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리화랑을 걸어 월량산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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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리화랑을 걸어 월량산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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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0일 여행 31일째

 

중국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화장실이 대부분 유료화장실입니다.

물론, 아닌 곳도 가끔 있지만, 시설과는 상관없이 돈을 받습니다.

가끔 들어갔다 그냥 나와야 할 정도의 시설도 돈을 받습니다.

동남아시아나 유럽도 돈을 받기는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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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과연 사용료를 얼마 내는지 권장 소비자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혹시 이 사진이 권장 소비자 가격을 의미하는 사진은 아니겠죠?

 다섯 손가락을 폈으니까 5 마오만 받으라는...

마오 아찌니까...

 

다랑논으로 유명한 다짜이 마을의 산꼭대기인 금불정에 올랐을 때

그곳 화장실에는 2원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하늘의 화장실이라 평소 권장 소비자 가격의 4배나 되는 엄청난 가격을 붙여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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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5 마오만 받으라는 수신호인가요?

떵 아찌니까...

또 손가락 다섯 개를 폈습니다.

 

아시안 게임이 열렸을 때 광저우 시내에 모든 공중화장실을 무료로 개방했습니다.

나중에 끝나고 다시 돈을 받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중국이 변하고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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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오에서 뱃놀이 말고 하는 일이 뭐가 있을까요?

그냥 멍하니 카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 째려보는 일 말고요.

그리고 시지에라는 길지도 않은 거리를 왔다갔다하는 일도 말고요.

아마도 저녁에 유명하다는 인상유삼저라는 공연을 보는 일일 겁니다.

그리고 월량산이라는 산에 갔다 오는 일이 대부분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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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핑 뱃놀이는 어제 끝냈고 인상유삼저라는 공연은 워낙 우리 부부는 예술과는 담을 쌓고 살아왔으며 중국어도 모르는데

인상 유삼저 본다고 인상 쓰고 보느니 밤마다 한국어 배우려는 젊은이와 함께하기로 했기에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씽핑에서 마지막 해야 할 일인 월량산이라고 하는 곳을 향하여 오늘 숙소를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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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배우가 예전에 서울 올림픽이 결정되었을 때 한국인이 보신탕을 즐긴다고 비난한 적이 있었습니다.

중국도 사실 만만한 나라가 아닙니다.

국수인 미펀에도 개고기를 사용하나 봅니다.

개고기 다시다를 만들어 수출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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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와 월량산을 다녀오는 방법은 일부는 차를 이용하여 다녀올 것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자전거를 타고 다녀올 것입니다.

어제 뱃놀이하느라 거의 걷지도 않았고 양수오 시지에부터 월량산까지 6km라고 젊은이들이 알려주었기에

우리 부부가 살아가며 제일 잘하는 일인 걸어서 다녀오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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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걸어가며 주변 경치도 바라보고 즐기며 갔다 오렵니다.

콧노래라도 흥얼거리며 다녀오겠습니다.

아무리 멀고 힘들어도 함께 걷는 사람이 있어 즐거운 마음으로 출발하겠습니다.

더군다나 우리가 걸어갈 길은 10리 화랑이라는 길로 주변 경치가 무척 아름답다고 하니 무조건 걸어서 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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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오 시내에는 국도 321선이라고 적힌 길에 표시된 거리 표지석에 554km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우룡하라는 곳이 550km이고 월량산이 548km이니까 6km가 맞습니다.

월량산에 가서 그곳에 있는 표지석을 찍어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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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큰길가에는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복잡하군요?

우리가 걷는 길을 따라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다른 시골 길로 가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이곳 양수오에 오시면 그냥 배만 타고 가지 마시고 자전거를 빌리거나 걸어서 하이킹을 즐기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자전거 빌리는 비용은 보통 10원에서 20원 사이입니다.

물론 자전거가 좋은 것은 더 비쌀 수 있으나 10원이면 가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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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오늘 가야 할 곳의 지도를 살펴봅니다.

큰 원으로 그려진 곳이 양수오 시내입니다.

원 안의 파란선이 시지에라는 거리입니다.

아래로 이어진 노란색의 길을 따라 도등고도-호접천-공농교-대용수-월량산으로 걷습니다.

그 길을 십리 화랑이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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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가계에도 십리 화랑이 있잖아요. 여기에도 있습니다.

중국의 10리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4km가 아니고 5km를 10리라고 한다는군요.

그러나 사실은 시내부터 걸어가면 6km가 더 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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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먼 길이 아니기에 시간이 있으시면 걸어가는 게 좋습니다.

이곳처럼 풍광이 뛰어난 곳에 와서 왜 그리 바쁘게 돌아보시고 가십니까?

천천히 걸어가며 좀 더 머물며 마음에 담아두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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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리 화랑이라는 대문을 지나서 조금 더 내려가면, 도등고도(圖騰古道)라는 곳이 나옵니다.

사진을 보시면, 간판의 그림이 어디서 흉내낸 냄새가 팍~ 하고 납니다.

아바타인가요?

