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엠립에서만 7박 8일. 간단한 여행 감상기.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 캄보디아
여행기

시엠립에서만 7박 8일. 간단한 여행 감상기.

bb9780 1 4204



안녕하세요.
자세한 정보가 가득한 여행기보다는 여행 다녀온지 약 두 달이 더 지나서 인증용으로 혼자 일기쓰듯 네이버에 포스팅했던 글을 그대로 복사해서 올립니다. 
여행에 대한 감상은 모두 다르지않을까해서 제가 여행하면서 느낀 것들을 짧게나마 공유하고싶어서 이 곳에도 올리네요ㅋㅋ 행여나 궁금하신 부분이 있으면 쪽지, 혹은 덧글 남겨주세요.!! 
아마 http://blog.naver.com/2673680 네이버 쪽지로 물어보시는게 더 빠르실 것 같아요 ㅎㅎ 


418906_354857601263310_174913772_n.jpg

벌써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고작 두달 지났나, 내 기억력이 이 정도네. 
하여간 8월 중순에 가서 8월말에 왔고 7박 8일이였다는 것만 분명히 기억에 남는다.

사실 친구들이랑 말레이시아 카메룬을 가기로했는데 아무도 더 이상 진행시키지도 않고, 말레이시아는 쿠알라룸푸로 두 달전에 다녀왔고, 또  따로 알아본 바 카메룬이 정말 별 볼일 없는 곳 같아서 나 혼자 그루폰 등등 알아보기 시작했다. 거기서도 마음에 드는 곳이 없어서 저가항공 사이트로 돌려서 갈만 한 곳을 찾다가 갑자기 캄보디아로 정했다. 캄보디아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었는데 무작정 배낭여행으로 알맞을 것 같아서 한 달후 출발하는 걸로 그냥 질러버렸다. 그리고 바로 과제, 발표에 치여서 제대로 알아보지도 못하고, 출발 일주일전에 다큐멘터리 7편 이상 보고,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관광책 중고로 구입하고 떠난다. 그 7일동안 알아봤다지만 여행에 대한 것 보다는 캄보디아에 대한 기본지식이였을 뿐, 여행계획은 큰 틀만, 그것도 대충 생각만 해놓고 비행기 올라탔으니 그 막연함에 대한 설렘이 실로 대단할 수 밖에. 

523155_354090824673321_400718722_n.jpg


574620_354857487929988_112765616_n.jpg

 

( 저 헤나 때문에 아직도 고생이다. 아마 당시 지나가다 양 팔에 헤나를 하고 있는 동양여자애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지않을까싶다. 나랑 눈 마주쳤던 사람들 중에 신기해하면서 이쁘다고 해주는 현지인들도 종종 있었다. 오른쪽에는 힌두문자로 내 이름을 새겼는데 레스토랑 옆 테이블에 있던 인도남자가 정확하게 내 이름을 읽으면서 이거 뭐냐고 묻기도 했었다. 지나가던 서양인은 왼쪽 팔 헤나보고 이거 안지워지는거냐고 물어봤었는데. 아니라고, 일주일도 안간다고했더니 뭔가 실망하는 눈치였다 정말.. ㅋㅋ 그런데 사실 헤나는 시엠립에 있는 동안 다 지워졌었다. 문제는 그 며칠 사이에 살이 너 무 타서 탄 자국때문에 하얀 문신이 되었다는거다. 물론 두달이 지난 지금도 연하게 그 흔적이 남아있다. 아... 한달만 더 지나면 완전히 사라질듯.) 



뭐 도착하고 숙소 알아보고 이런 일화는 뻔하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이 비슷비슷하지. 캄보디아가 13번째로 여행하는 나라가 되겠다. 그동안 인도네시아 발리가 최고였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캄보디아. 내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배낭여행과 가장 가깝지않았나싶다. 혼자서 자유로운 영혼 코스프레 하기 좋았다고나할까. 사실 여행하는 그 순간부더 나는 개고생이다. 길치에다가 실수가 잦은 나로서는 속으로는 긴장상태. 

겉으로는 굉장히 자유분방하고 즐기는 척하지만 나 혼자 이게 뭔 지랄인가 하고 속으로 한 두번 생각 하는 게 아니다. 그럼에도 다녀오면 좋은 추억밖에 남지않는다는 게 참 미스테리야. 


539334_356318874450516_977114829_n.jpg

 

앙코르 유적지는 3일 패스권을 끊어서 하루 걸러서 다녀왔다. 만약 내가 좀 더 어렸다면 결코 이 곳에 오지않았을거다. 아니 그냥 거점만 찍고 가는 나라 정도 됐겠지. 더 많은 도시, 더 많은 나라 돌아다닐려고 몸을 바쁘게 움직였을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캄보디아에서만 그것도 씨엠립이라는 한 도시에서만 7박 8일을 있었다. 바쁘게 움직이고싶지않았다. 천년전 시작된 앙코르 문화를 느긋하게 이해하고싶었다. 뭐가 그렇게 나를 이끌었는 지 모르겠지만.. 한참 때 이 곳에만 백만명의 도민이 살았고 매 년 백만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한다던데, 전생을 잊지못하고 본능적으로 이렇게 찾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좀 우습긴하지만; 하여간. 

 

유럽여행 할 때도 보는 걸로는 모자라서 유명 건축물들은 만지고 다녔었다. 파리 에펠탑, 로마 콜로세움 등 등. 에펠탑은 차가운 철댕이느낌이였고, 콜로세움도 차가운 돌댕이였다. 만져보기는 했으나.. 그냥 그 유명한 이 곳에 내가 왔다는 느낌이 더 지배적이였다. 사실 뭐 크고 그럴듯한 느낌은 받지못했다. 아마 충분한 배경지식이 없어서 그랬던 게 아닐까싶다.

