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안에서 쯔위엔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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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안에서 쯔위엔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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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7일 여행 28일째

 

아! 가을비가 내립니다.

아침부터 제법 많은 비가 내립니다.

여행 중에는 반가운 일이 아니지만, 이 또한 여행의 한 부분이기에 즐겨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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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역시 아침부터 안개가 가려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숙소에 머무르기도 그렇잖아요?

출발시각까지 그냥 숙소 안에만 있다는 것은 여행자의 참모습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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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려는 佳人이 아쉬워 더 있어 달라는 이슬비입니까?

아니면 가라고 내리는 가랑비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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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을 내다봅니다.

풀잎에 이슬방울이 조롱조롱 맺혔습니다.

풀잎에 맺힌 이슬이 쪼르르 미끄럼을 탑니다.

 

우리 부부는 손을 잡고 산책을 나섭니다. 

산책길에서 만난 길섶의 들꽃이 아침 이슬을 흠뻑 머금고 마치 울음이라도 금방 터뜨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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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도 가을의 막바지인가요?

나뭇가지에 매달린 나뭇잎이 애처롭게 보입니다.

이제 며칠이 지나면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만 남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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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을 나섭니다.

이슬방울이 흘러내리는 소리가 들리십니까?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 이슬마저 이곳 다랑논을 토닥입니다.

오늘은 핑안촌에 누워지내던 용이 목욕하는 날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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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 고성을 떠나던 날...

봉황은 많이 울었지요.

佳人이 떠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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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곳 핑안춴에서는 누가 서러워 우나요?

그렇군요.

바로 아홉 마리의 용과 다섯 마리의 호랑이군요.

아해들아 울지마라. 佳人은 가야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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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또 숙소를 나서 안개비 내리는 마을 구경을 다닙니다.

이런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기에 즐길 수 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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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보았던 용도 보이지 않습니다.

호랑이도 없습니다.

별도 달도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은 그냥 안개비가 이곳 핑안춴이 덮여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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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가 우거진 길도 걸어봅니다.

비는 내리지만, 걷는 게 무척 즐거운 아침 산책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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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대나무가 싱싱함을 자랑합니다.

언제 보아도 대나무는 강건한 젊음을 자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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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가 비옷도 입지않은 말을 끌고 석판로를 따라 올라옵니다.

우리는 다정스레 인사도 나눕니다.

한국에서도 말은 인사해도 말을 알아듣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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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동안 안개비 내리는 핑안촌을 산책하다 이제 배낭을 챙겨 숙소를 나섭니다.

핑안에서 제일 먼저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길을 내려와 입구로 나옵니다.

 

핑안에 있는 쫭족 다랑논의 모습이 마치 넉넉한 어머니의 젖가슴을 닮았습니다.

진컹에 있는 홍야오족의 다랑논은 우락부락한 근육질의 남성이라면 핑안은 아기자기하고 푸근한 예쁜 모습입니다.

이웃한 같은 지역의 다랑논도 佳人 눈에는 이렇게 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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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는 대문 입구에는 벌써 아침부터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습니다.

안개가 자욱한 아침에 뭐가 보일까요? 

안개만 바라보다 내려올 겁니다.

오늘은 비마저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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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서 야오족 할매를 만납니다.

귀걸이가 너무 무거워 귓볼에 뚫은 구멍이 늘어져 버렸습니다.

할매! 이곳에 살아온 세월 동안 행복하셨나요?

다시 천 년의 세월이 지나 다시 이곳에 사시고 싶으신 게요?

 

할매는 이곳에 태어나 이 산을 오르내리며 평생을 살았을 것입니다.

온 세상의 모습은 이런 다랑논으로만 이루어진 세상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을 겝니다.

이곳이 할매에게는 천국이고 행복의 터전이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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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경구 입구에 정차하기에 버스를 내려 문표 파는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들어올 때는 직원이 버스에 직접 올라와 관광객만 콕 찍어 표를 팔아서 사무실은 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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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성 터미널에 도착해 아침을 먹습니다.

바로 버스가 서 있는 곳에 있는 정류장 안의 식당에서 밥을 먹습니다.