고대 토템과 연관된 도로를 만들어 놓고 100원이 넘는 돈을 받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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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보이는 산의 모양이 마치 Totem Pole처럼 생겼다고 이름도 Totem Hill이라고 지었네요.

장삿속은 알아줘야겠네요.

사실 카르스트 지형에는 위의 사진처럼 괴상한 모양을 한 곳이 무척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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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등고도를 지나 조금 더 내려가니 이번에는 암벽타기 하는 곳이 나옵니다.

암벽에 붙어 올라가는 사람이 보이십니까?

조금 더 가까이 불러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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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세 마리가 암벽에 붙어, 아빠 곰, 엄마, 곰, 아기 곰... 한 번 곰 세 마리를 찾아보세요.

여기에는 암벽을 탈 수 있게 장비를 갖추어 놓고 손님을 기다립니다.

암벽 가운데를 유심히 보시면, 곰 인형이 보일 겝니다.

서양인 한 사람이 벌써 거의 다 올라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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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을 지나 조금만 더 가면 갑자기 절벽에 대형 나비가 붙어 있습니다.

이게 왠일입니까?

중국이 또 뭔 짓을 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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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에 웬 나비란 말입니까?

이름 하여 호접천(蝴蝶泉)이라는군요.

입장료가 무려 100원이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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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동굴 속에 샘이라도 솟아나오는 모양이지만, 중국 당국에서 동굴 샘과 나비와 무슨 내연관계를 맺게 조작했나 봅니다.

정말 알다가도 모를 중국입니다.

양축이야기에서도 무덤이 갈라지며 나비가 날아갔다고 하더니만...

여기도 나비가 사고를 쳤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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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관광객을 위한 무료 화장실이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시거나 걷다가 이 나비가 보이시면 꼭 들려서 화장실을 무료로 이용하고 가십시다.

나비는 손가락이 없어 5 마오만 받으라고 못하잖아요.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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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천을 지나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조금 전에 보았던 산과 뒤에 있던 산을 출렁다리로 연결하여 놓았습니다.

세상에 없는 것도 이렇게 앞산과 뒷산을 서로 관계를 맺도록 하고 비싼 입장료를 내고 들어온 사람이

조금 덜 섭섭하게 해 놓았나 봅니다.

잘 안 보이신다고요?

크게 보실 수 있도록 아래 사진을 한 장 더 서비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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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다리를 건너가는 것을 보면 장사가 제법 쏠쏠하여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여행사로 오게되면 이곳 입장료를 모두 한 번에 저렴하게 구매할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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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는데 길옆에 있는 과수나무 아래에 떠들썩하기에 들어가 봅니다.

과일을 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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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나무에 올라 과일을 따 아래에 내리면 부인과 아이들이 받아 수레에 담습니다.

우리도 심심한데 일도 잠시 거들어주고 가지요 뭘...

원래 참새가 방앗간 그냥 못 지나가듯이 우리 부부도 이런 것 보면 들렀다 가야 합니다.

이유요? 심심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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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일의 이름이 무어냐고 물어봅니다.

푸~ 하하하~ 말한다고 우리가 알아듣습니까?

그냥 말 붙이려고 하는 말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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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렇게 그들에게 질문하면 우리에 대한 경계심이 사라집니다.

그다음은 무척 부드러워지지요.

그래서 수첩을 꺼내어 써보라고 합니다.

그다음에 천천히 한 글자씩 발음하며 배웁니다.

이제 우리는 서로의 벽을 허물었습니다.

 

틀린 발음이 그들의 얼굴에 미소를 띠게 해주잖아요.

아이들은 천천히 정확하게 우리 부부 입을 보며 발음을 교정해 줍니다.

그러면 이제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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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리면 더 열심히 가르쳐 줍니다.

그게 인간의 본성이니까요.

이름을 몰라도 이렇게 적어달라고 하고 따라 읽어보며 다니다 보면 우리도 여행하는데 어려움이 적어집니다.

일종의 유자과에 속하는 샤티엔유(사전유:沙田柚)라는 과일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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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를 받아 수레에 담아주니 나무 위에 있던 사내가 부인에게 뭐라고 합니다.

아마도 나그네에게 맛이나 보게 해 주라는 의미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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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칼을 들고 자르려니까 쉽지 않습니다.

부인이 결국 칼을 들고 배를 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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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받아먹을 수 있나요?

얼마냐고 하니까 한사코 그냥 가라고 합니다.

그래도 그럴 수야 없잖아요.

오늘 수확한 이 과일을 팔기 위해 수확하고 있었는데...

자꾸 물어보니 이콰이(1원)만 달라네요. 그냥 가지 않을 것 같으니 인사만 하라는 의미일 겁니다.

우리는 가격도 정확히 모르면서 1원의 돈을 치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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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이렇게 내가 마음의 문을 열고 그들에게 다가가면 1원에 머리보다 더 큰 과일도 얻어먹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여행하며 그들에게 다가간다는 일이 무척 쉬우면서도 어렵습니다.

서로의 문을 닫고 바라보면 보이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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