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세 마리가 식탁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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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세 마리가 식탁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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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세 마리가 식탁에 있어 아빠 곰, 엄마 곰, 아기 곰...

아빠 곰은 거들먹거려~ 엄마 곰은 먹기만 해~ 아기 곰은 너무 귀여워~

서빙하는 곰은~ 흐미 사람이네...

 

곰 세마리가 저렇게 식탁에 앉아 인간의 서빙을 받으며 거들먹거린다고 사람이 되겠어요?

곰 세 마리가 사람이 되는 방법... 

그렇지요.

쑥과 마늘을 세 이레 동안 먹고 100일간 햇빛보기를 금하면 바로 佳人이 너희를 인간으로 만들어 주리라.

쯔위엔에서의 울적한 마음을 곰 세 마리가 달래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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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위엔에서 10시에 출발한 버스는 2시간 40분이 지난 12시 40분에 꾸이린에 도착했습니다.

지금까지 시골만 돌아다니다 대도시에 오니 어리둥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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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터미널에 숙소를 소개하겠다는 사람이 따라붙습니다.

그 사람에게 우리는 이곳은 며칠 후 올 예정이니 기차역인 훠처짠이나 알려 달라고 하여 그 방향으로 갑니다.

이 동네는 항상 봄을 기다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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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역 방향을 계속 물어가며 걸어갑니다.

우리 여행은 광저우에서 시작했고 광저우에서 끝을 맺습니다.

그러니 며칠 후 22일 밤 광저우로 갈 기차표를 예매하기 위해 기차역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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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다 보니 그리 멀지는 않군요?

드디어 꾸이린 역 광장이 보이는군요?

20분 지난 1시에 기차역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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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는 비행기 출발하는 날인 11월 23일 아침에 도착하려고 22일 밤에 출발하는 야간 기차 침대칸을 타고 가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지금 광저우에서 아시안 게임이 열리는 시기라 숙소사정이 좋지 않을 거라는 점과 가격 또한 배낭여행자에게는

부담이 되지 않을까 라는 바보같은 편견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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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아침에 도착하면 배낭을 맡겨두고 시내구경이나 하다가 저녁에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려는 생각입니다.

광장에서 꾸이린 역을 바라보고 표를 예매하는 장소는 제일 왼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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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역은 역시 대도시라 깨끗하고 크지만, 역시 표를 예매하려는 사람으로 무척 혼잡합니다.

이럴 때는 말로 하면 혼란이 오고 물어보면 말이 통하지 않기에 메모지에 우리가 예매할 표의 내용을 적어

창구에 들이미는 게 상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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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말로 하다 보면 알아듣지도 못하고 시간만 지체하면 주변 사람에게 폐만 끼치잖아요.

혹시 각방 쓰라고 다른 침대칸을 줄까 봐 같은 칸으로 해달라고...

언어가 잘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이렇게 글로 써서 표를 예매하는 게

뒤에서 기다리는 많은 사람에게 미안하지도 않고 쉽게 표를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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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18일이라 22일 밤에 출발하기에 날짜가 넉넉해서인가 쉽게 우리가 원하는 시간의 표를 샀습니다.

이제 양수오로 가는 일만 남았네요.

잉워 하, 중 침대로 두 사람이 합하여 422원이었습니다.

제일 아래 침대가 조금 더 비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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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오로 가는 버스는 기차역 광장에 있는 주차장에서 출발하기도 하는군요?

아까 역으로 들어올 때 배낭 멘 우리 부부를 보고 이미 이 사람들은 양수오로 간다고 알고 있습니다.

멀리서 손짓하며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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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원/1인에 버스를 탑니다.

1시 45분에 출발한 버스는 1시간 반이 걸려 3시 15분에 양수오에 도착합니다.

우리 부부가 계림산수 갑천하(桂林山水 甲天下)라고 오만한 생각에 빠져 있는 꾸이린을 그냥 지나쳤습니다.

꾸이린이 얼마나 황당하겠습니까?

양수오도 같은 동네라고요?

그렇군요.

 

뭐 우리 부부는 구이저우의 성도인 구이양에서도 그냥 지나쳤는걸요.

