 당시의 악몽이 새록새록합니다.
 
쁘레룹과 메본 사이의 비 피하던 나무도 지나칩니다.
현지인들이 동정하던 눈빛이 생각 납니다.
 
몇일 안된 일인데 벌써 까마득한 옛일처럼 느껴집니다.
뚝뚝때문이겠죠..-_-;
자전거였음 지금끔 쌍욕을 하면서 페달을 돌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눈에 익은 길을 벗어나 반띠아이 스레이로 향합니다.
1시간여를 달려가니 도착을 합니다.
진짜 멀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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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게 정비된 출입구. 왠지 입장료를 내야될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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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유적을 즐기던 서양 언니들. 진짜 더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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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콘서트홀 같은 쉼터. 음악이 끝나면 다같이 박수도 쳐주곤 했다.)
 
반띠아이 스레이는 뚜껑(?)이 없는 사원인지라 무~~지 더웠습니다.
많은 분들이 말씀하신대로 여성스런 사원인지라 아기자기한 멋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거리가 꽤 먼데도 불구하고 관광객들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멀리 온 김에 샅샅히 보자는 일념하에 가이드북에 있는 내용을 꼼꼼히 살피면서 구경을 합니다.
열심히 살피고 나오면서 보니 'View Point'라는 표지판이 있습니다.
산 같은데 있는 사진 잘나오는 포인트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었는데 여긴 고도가 그다지 높은 곳이 아니란 생각에 궁금해집니다.
 
다른 여행객들은 반띠아이 쓰레이만 보고 나가길래 View Point를 가볼까 말까 하다가 시간도 많이 남을듯 하여 한번 가봅니다.
거리가 멀줄 알았는데...
바로 코앞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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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냥터??)
 
알고보니 철새 관측하는 포인트 같은 곳이었습니다.
불행히도 철이 아닌듯 새는 눈을 씻고 봐도 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돌아갑니다.
 
나오는 길에 노점에 들러 코코넛 한덩이 마셔주면서 다음 일정을 고민해봅니다.
어제 김꼬살씨한테 반띠아이 쓰레이를 간다고 하니 끄발스핀을 추천 합니다.
 
'워터 폴. 잇츠 어 뽠똬쓰띡.'
 
극찬을 하던 김꼬살씨의 추천에 따라 끄발스핀에 있다는 폭포 한번 보러 갑니다.
 
반띠아이 쓰레이를 나와서 무려 40분 정도를 더가야 하는데 고속도로 비스무리한 도로를 뚝뚝을 타고 가니 묘합니다.
게다가 반띠아이 쓰레이 가는 길엔 뚝뚝도 많이 보이고 했는데 끄발스핀 가는 길은 썰렁합니다.
덤프트럭이 나무같은거를 잔뜩 싣고 지나다니는 것만 보입니다.
 
40분을 달려 끄발스핀을 도착하니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입니다.
김꼬살씨가 점심 지금 먹을꺼냐고 묻길래 올라갔다 와서 먹는다고 합니다.
그러자 한 노점을 가르키며 자기는 저쪽에 있을테니 올라갔다가 오라고 합니다.
워터폴은 뷰티풀 하다고 강조합니다.
 
'우리나라 산에 비하면 언덕 수준이라고 하던데 뭐.'
 
산은 산이고 물은 물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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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Km? 어..꽤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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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휴지통. 이런 유머러스 함이 또 캄보디아의 매력.)
 
초입에 1500m란 표지판을 보고 흠칫했지만 얼마 안걸어가니 금방 1400m 표지판이 나옵니다.
 
'진짜 언덕이네~'
 
제 앞에 기암괴석이 나오기 전까지는 저렇게 생각했었습니다.
 
'.....길은 없는건가?'
 
설마 저 돌 무너기 사이로 올라가는게 정녕 맞는것인가 고민하는데 그 돌 무더기 사이에서 한 여행객이 하산을 하고 있습니다.
 
'..................언덕이래매..-_-;'
 
반정도 올라오니 배가 슬슬 고파집니다.
 