저 집이 압력밥솥에 밥을 하기에 제법 우리 밥맛과 비슷하기에 올 때도 먹었던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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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안이나 다짜이로 가는 버스는 터미널을 나와 터미널 앞인 바로 위 사진에 보이는 큰 나무 아래에 한참 섰다 갑니다.

왜 승객은 터미널 안에서 버스를 타지 않고 터미널 앞에서 타는지 이해하기 곤란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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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가 가려고 하는 쯔위엔(資源)까지는 110km입니다.

우리 예상에는 아무리 천천히 가도 2시간 이내라고 생각하지만, 중국이라는 나라는 예측이 곤란한 나라입니다.

여러분은 몇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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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점점 거세집니다.

그래도 어차피 꾸이린으로 가야 하기에 롱성에서 바로 내려가든지 아니면 쯔위엔으로 돌아서라도 내려가야 하기에

처음 계획대로 쯔위엔으로 가는데 롱성에서 쯔위엔으로 가는 버스는 하루에 딱 두 번...

그러니 버스 두 대가 서로 마주 보고 출발해 매일 상대 도시를 딱 한 번 다녀오는 것으로 운행은 끝을 냅니다.

롱성에서 출발시각은 아침 7시 20분과 오후 1시 50분 두 차례입니다.

아마도 쯔위엔에서 롱성으로 오는 버스 출발시각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운전기사의 집은 한 사람은 롱성이고 또 다른 사람은위엔이라 늘 같은 코스를 운행하는 절친한 사이지만,

평생 함께 만나 삼겹살에 소주 한 잔 나눌 수 없이 길을 가다가 길 중간지점에서 서로 지나치며 인사만 하는 사이입니다.

아참! 그렇군요? 중국에는 삼겹살도 소주도 없겠군요?

앗! 삼겹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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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이라고 하니 아까 핑안춴을 내려올 때 기념품 가게에서 보았던 돼지고기처럼 생긴 돌이 생각납니다.

저육석(猪肉石)이라는 재미난 돌입니다.

어쩌면 이렇게 돌이 삼겹살처럼 생겼을까요?

양쪽 끝에 메달린 리얼한 자태의 족발까지도 똑 같습니다.

중국은 돌까지도 사람을 환장하게 만드는군요.

삼겹살뿐 아니라 오겹살도 있고, 목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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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갑자기 돼지고기를 숭숭 썰어 넣은 김치찌개가 먹고 싶습니까?

갑자기 먹는 생각에 그만 평소 잘 먹지도 않던 햄버거에 콜라까지? 게다가 자장면까지...

우와...

여행을 하다 보니 평소 잘 먹지도 않던 햄버거에 콜라까지.... 佳人도 먹고 싶은 게 다 있군요?

차를 타고 가는 길이 너무 지루하기에 먹고 싶은 음식을 생각해 봅니다.

속이 허하면 머리까지 허하다 했습니까? 

좌우간 머리가 많이 복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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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가야 할 길입니다.

바로 꾸이린으로 내려가면 편한 여정인데 쯔위엔에는 왜 가나요?

그곳에는 빠지아오짜이(팔각채:八角寨)라는 기묘한 바위산이 있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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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핑안에서 롱성(龍成)으로 나와 다시 쯔위엔(資源)이라는 마을로 갑니다.

빠지아오짜이(팔각채:八角寨)를 가려면 쯔위엔(資源)으로 가야 합니다. 

 

이번 여행은 정말 정신없이 돌아 다니나 봅니다.

어느 날은 푹 꺼진 협곡 아래로 내려갔다가 또 어느 날은 다랑논을 만들어 놓은 산꼭대기로 기어오르기도 했습니다.

이제 오늘 가는 곳은 기묘하게 생긴 바위로 된 산이 있다고 하는 곳입니다.

또 돌산을 기어올라야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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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성온천이라고 가는 길에 있습니다.

이곳은 단체여행객이 가끔 들리는 온천이라고 어느 글에서 본 듯합니다.

포장도로는 거기까지입니다.

온천 입구를 지나자 중국의 전통적인 비포장도로가 나오며 역시 공사 중인 도로입니다.

한참을 잘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서더니만, 모두 내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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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내려보니...

