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 of 2023 - 22. 사완나캣-타켁루프-비엔타안
타켁의 메콩강변에 있는 덧칠된 시코타봉 왕국의 흔적을 더듬고
타켁에서 뇨말랏까지 루프의 남변을 달린다.
웅장하지만 저렴한, 무뚝뚝하지만 잔정이 있는 뷰튼리조트에서 이틀을 머물며
사람이 만든 소음은 바람이 부딪히는 소리로 점점 바뀌어간다.
나는 사람인 이유로 바람의 세상이 낯설어서 왔던 자리로 돌아올 수 있지만
캄땜은 사람이 아닌 이유로 낯선 사람의 세상에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타랑에서는 남튼호수를 안고 사는 강인한 사람들을 만나고
반까탄에서는 이방인을 반기는 수줍은 소녀들을 만난다.
푸타봉 산그늘 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루프의 북변을 달린다.
루프의 북변인 8번 국도는 베트남을 오가는 여객과 화물의 최다 운송로이다.
락사오에서 농꼭까지 50km의 능선 길은 예전과 다름없이 부드럽고 조용하다.
농꼭에서 나힌까지의 10km 고갯길은 상하의 경사, 좌우의 굴곡이 심해 사고가 잦은 구간이다.
수많은 차량이 흙더미에 갇혔으며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다.
여전히 복구와 보강은 더디고 파손 중량은 누적되고 인명 사고는 이어지고 있다.
8월 대홍수에 나힌에서 꽁로에 이르는 대평원이 처마 높이 까지 잠기기도 했다고 한다.
이방인의 들뜬 소리로 가득한 꽁로를 떠나 푸파만을 지나고 위엥캄에서 루프를 마친다.
그리고 비엔티안까지 도로 공사와 폭우로 인해 생긴 재앙 수준의 거친 노면과 먼지길 240km를 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