'아..김꼬살씨..나를 말렸어야지..ㅠㅠ 밥을 먹고 가라 그래야지..ㅠㅠ'
 
숨은 가빠지고.
입은 벌어지고.
육수는 줄줄 흐르고.
배는 고프고.
다크써클은 무릎까지 내려오고.
 
인간의 형상이 아닙니다.
 
그렇게 300m 남은 지점쯤 되니 멀리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같은게 들립니다.
 
'....환청까지 들리는걸 보니 내가 여기서 쓰러지는구나....'
 
삶을 포기하니 마음이 편해지고 몸도 가벼워지는 느낌입니다..-_-;;
조금 더 환청을 따라 올라가니 불행히(?)도 환청은 아니었습니다.
 
소리가 나는쪽을 찾아 멀쩡한 계단을 나두고 가파른 비탈길을 내려가니 김꼬살씨가 극찬을 하던 폭포에 도착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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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퐌똬쓰띡 한 폭포........)
 
옆에 김꼬살씨가 있었다면 멱살을 잡았을껍니다.
 
그래도 물에 발 좀 담구면서 쉬니 살것 같습니다.
그렇게 한 10분정도 쉬다 다시 올라갑니다.
 
끄발스핀에 도착하여 대형링가와 요니를 구경하고는 다시 터벅터벅 내려가니 폭포에서 물놀이를 하던 현지인 아이들이 내려가고 있습니다.
 
'쟤네들은 놀려고 1000m정도의 산길을 올라오니 살찔 염려는 없겠구나.'
 
쪼리를 신고 있는걸 보니 더욱 놀랍습니다.
결국엔 한명이 넘어지네요..-_-;;
외국인 아저씨가 졸졸 쫒아오니 남자아이들이 힐끔힐끔 경계합니다.
 
'미안해. 힘들어서 앞지를수도. 배고파서 기다렸다 갈수도 없어..'
 
그렇게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현지인 아이들을 스토킹(?)해가며 끄발스핀을 내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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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에 한컷. 풍광이 썩 아름답진 않음.)
 
주린 배를 부여잡고 김꼬살씨가 있는 노점으로 갑니다.
어딘지 몰라 두리번 거리고 있으니 노점 주인아줌마가 여기라고 손짓해줍니다.
 
어차피 밥을 먹어야 해서 노점에 들어가 앉아 밥을 시키려는데 주인 아줌마가 김꼬살씨를 깨웁니다.
놀라서 벌떡 일어나는 김꼬살씨를 보니 멱살 잡으려는 맘은 사라집니다.
 
캄보디아 와서 국물(?) 패티쉬가 생겨버린 저는 돼지고기가 들어간 쌀국수를 시킵니다.
역시나 노점에 딸랑 혼자 앉아있는건 쓸쓸합니다.
게다가 항상 앉아도 꼭 주인아줌마 근처에 앉아서 서로 데면데면한 상황이 자주 연출됩니다.
 
'차라리 말을 걸까?'
 
이 지긋지긋한 영어!!
 
불편한 상황을 종결시켜주는 음식이 나옵니다.
오오..
이거 맛있습니다.
베트남 쌀국수를 생각하고 시켰는데 국물이 달짝지근한게 입맛에 딱 맞습니다.
냄새에 좀 민감한 편이라 비린 음식을 못먹어서 국수 종류를 피해왔었는데 진작에 먹을껄 그랬습니다.
돼지고기도 노린내 없이 깔끔하니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간만에 만족스런 점심을 먹고 냉커피 하나 마시고 고민을 해봅니다.
 
'시간이 남는데 다른데를 갈까?'
 
근데 마땅히 갈곳이 생각 안나기도 하고 낼 태국으로 건너가 비행기도 타야 하니 숙소에서 좀 뒹굴뒹굴 하고 싶기도 합니다.
고민끝에 숙소로 이동합니다.
 