역시 도로공사로 다리 구간을 재시공 중인가 봅니다.

아마도 승객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걸어서 다리를 지나 기다리니 승객을 모두 하차시킨 버스가 조심조심 건너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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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중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일이지요.

물론 우리 어린 시절 시골에서 서울로 올 때 버스가 배를 타고 양수리를 건너온 적도 있지만, 지금 신세대는

알지도 못하고 이해하기도 어려운 통행방법일 겁니다.

우리 세대에 중국이라는 나라가 정겨운 것은 어린시절 경험했지만, 잊어버린 일까지 다시 기억나게 해 준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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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은 모두 미리 건너와 기다리면, 버스는 운전사만 타고 천천히 건너옵니다.

버스 기사는 문을 열어두고 천천히 건너옵니다. 여차하면 내리겠다는 뜻인가요?

물론, 다시 버스에 탈 때는 당연히 먼저 앉았던 좌석에 그대로 앉습니다.

이것은 새치기가 성행하고 막무가내의 본산인 중국에서도 통용되는 법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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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만원버스였지만....

관례란 어느 나라나 같은 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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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는 도로는 계속 강을 따라갑니다.

비까지 추적거리고 내리니 집 생각도 나고...

또 주변 풍경이 멋지다는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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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는 독점노선인지 미어터집니다.

증차라도 하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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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어느 아가씨가 쉬가 마렵다고 하면 버스를 세워 자연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일을 보게 하고 그리고 또 달립니다.

기다리는 시간은 누구도 불평하지 않고 버스 안에서 시원한 얼굴로 돌아오는 그 여자를 기다립니다.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중국 여행 중에 느끼는 자연친화적인 배설방법입니다.

그런데 큰 것이라도 걸리면 기다리기가 조금 지루하더군요. 아마 당사자도 지루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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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넘고 개울을 건너 무척 험한 길을 오르내립니다.

왜 버스가 하루 두 번만 운행하는 지역인지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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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으로 들어오니 이번에는 안개마저 심해 전혀 도로조차 구분되지 않지만, 백 전의 용사인 운전기사에게는 크게

문제도 되지 않는지 안갯속을 잘도 달립니다.

오늘 참 힘든 길을 왔습니다.

110km를 5시간 30분 정도 걸려 도착했습니다.

어때요?

여러분께서 예상하신 시간과 비슷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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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비는 더 내립니다.

7시 20분 캄캄하게 어두워진 후에야 쯔위엔에 도착했고 버스 안내양은 우리 부부에게 저렴한 숙소를 소개해주겠다 하네요.

환장하겠습니다.

중국에는 버스 안내양도 숙소 소개하는 삐끼입니까? 

소개받은 삔관은 그런대로 깨끗했고 방도 제법 넓습니다.

70원이라기에 50원에 하기로 하고 바로 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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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니 상당히 춥습니다.

밤에 우리 부부의 보물인 전기장판을 깔려고 보니 사진에 보시듯이 전기 콘센트가 저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이거 큰일났습니다. 전기장판에 달린 코드 선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멀다고 전기장판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한국인이 아니죠?

이럴 때는 침대를 콘센트 있는 곳으로 밀고 가면 간단합니다.

 

그런데 이게 뭡니까?

침대를 밀어보니 침대 밑에 돈 50원과 주민등록증처럼 생긴 중국인 신분증이 떨어져 있는 겁니다.

우리가 낸 숙박요금과 같은 금액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지금까지 숙박했던 모든 숙소의 침대를 옮겨볼 걸 그랬나 봐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콘센트가 멀리 떨어져 있으면 침대를 옮기면 됩니다.

 

우리 부부가 전기장판을 가지고 여행 중이라는 사실을 누가 미리 알려주었나요?

뭐 알아도 괜찮습니다.

우리 부부는 침대를 옮겨 콘센트 가까이 가면 되니까요.

밤새 비도 내리고 날도 쌀쌀한데 따끈따끈한 전기장판에 등어리를 요리조리 지저가며...

푸 하하하~  아주 행복한 밤입니다.

여러분도 고운 꿈 꾸세요~ 

 

 

1 Comments
pej6803 2011.10.18 20:20  
마치 제가 여행하고 있는 느낌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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