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들어버린 캄보디아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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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들어버린 캄보디아 9

espher 1 2620
아주 피곤한 몸으로 잠자리에 들었지만 어김없이 6시즈음에 눈이 떠집니다...
전 동남아 여행시에는 이 시차때문에 아침 잠을 푹 자는 경우가 드뭅니다...
멍하니 앉았다가 샤워를 한번 하고나니 몸이 좀 개운하게 풀립니다...

7시에 조식이 나온다고 했는데 잠은 안오는데 조식 나올 시간은 남아있고....
그래도 새벽3-4시경부터 눈 말똥말똥 뜨게 되는 유럽보다는 낫지만
여행시에 참 적응안되는 것중의 하나입니다...

그럭저럭 시간맞추어 전날 저녁을 먹었던 식당으로 나가보니
아침식사로 바게뜨 빵과 잼,바나나,커피가 놓여져 있습니다....

유럽의 한인민박을 제외하고 게스트하우스라 이름붙은 곳에서
기본으로 제공되는 조식을 먹어보긴 처음입니다..
유럽쪽은 식사는 비슷한데 숙박비용은 10배정도 받죠...
그것도 크게 선심쓰는 것처럼 주기때문에 먹을 때도 눈치보면서 먹어야 하는데
몇불안되는 숙박비 지불하고 이렇게 맘편하게 먹는 것은
동남아의 특징일까요 글로벌의 친절일까요....

씨엠립의 다른 게스트하우스도 이런 조식을 제공하는 지는 모르겠는데
만일 그렇지 않고 글로벌만의 서비스라면 참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빵과 커피가 원래 항상 하는 아침식사라서 전 진짜 식사였는데
일행들은 아침을 빵으로 때우는게 적응이 안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다음날부터는 전부 한식으로 아침을 해결했습니다....-_-;
덕택에 전 다음날부터 아침이 상당히 불편했죠....

식사를 마치고 대충 챙겨서 밖에 나와보니 차량기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운전기사 이름이 뭔지는 모릅니다....
그냥 잊혀진게 아니라 기억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머리속에서 지워버렸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차차 얘기해 나가겠습니다....

유적관람일정은 전날 저녁에 얘기했던대로
보통 다닌다는 추천코스로 일정을 잡았습니다...
캄보디아가 초행인지라 일행들하고 역할을 분담했었는데
그중 한사람이 이 앙코르유적에 대한 공부를 담당했습니다....

그 사람이 남들이 다니는 대로 가야 후회가 없다며 일정을 그렇게 잡았는데...

전 바로 이날 오후부터 후회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내가 다 일정을 잡았어야 했는데 하면서요....

추천일정이 왜 그렇게 짜여졌는지는 오후에서야 알 수 있었습니다....
앙코르톰에서부터 어느정도 눈치는 채고 있었는데
쁘리아칸 사원을 들어가니까 그 시간대의 유적모습을 보고나서 깨달았습니다....
이 코스는 철저하게 단기관광객용이구나 라구요....

3일정도 투자해서 유적들의 멋있는 부분만을 보기에는 딱 적당한 코스로서...
사진찍어서 기념으로 남기기에도 정말 좋고
돌아와서 웬만한 곳은 다 둘러봤다고 자랑하기에 알맞은...
어떻게 보면 한국사람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코스였습니다..

전 그래서 바로 그날 오후부터 코스를 다시 조정할려고 했는데....
일행들의 반대와 운전기사의 묘한 방해가 겹쳐서 실패했습니다...

남들하는 대로 따라서 안하면 아주 불안해하는 한국사람 특유의 성정탓도 있지만..

유적관람이 처음이고 건축과 힌두신화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일행들에게
코스를 바꾸려는 의미를 이해시키기도 쉽지 않으려니와
교묘하게 추가요금이 나오는 장거리로만 코스를 유도하는 기사때문에
어쩔 수 없이 원래 짜여진 일정대로 가야했는데

그마저도 그날밤의 황당한 사건때문에 일정이 어긋나버렸습니다...
결국 이도저도 아닌 코스가 되버렸죠....

뭐 다시 캄보디아에 나올 일이 없는 일행을 위해서 제가 양보한 셈이었지만
저에게는 내년 여행지를 변경해야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된 일입니다...
원하는대로 제대로 보기 위해서 앙코르와트에 다시 한번 가야 하니까요....

당연히 가장 먼저 지어졌다는 룰루오스 유적군을 제일 처음 봤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고 짜여진 일정대로 멋있는 유적만을 쫓아다니니까
유적에 대해 파악해 볼 여유가 없이 3일내내 사진만 찍어댔습니다....
사진만 줄창나게 찍어대는 바보짓 해보기도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죠.....
거기에서 해결못하는 것이라면 한국에 돌아와서라도 파악해야 하니까요...
근데 한국돌아와서 사진들을 점검해보니 이것도 헛수고였습니다....