2시간여를 달려 숙소에 도착하니 그래도 한 4시쯤 됩니다.
이제 뚝뚝요금을 정산할 시간입니다.
어제 저녁에 쓴 돈등을 정산하면서 미리 2일치(정확히는 1.5일치)뚝뚝 요금을 계산해서 종이봉투에 넣어왔습니다.
어제 0.5일치 6불에 오늘 반띠아이 쓰레이 18불.
도합 24불에 팁 포함 총 26불.
 
봉투를 드리기전에 확인을 합니다.
 
"예스터데이. 6달러. 오케이?"
"오케이."
"투데이. 18달러. 오케이?"
"........."
 
으음? 표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뭔가 머뭇머뭇하더니 말합니다.
 
"워터폴 갔으니 추가요금 내야돼."
 
아..맞습니다. 끄발 스핀은 추가요금이 있었습니다.
 
"아..맞다. 얼마야?"
"반띠아이 쓰레이 18달러에 끄발 스핀 12달러."
"12달러!?"
 
하루 종일 뚝뚝 빌리는데 12불인데 거기 한군데 갔다고 12달러나 더 내라고?
 
"..............."
"..............."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릅니다.
그때부터 부랴부랴 지갑에 있는 돈들을 세어서 겨우겨우 36달러를 맞춰줍니다.
특유의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김꼬살씨는 떠나는데 저는 울상입니다.
 
'내가 아침에 캔커피도 주고 한국담배도 주고 그랬는데!! 나쁜놈!! 바가지 씌우다니!! J양때문에 지 고용했구만!!'
(나중에 한국에서 확인해보니 적정요금이 맞았습니다.)
 
속으로 꿍얼꿍얼 대며 숙소로 들어와 잠시 쉬다가 회사분들하고의 저녁약속시간이 되어 다시 또 나옵니다.
회사분들을 만나 저녁은 인도요리를 먹으러 갑니다.
묘하게도 J양과 먹었던 저녁코스를 반복합니다.
 
사실은 메뉴 선정하기 귀찮았습니다.-_-;
 
다행이(?) J양과 같이 간 인도요리 집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갑니다.
여러종류의 음식을 시키고 '난'을 추가로 시켰는데..
아..이 '난'에 카레를 찍어먹으니 신세계네요.
밥보다 훨씬 맛이 좋았습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앉아서 스타마트 커피숍에서 수다를 떨다가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저를 배려해 일찌감치 숙소로 돌아옵니다.
씻고 침대에 누워 스스륵 잠이 들었는데 옆방에서 한국말이 들려 깹니다.
3층에선 J양 이후론 외국인 남자 한명외엔 없었는데 마지막 날 한국인 가족이 들어온듯 합니다.
지금 막 도착한듯 북적하네요.
 
덕분에 새벽까지 뒤척이다 겨우겨우 잠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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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차 아침입니다.
 
8시에 여행자 버스를 예약했기때문에 6시 30분쯤에 일어납니다.
빠듯하게 준비하다가 빼먹기라도 큰일이니까 조금 일찍 일어났습니다.
샤워를 하고 모든 짐을 챙기고 방을 나옵니다.
7일동안 묵었던 곳을 떠난다니 싱숭생숭 합니다.
 
체크아웃을 하고 오늘도 간편하게 아침은 빵으로 때우기로 합니다.
하루에 한번 이상은 꼭 들렸던 스타마트 커피숍.
여기도 이제 안녕이네요.
 
짐도 많은데 커피까지 테이크 아웃하면 불편 할듯 하여 오늘은 빵만 사니 바빠서 맨날 거스름돈 주기 바빴던 언니가 오늘은 여유가 있는지 말을 다 겁니다.
 
"오늘은 커피 안 마셔?"
"아..응. 버스타야 되서.."
"오우.."
 
사실 이 언니한테도 고마웠던게..
한번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킨다는게 뜨거운거를 시켜서 난감해 한적이 있었는데 바로 교환해주었던 언니입니다.
제 실수고 해서 어쩔수 없지 했는데..
 
그래서 작별인사라도 해야 하나 싶었는데 마침 손님이 들어와서 그냥 눈인사 정도로 마무리 하고 나옵니다.
 