 

이번에는 나름 공부하고 나이 좀 들어서 진심으로 대하는 여행을 추구했었기 때문에 확연히 그 때와는 다른 마음으로 유적지들을 만지고 다녔다. 손대지말라는 표지판을 보기전까지는.. 그래서 나중에는 그냥 신발을 벗고 다녔다. 발로 만지고 다닐려고. 

 

전 날밤에 갈 유적지들 정리한 거 싹 읽어보고 가져간 책은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보고 읽고.


419990_354470821301988_124974600_n.jpg

 

유적지에서 아이들의 브이짓은 상당히 안쓰럽다. 마치 공장에서 찍어대는 브이같다. 이들은 물건을 파는 것도, 구걸을 하는 것도 아니였지만..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게 해주면 돈이 나오는 걸 알고있는 아이들이였을 것이다. 카메라를 들이대자마자 바로 자동반사 브이가 나왔다. 마음이 짠했다. 어릴 때부터 학습된 결과겠지. 

 

539560_354470851301985_1915017654_n.jpg

 

유적지 아이들보다 그냥 골목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나이는 더 많을지라도 더 순수하다. 유적지 가지않는 날은 자전거 타고 골목골목 돌아다녔다. 정말 구멍가게. 


207037_356309924451411_1071346354_n.jpg 

 

미용실. 

캄보디아 골목을 돌아다니다보면 한국의 70,80년대를 느낄 수 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돌아다니면서 내내 부모님 생각이 났다. 부모님이 지방에서 사셨는 데.. 아부지,엄마의 어린 시절의 느낌은 이랬겠지라며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부모님의 어린 시절 추억 속에 있는 그 골목을 돌아다니는 것 같았다. 


561571_355792134503190_205068075_n.jpg

 

228525_354470137968723_2040242550_n.jpg

골목 돌아다니다가 만난 멋쟁이 청년들. 
이 청년들은 영어의 ㅇ자도 하지못했고, 나는 크메르어의 ㅋ자도 못했지만 서로 하고싶은 말은 다 하고 이해했다. 사진찍어도 되냐고 물었고, 사진 찍은 후에는 확인할 수 있냐는 말을 한 치의 헷갈림없이 서로 단 박에 알아들었다. 확인 하고 난 후의 모자 쓴 아이의 한 숨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다 똑같구나.. ㅋㅋ 

552034_356325357783201_674747962_n.jpg

이 친구는 Sophorn! 시엠립 도착한 첫 날 호텔체크인하고 바로 올드마켓 가는 길, 나야 뭐 길치니까 어김없이, 오토바이 잠깐 세우고 음료수마시는 이 친구에게 길 물어봤다. 그리고 1~2분 더 걸어갔나? 누가 뒤에서 부르길래 돌아보니 이 친구가 자기가 데려다주겠다고 ㅋㅋ 나 완전 신나가지고 뒷자리 앉아서얻어타고 감ㅋㅋㅋ 자기 폰 번호 알려주고 페이스북 한대서 나는 내 메일주소 갈켜줬는데 연락이 없었다. 나는 캄보디아에서 폰이 안되는데.. 이 친구는 또 내가 먼저 연락하기를 기다렸던 것 같다. 꼭 밥 한번 같이 먹고싶었는데. 결국 집으로 돌아와서 문자보내고 페이스북 친구가 되었다.

쁘레 롭에서 앉아 일몰 기다리면서 한두시간 얘기했던 미쿡에서 혼자 여행 중인 아저씨, 이 아저씨도 이미 여행 고수셨다. 한국은 이미 20여년전에 가봤었다고. 내 여행기를 대충 풀어주니, 캘리포니아 오면 꼭 연락하라고 먼저 메일주소를 알려주셨다. 솔직히 갈 일 없을 것 같았는데 아무튼 이 아저씨와도 페이스북 친구가 되었다.ㅋㅋ 

그리고 앙코르 와트에서 카메라 좋은 거 가지고 있는 친구가 있길래 인증사진찍어달라고 부탁했더니, 그 친구는 싱가폴에서 일하는 필리핀사람이였다. 나는 싱가폴에서 지내는 한쿡사람이고. 물론 연락처를 교환했지. 싱가폴 돌아와서 몇 번 만났다. 아직도 연락하는 사이다. 다만 여행 중에 만난 이 인연을 너무 그럴듯하게 소중하게 생각하는 게 초큼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남들은 호텔에서 다른 여행객들이랑 잘 어울린다는데 난 내 또래 다른 여행객들 보기가 힘들어서 마지막 날 그냥 카운터에 있는 직원들이랑 5시간정도 수다 떨고놀았다. 며칠 더 지내다가 가라길래 돈이 없다니까 그럼 자기 언니네 방 내줄테니까 있으란다. 에어컨있냐니까 선풍기밖에 없대서 됐다고 바로 거절했다 푸하하. 가끔 페이스북으로 연락하는 데 자꾸 언제 또 올꺼냐고 물어본다. 가고싶은데 돈이 있어야가지.


앙코르 유적지 3일권 마지막 날은 자전거 타고 앙코르와트, 앙코르톰을 갔다. 이상하게도 꼭 비가 퍼부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이게 뭔일인지, 숙소로 돌아가려고 자전거 올라탔을 때 비가 미친듯이 쏟아지기시작했다. 우비를 쓰고 미리 준비해간 큰 비닐봉지에 가방을 담고 신나게 한 시간을 달린 것 같다. 그냥 그게 좋았다.


끝. 
1 Comments
CB걸면D져 2012.10.29 11:00  
모든 사진이 배꿉으로 나오네요... -,,-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