찍은 사진들이 시대순으로 연결이 안되니까
애써서 건물외곽이랑 기단부들을 파노라마에 담고 했던 것들이 무의미해졌습니다..
결국 내년에 앙코르와트에 가더라도 처음부터 다시 봐야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전체적인 여행문화에서 비롯한 문제점이긴 하지만....
같은 3일코스중에서도 시대순으로 배열되었던 코스를 선택할 걸 하는 아쉬움은
지금도 마음속에 가득합니다....
그랬더라면 다음 앙코르와트행에서는 훨씬 많은 것을 얻어갈수 있을 테니까요...

일정문제로 일행들과 다투기도 하고 느닷없이 비가 내리기도 하고 해서
첫날 일정은 좀 두서없이 지나갔습니다....
유적에 대한 세세한 얘기는 뭐 많은 분들이 쓰셨으니까
저까지 쓰는 것은 불필요할것 같구요...
간단한 감상만 얘기해보자면.....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과 너무 강한 햇살에 시달렸던 앙코르 톰은
힘들어 죽겠네만 연발했던 기억밖에 없고
찍어놓은 사진들도 별로 건질만한게 없습니다....
여긴 다음에 와서도 돌아보기가 참 힘들거 같습니다.....

오후에 비가 내리고나서 돌아다녔던 유적들은
날씨가 시원해서인지 참 감흥이 많이 일었는데..
가장 좋았던 곳은 역시 쁘레룹이었습니다...

비가온탓에 구름이 많이 끼어 일몰은 볼수 없었지만
사원의 정상부분에 앉아서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마음속 깊은 곳까지 정화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광경이 너무 맘에 들어서 언제나 그 느낌을 살릴 수 있게끔
그때 찍은 풍경사진을 지금 이 글을 치는 pc의 바탕화면에 깔아놓을 정도입니다..
(작업시 메모리문제로 전 바탕화면을 그냥 흑색으로 놓습니다...)

유적들을 제외하고 이날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은
비를 피하기위해 들렀던 따쏨 앞의 한 가게에서 마주친 서양인들과
그 사람들에게 몰려들었던 아이들의 실갱이 장면이었습니다....

어느나라인지는 모르지만 영어권의 노부부였는데
아이들이 물건을 팔기위해 몰려들자 싫은 내색 하나하지 않고 웃으면서 받아줍니다..
꼭 물건을 사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을 하나하나 배려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는데
말거는 것도 귀찮아서 아예 옆에 못오게 막았던 제 모습과 정말 비교되었습니다...
(물건팔려고 달라붙는게 싫은게 아니라 제가 워낙에나 애들을 싫어합니다...)

연륜이라고나 할까 그런 부분도 비쳐지면서.....
나도 저나이가 되어서 저런 모습을 갖출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참 많은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1 Comments
맑은풀 2006.09.30 12:47  
  ㅎㅎ ..유적지를 연대순으로..유적지를 나도 무척좋아한답니다 ,,그많은 유적지를 인도서 진짜 심물나게 보고 또 보고..열심히 책을 읽어면서..어느날 땡볕에서 ,,유적지를 보다가 하늘의 해와 눈이 마주쳐서 어질저질 주저앉아 생각해보니 한 나라의 역사도 복잡한데..종교는 더욱그렇고 ..앙코르유적을 보면서..정말 좋은곳이구나 했는데..인도의 그 방대한 유적지를 나름대로 보고 난 후라 ..앙코르유적은 많이 파손됐고 ,,물론 또 오고싶은 생각듭니다 하지만 ..세계엔 넘 많이 볼것이 잇으니 ..두번와야지 하면 안됩니다 ..나도 인도 두번갔는데..두번째엔 이런생각이 ..아쿠 그냥 첫번째에 다 끝낼것을 ..공부해서 유적지 봐도 되지만 ..그 역사 공부란게 끝이 없고 ..힌두교란걸 이해하기도 힘들고 ..나도 이번에 앙코르 갔을때 ..1주일 입장권 구할려다가 ..일행이 잇어서 변경했는데..잘했다고 생각들어요..더운날 혼자서 꼼꼼히 유적지 체크하며 돌아다녀봐야 ,,유명한역사학자 책한번 읽어봄되고..음 그냥 여유롭게 유적지의 그 기 를 느끼면서 천천히 돌아보는건 괜찮다고 봐요..여행하면서 어느날 갑자기 내가 왜 ? 이 땡볕에서 ..이걸 연구하지? 왜 사진찍지? 뭐 이런 회의감이 옵니다..앙코르 유적 이해할려면 간단하다고 봐요 그냥 부라만 ..뭐 시바 ..싸우다가  이기는 거다 ..ㄴ뭐 이런 거지요 ..
그리고 같이 간일행들과  의 추억도 소중합니다
나도 여행다니면서 많이 느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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