J양을 배웅할때 이미 여행자 버스 타는법을 숙지하였기 때문에 따솜 게스트하우스로 갑니다.
로비에서 버스타러 왔다고 하니 여전히 친절하게 로비에서 기다리라고 합니다.
얼마 되지 않아서 버스가 와서 버스에 탑니다.
 
들어올때 차장같은 언니가 좌석번호를 보여줬는데 좁은 통로를 짐을 들고 지나다보니 저도 모르게 젤 가까운 빈자리에 앉아버렸습니다.
집을 정리하고 음악을 들으면서 가야지 했는데..
버스에서 마이클 잭슨 DVD를 틀어줍니다.
 
아..넋을 잃고 보고 있는데 앞의 서양인 여행자가 차장한테 가서 뭐라뭐라 합니다.
차장이 리모컨을 들고 오더니 볼륨을 높여줍니다.
 
굽 좝. 이쁜언니.
 
그렇게 1시간여를 보고나니 아쉽게도 끝이납니다.
잭슨 형님 보느랴 잊어버렸던 빵을 먹으면서 음악을 듣는데 또 뭔가를 틀어줍니다.
동남아시아 계열 뮤직비디오였는데 나오는 배경이나 생김새로 봐선 태국쪽으로 보입니다.
 
근데 참 묘하게도 귀에 착착 감깁니데..-_-;;
아저씨 후덕하게 생겼는데 목소리가 참 찰집니다..
 
그래서 또 보기 시작했는데..
뮤직비디오 시리즈(?)라고 해야 하나..뮤직드라마라고 해야 하나..
내용이 연결되는 뮤직비디오들이 줄줄이 나오는데 나오는 가수만 7명입니다.
그중에 4명이 주인공인데..이게 참 또 설정이 한국드라마입니다.
 
우연한 만남. 오해로 인한 다툼. 능력좋고 자상한 라이벌. 순애보적인 사랑. 불치병. 죽음.
 
뭐. 근데 재밌었습니다.
노래도 꽤 괜찮았고 특히 불치병 걸려서 죽는 언니가 귀여워서 '쥬금 안대..ㅠㅠ' 이러면서 봤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틀어주는걸 다 보니 어느새 포이펫에 도착을 합니다.
다른 여행자들은 카오산까지 가는걸 끊은듯 한데 전 공항으로 바로 이동을 할 생각이어서 포이펫까지만 표를 끊었습니다.
 
이미 한번 국경을 넘어 봤더니 국경 넘는건 문제가 없습니다.
국경을 넘어서 죽림산방님이 올리신 지도를 보면서 공항행 버스타는 곳을 찾아봅니다...만.
길눈이 어두운 제가 찾을리가 만무했습니다.-_-;;
 
아쉬운데로 여행자버스를 타볼까 했는데 당췌 어디서 표를 끊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결국엔 세븐일레븐 앞에 있는 티켓부스같은데 있는 사람한테 물어보니 옆에 부스로 가라고 하더군요.
옆 부스에서 방콕 가는 버스 있냐고 물으니 어디까지 가냐고 그러더군요.
공항 가고 싶다고 그랬더니 공항가는건 없고 근처에서 세워줄테니 택시타고 가라고 하더군요.
혹시라도 시간이 늦어 비행기라도 놓치면 큰일이니까 조바심이 나서 그냥 티켓을 끊습니다.
(사실 시간은 넉넉했음. 10시간도 넘게 남아있었음.-_-)
 
안도의 한숨을 쉬며 벤치에 앉아있는데 앞에 미니버스가 서있습니다.
혹시나 싶어 이거 타고 가는거냐고 물어봤더니 맞다고 합니다.
 
'...하...미니버스가 제일 안 좋다고 그랬는데...'
 
이미 끊은 표. 사람이 빨리 차길 바랄뿐입니다.
그렇게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데 캄보디아에서 같은 버스를 타고온 여행자들이 단체로 저를 지나쳐 갑니다.
뒤쪽에 서있는 미니버스에 타더니 먼저 출발을 합니다.
 