그곳에도 甲秀樓라고 같은 甲자 돌림이 있었잖아요.

갑천하나 갑수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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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는 양수오가는 길에 무척 자주 섭니다.

정류장도 없고 타고 싶으면 아무 곳에서나 타고...

내리고 싶으면 아무 곳에서나 내리고...

뭐 지금까지 시골을 다니며 모든 시외버스가 그랬습니다.

 

승객이 가로수 뒤에 숨어서 손만 들어도 귀신처럼 알아채고 차를 세우고...

심지어 양손에 짐을 들고 발만 들어도 섭니다.

정말이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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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이 벌써 많이 보았던 그런 산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런데 길은 무척 평탄하고 차도 많이 다니지 않는 한가한 길에 웬 사고가 이리도 많이 발생합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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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다 보면 제가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직 진정한 여행자가 되지 못하기 때문일 겁니다.

음식, 풍토, 관습...

 

우리와 다른 나라에서 모두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때가 간혹 있습니다.

그 이유는 내가 나만의 문을 닫고 그들에게 다가가기 때문일 겁니다.

나는 늘 나의 문을 닫고 그들 문을 열라고 합니다.

설령 그들이 문을 연다 하더라도 닫힌 내 문 때문에 그들 곁으로 다가갈 수 없습니다.

잠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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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상의를 입지 않고 활보하거나 음식점에서 식사합니다.

그곳 여성분들마저 그렇게 상의를 입지 않고 산다면 얼마나 즐거운 여행이 되겠습니까마는

이런 것도 그냥 적응되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

식사 전에 코를 푸는 서양인이 국수를 후루룩 먹는 한국인 흉을 봅니다.

세상은 이렇게 모두 자기가 쓴 색안경으로 바라보니 같은 색깔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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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30분이 지난 3시 15분에 양수오로 들어왔습니다.

푸~ 하하하~

우리 부부 드디어 양수오에 입성했습니다.

그런데 "축! 佳人 부부 양수오에 오시다!"라는 프랭카드도 보이지 않습니다.

 

양수오는 우뚝우뚝 솟은 석회암 산들 사이로 들어앉은 마을입니다.

쯔위엔에서는 산의 모습이 우리나라와 비슷하였지만, 꾸이린에서부터 양수오로 이르는 길에 본 산의 모습은

꾸이린을 대표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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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 부부에게는 그런 산의 모습이 전혀 새롭지 않습니다.

더티엔 폭포며 징시에서도 그리고 푸저헤이 완펑린에서 너무 많은 모습을 보았기에 무덤덤합니다.

꾸이린과 양수오 그리고 씽핑의 위치를 알아보고 갑니다.

양수오는 꾸이린의 남쪽에 있으며 꾸이린에서 흘러 내려오는 리지앙이라는 강이 씽핑을 지나 양수오로 흐릅니다.

이제 양수오도 골목마다 두리번거리며 살펴보고 씽핑에서 다른 사람이 하는 대나무 배도 타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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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곳에 사는 사람이 느끼는 그런 마음일 겁니다.

산은 그냥 산이었고 강은 그냥 강이었습니다.

여행을 하다 보니 이렇게 제가 세상 보는 눈이 높아져 버렸습니다.

어느새 꾸이린이라는 여행지를 보는 생각이 훌쩍 커버렸습니다.

이제 하산할 때가 되었나요?

성철 큰스님이 야단치시려나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낯선 곳을 방문하면 바보는 방황하고

현명한 사람은 여행한다 합니다.

방황하는 우리 부부

아마도 바보인가 봅니다. 

 

3 Comments
코센돌이 2011.08.14 11:05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자택이 대모산 근처 이신지요?  언젠가 여행기 중에서 대모산 등산으로 체력을 다지신단 글을 읽은 것 같습니다.
저도 일원동에 거주하고 있어 대모산을 자주 올라 갑니다(수서역 방향에서). 언제 한번 뵈었는지도 모르겠는데요???
佳人1 2011.08.15 11:14  
기억하시는군요?
맞습니다.
아마도 산길에서 서로 마주친적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ej6803 2011.10.18 20:34  
감사합니다, 여행기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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