이럴꺼면 뭐하러 포이펫행을 끊은거냐..ㅠㅠ
 
이러다가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출발을 안할까봐 조마조마 했는데, 다행이 한 10여분쯤 기다리니 타라고 합니다.
한 12명쯤 모였는데 출발을 합니다.
 
같은 차안에는 저와 캄보디아 아가씨 한명을 빼곤 다 태국인입니다.
군인이 검문 할때도 우리 둘만 여권을 달라고 합니다.
 
근데 이 캄보디아 아가씨.
첨 봤을때 허리굽은 할머니가 본인 몸통만한 배낭을 매고 오신줄 알았는데 가방을 내려놓고 허리를 쭉 펴니 젊은 아가씨로 변신(?)을 합니다.
그리고 목소리까지 청아한게 할머니라고 오해한게 미안해지더군요.
 
근데..이 처자..바로 옆자리에 앉았는데..
외국인을 많이 보는 동네에서 온분이 아닌지 힐끔힐끔 시선이 느껴집니다..-_-;;
 
그..그쪽으로 고개를 못돌리겠어..;;
 
휴게소 내렸을때 복수 하는 의미로 제가 잘하는 훔쳐보기(?)를 해보았습니다.
옷은 새것인데 신발이나 가방은 남루한것이 흡사 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하는 순박한 처자가 상상이 듭니다.
그리고 중간에 차가 멈춰서면 움찔하면서 주변을 살핍니다.
아무래도 이 처자. 초행길인듯 합니다.
 
왜냐구요?
이 버스안에서 저랑 이 아가씨만 안절부절 하고 있었거든요.-_-;
 
이번 여행에서 말을 걸어보고 싶은 사람이 딱 두명이 있었는데 앙코르왓에서 만난 일본 언니랑 바로 이 처자였습니다.
근데 이 처자는 왠지 영어를 잘 모르는듯 해 보여서 주저주저 하다보니 어느새 공항근처에 도착을 합니다.
 
이 처자 따라 카오산까지 가버릴까 하다가 사랑보다 돈(?)을 택합니다.
 
..................
저 내일 출근해야 됩니다..-_-
 
그렇게 운명의 상대(?)를 눈물로 떠나보내고 택시를 탑니다.
첨에는 공항 근처에 세워준다길래 허허벌판에 세워주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시내에서 세워주는데다가 택시까지 잡아줍니다.
 
그렇게 택시를 타고 공항까지 왔는데..
공항까지 오는 택시비용이 버스비용보다 많이 나와 충격먹고 공항으로 들어옵니다.
결국은 도착하니 출발시간 3시간전입니다.
 
'역시 그 처자를 따라갔어야 했어..'
 
눈물의 팟타이(?)를 먹으면서 후회를 해봅니다만 이미 떠난 버스입니다.
...............
진짜 떠난 버스네요..-_-;;
 
그렇게 마지막에 진한 아쉬움(?)을 남겨두고 태국을 떠나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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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무리 되었습니다.
 
여행기를 쓰니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면서 아 그때 그 캄보디아 아가씨 만나고 싶다!!!
 
...........................
죄송합니다.-_-;;
 
여행기를 쓰니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면서 조금 더 길게 여운이 남는듯 합니다.
처음엔 쓰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해서 다 쓸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재밌게 봐주신분들 덕분에 무사히 다 쓴듯 합니다.
사진이 많이 없어서 보시기 불편 하셨을텐데 여기까지 봐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곧 휴가철이니 많은 분들이 여행들 다녀오실듯 한데..
즐거운 여행 보내시고..
여행기 좀 올려주세요..ㅠㅠ
여행기라도 보면서 위안을 삼고 싶어요..(올해 연차가 더 이상 없는 1人)
 
 
18 Comments
나침반89 2012.07.12 13:09  
재밌는 씨엠립 여행기 잘 보았습니다.

그동안 고생하셨구요...

다음에는 저도 자전거로 도전해 봐야겠어요...
숙훌드 2012.07.12 23:07  
감사합니다.^^

자전거는..가는 과정은 재밌는데 힘들어서 정작 유적을 소홀히 보는 부분이 있어서..ㅎㅎ

그래도 한번쯤은 해볼만 한거 같아요..ㅎㅎ
씨워커 2012.07.12 17:34  
씨엠립출발 5일남겨둔 40대주부입니다 남편과 5학년아들을 건사하며 다녀야할 저로서는 너무나 부러운 유유자적여행기입니다 허나 홀몸이어도 자전거여행은 절대못한다는ㅎ 다녀온후 여행기 올릴 계획입니다 기대해주세용^^
숙훌드 2012.07.12 23:09  
하하..홀몸이니까 가능한 일정인듯 싶습니다.
쏠로니까...
여자친구가 없으니까..
ㅠㅠ

얼마 안 남으신 여행 즐겁게 보내시길 바랄께요~
여행기도 꼭~
빙구빙구 2012.07.12 21:55  
재밌게 잘 보았습니당.^^
특유의 붉은빛을 띄면서 무지하게 뜨거웠던 반띠아이 쓰레이 생각나네요
개인적으로 제가 젤 좋아하는 유적이라는~
저도 자전거 도전해볼려고 했는데 혼자 어지러운 시내빠져나가는게 너무 무서워서 포기했는데
숙훌드님 여행기 보니 다음에는 꼭 한번 해보고싶네요 ㅠㅠ
숙훌드 2012.07.12 23:12  
아..그렇죠..ㅠㅠ
시내 정말 어지럽습니다.
특히 신호 무시하고 달려드는 오토바이들...
몇일 지나니 어느정도 요령이 생기더군요.ㅎㅎ

한번쯤 해보실만 한거 같아요. 자전거도..^^
삐아치 2012.07.13 02:07  
아,,, 여행준비 하느라 바쁜 와중에 정말 즐겁게 읽었습니다. ㅎㅎ 글 솜씨가 좋으시네요.
숙훌드 2012.07.13 11:45  
하하..감사합니다~

이제 곧 떠나시나봐요?

즐거운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코코치코 2012.07.13 07:47  
고맙습니다.
여유로움을 함께 즐겼습니다.
숙훌드 2012.07.13 11:46  
관심 가지고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wanderlust 2012.07.13 14:53  
아.. 진짜 재밌었어요..  지금 전염병때문에 살짝 불안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번 시작한 배낭여행이니 끝을 봐야겠지요? ㅎㅎ 잘다녀와서 숙훌드님처럼 재밌는 여행기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ㅎㅎ
숙훌드 2012.07.16 17:52  
이제 곧 가시나요?

즐거운 여행 되셨으면 좋겠네요..^^
embrajet 2012.07.14 12:36  
여행기 너무 재밌었습니다. 조만간 숙훌드님이 갔던 그 길을 그대로 따라 가볼까 합니다...ㅎㅎ
숙훌드 2012.07.16 17:53  
제가 갔던 길을 따라가실려면..일단 길을 두어번 잃으셔야 하는데...;;
ㅎㅎ
조심조심해서 재밌게 보내다 오십시요~
tlrdlrhah 2012.07.20 22:20  
완전 빠져서 읽었어요.넘 재미나네요.^^
보리나무 2012.08.27 01:19  
재미나게 쓰셔서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해가 바뀌어 연가가 리필될 때까진 꾹~ 참으셔야겠네요. 추억이 힘이 되시길!
태사랑너구리 2012.09.24 19:42  
아...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재밌게 보느라 결국 댓글은 마지막꺼에만 다네요 ㅎㅎ

저도 혼자 씨엠립 자전거투어를 할 생각인데..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았지만

저도 이렇게 재미난 여행 해보고 싶네요 ㅎㅎ 기대가 더커지고 말았어요 ㅎㅎ
지강청룡 2012.10.12 11:34  
아 재밌게 잘봤습니다^^

 이거 하나 프린트해서 들고가야겠어요 ㅋㅋㅋㅋ

 자전거 투어도 날씨만 따라주면 좋을듯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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